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할머니
3층에 있는 집무실로 가기 위해 시장은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허리가 굽고 머리가 하
얗게 센 할머니 한 분이 그의 뒤를 따라 탔다. 문이 닫히자 할머니가 말했다.
"7층으로 갑시다."
아마도 같이 탄 시장을 엘리베이터 안내원이라고 여긴 모양이었다. 시장은 어리둥절
했으나 이내 머쓱하게 웃으며 7층의 단추를 눌렀다.
조금 후 엘리베이터는 3층에 멎었다. 시장이 내리려고 하자 할머니가 그를 붙잡았다.
그리고 나무라는 투로 말했다.
"아니, 당신 왜 여기서 내리는 게요? 아까 말했듯이 나는 7층에 간다고 하잖았소!"
시장은 어쩔수 없이 7층까지 올라가 할머니를 내려 드리고 돌아왔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집무실에 있는 시장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를 들자 다짜고짜
웬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시장님. 엘리베이터 안내원은 대체 어디로 간거죠? 7층에서 벌써 20분을 기다
렸어요. 글쎄, 얼마를 더 기다려야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단 말이오!"
전화를 끊은 즉시 시장은 재빨리 7층으로 뛰어올라갔다.
할머니는 단단히 화가 나 있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더니 퉁명스럽게 말했다.
"1층이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닿자마자 할머니는 시장에게 따끔하게 경고 했다.
"이봐요, 정신 똑바로 차려요. 조금 전에 시장께 전화해서 댁의 근무 태만에 대해 항의
했으니."
시장은 허리를 깊이 숙이며 할머니께 사과했다. 그러나 그 엘리베이터는 본디 안내
원이 없었으며 자신이 바로 시장이라는 말은 끝내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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