"돈이 없어서 분유와 유아용품을 훔치게 됐어요. 한 번만 용서해주면 다시는 안 그럴게요."
지난 17일 오후 9시경, 20대 초반의 여성이 갓 돌을 넘긴 애기를 품에 안고 흐느끼며 경찰들과 함께 대전 동부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었다.
이 여성은 대전시 대덕구에 사는 A씨(22)로 이날 오후 5시 20분경 대전시 동구 용전동 모할인점에서 분유와 각종 유아용품 등을 훔치다 종업원에게 발각, 경찰로 인계된 것.
A씨가 이날 훔친 물건 값은 모두 11만 7000 원에 불과하지만, 경찰조사결과 지난해 11월부터 이날까지 이 할인점에서만 6차례에 걸쳐 총 40여 만 원 상당의 유아용품을 훔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분유와 유아용품의 재고물량이 자주 줄어드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할인점에서 곳곳에 CCTV를 설치한 사실을 모르고 이날 훔친 물건을 가슴에 품고 계산대를 빠져나가다 덜미를 잡혔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남편은 서울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지만, 남편이 보내주는 돈은 생활비로 쓰기도 빠듯해 분유와 유아용품을 훔치게 됐다"며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경찰은 워낙 늦은 시간인데다 A씨가 "아이에게 먹일 분유도 없다"며 계속 눈물만 흘리고 있어 인적사항만 확인하고 3일 후 경찰에 출두해 재조사를 받으라고 한 뒤 집으로 돌려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얼마나 돈이 없었으면 유아용품과 분유를 훔쳤겠느냐"고 동정하면서도 "죄는 죄이기 때문에 재조사를 한 후 절도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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