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writing]
으.. 9시부터 썼는데 정말 힘드네요 ㅠ_ㅠ;;
그래도 재밌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힘이납니다 ㅎㅎ
그럼 시작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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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들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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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의 여인]
제 1 부
SHE IS FROM the VE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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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옥상 위에 핀 장미꽃 (1)
좀 더 걸어가니
탁 트인 도로가 보였습니다.
조그만 버스 정류장에는 사람들이 지친 몸을 기댄 체 버스를 기다립니다.
길게 늘인 가로수 사이로 차들은 바람을 가르며 달리고 있고요.
저는 택시를 잡았습니다.
빨리 그녀에게 달려가고 싶습니다.
그새 아침 하늘은 짙은 회색 도시에 물이 들었는지 유난히도 흐려졌습니다.
비가 오려나 봅니다.
저는 비가 싫었습니다.
혼자 비를 맞으며 걷는 고독의 거리는 짙은 사색으로 가득 차있을 뿐 어떤 여유나 미소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갈수록 어둡고 침침해지는 거리로 들어가는 제 마음은 그만큼 무거워 집니다.
“저기서…. 세워주세요.”
그 녀석 말대로 이쯤에서 죽 걸어가면 그녀가 있는 그 사창가..를 찾을 수 있겠죠.
한 발, 한 발 발걸음을 떼기가 너무도 힘듭니다.
속히 만나고 싶던 아니, 만나야만 하는 그녀에게 가는 길이 이렇게 어려울 주는 꿈에도 몰
랐습니다.
그녀에게 뭐라고 말해야 하면 좋을까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제가 용서를 받을 수 있을까요.
아니, 용서 받고 싶어하는 제 마음이 너무도 괘씸한 건 아닐까요.
정말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가슴이 막 저려오고 또 미친 듯이 요동칩니다.
하나 둘씩 창문 사이로 수다를 떠는 여자들이 보입니다.
어젯밤 이 거리로 제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 이제야 실감이 납니다.
용기를 내어 계속 걸어갔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그것이 안심이 됩니다.
그녀를 보면 바로 얼어버릴 것 같거든요.
사창가의 아침은 의외로 조용합니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도 저 외에는 보이지 않았고요.
그래서인지 여인들의 시선이 자꾸만 제게 쏠립니다.
그리고는 한마디씩 내뱉었습니다.
“대낮에 무슨…. 하여간 꼭 저렇게 밝히는 새끼가 있다니까.”
“그러게. 나이도 어려 보이는 게.”
이러면서 낄낄거립니다.
저는 난처해서 가만히 서있었더니
마담으로 보이는 여자가 대뜸 한마디 내뱉습니다.
“지금은 영업 안하니까 나중에 다시 오라구.”
당황스러웠어요.
그녀를 만나러 왔는데 도대체 뭐라고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런데 이런 제 의도는 마음대로 묵살하고 그런 식으로 받아들인다면 말이죠.
하지만 그게 당연한 건지도.
여기가 무슨 까페도 아니니까요.
사창가에서 얼쩡거리는 남자들을 늑대가 아니면 무슨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까.
어쨌든 저는 그녀를 찾아야 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무시하고 저는 좀 더 걸어갔습니다.
혼자서 찾아보는게 나을 것 같아서요.
취중에 아무 집이나 막 들어가서 그런지 그녀가 있는 곳을 찾기란 쉽지가 않았습니다.
제가 계속 어슬렁거리고 있자 아까부터 절 지켜보고 있던 건장한 남자 2명이 다가왔습니다.
“야, 너 뭐하는 새끼냐?”
한 명이 퉁명스럽게 물었습니다.
“네? 아, 저기 그게…….”
젠장할.
잘못 걸린 것 같습니다.
현수 자식이랑 같이 있었던 그 깡패 새끼들인 것 같습니다.
다른 한 놈이 제 어깨를 툭툭 치며 거칠게 물었습니다.
“뭐하는 새낀데 자꾸 여기서 얼쩡 거리냐고. 나이도 어려보이는 데 너 고딩 아냐?”
사실 고등학생 맞습니다.
아직 만 19세는 안됬거든요.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
“이 자식이 근데 내 말이 사람 말로 않들리냐? 영업 안하니까 꺼지라고 씨발놈아.”
저는 그를 날카롭게 쏘아 보며 말했습니다.
“누구 좀 만나러 왔는데요.”
‘퍽’
전광석화처럼 주먹이 날라왔습니다.
전 바로 나가 떨어졌죠.
“여기가 무슨 다방인 줄 아냐? 이런 미친 새끼를 봤나?”
입 안에 피가 고였습니다.
“병신같은 새끼.”
‘퍽’
옆에서 낄낄거리고 있던 놈이 넘어진 저를 일으키는 척 하더니 다시 한 방 날립니다.
저도 맞고만 있는 녀석은 아니지만
이 자식들 힘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도 깡다구 하나는 알아주는 놈이라구요.
일어나서 무작정 한 놈의 허리를 잡고 끝내 넘어뜨렸습니다.
한 대 갈기려는데 옆에 있던 녀석이 잽싸게 제 머리를 잡아 끌어냅니다.
“이 새끼가 뒤질라고….”
‘퍽, 퍽, 퍽….’
정신을 잃기 전까지 계속 맞았습니다.
사방에 피가 튀겼죠.
물론 아무도 말리지 않았습니다.
“미친놈….”
“병신같이 맞기만 하네.”
하며 창녀들은 깔깔거리기 비웃기 바빴습니다.
싸움이 격해 지자 더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 몰렸습니다.
“야, 야 그쯤 해두라고. 그러다 진짜 사람 잡겠다.”
아까 봤던 그 마담이 그제야 나서서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좀 놔! 이 딴 쓰레기 묻는 거쯤은 별 무리도 아니라고.”
그 자식들은 아직도 분이 안 풀렸는지 뻗어버린 제 모습을 보며 씩씩거립니다.
“알어, 안다구. 하지만 우리 장사도 좀 생각하고 하라고. 그러다 짭새들이라도 뜨면 니 네가
콩밥 먹을래?“
그 여자가 그때 안 말렸으면 그 새끼 말대로 전 정말 죽어버렸을지도 모르죠.
정말 죽일 듯이 팼으니까요.
그래요.
전 정말 내세울 거라곤 아무것도 없는 쓰레기인 거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죽어버릴 순 없죠.
저승에 가더라도 그녀는 꼭 만나야 했으니까요.
저는 이를 악물고 다시 일어섰습니다.
갈비뼈가 부러진 것 같습니다.
가슴이 턱턱 막히고 찢어지게 아픈 것이 정말 쓰러질 것만 같았습니다.
간신히 걸어서 전봇대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이런 병신으로 그녀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으윽….”
입을 한 껏 벌려 봤는데도 숨도 쉬기가 벅찹니다.
하늘은 뭐가 그렇게 심술이 낳는 지 아까부터 먹구름을 잔뜩 안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비도 눈도 오지 않는 겨울 하늘에서는 차갑고 무거운 공기들이 내려와 힘껏 제 몸을 짓누릅
니다.
더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전봇대 외에는 아무도 절 부축해주지 않았으니까요.
그때였습니다.
꿈인지 생신지는 알 수가 없지만
제 눈에 그녀가 보입니다.
옥상 위에서 바람을 쐬고 있는 그녀는 회색 도시에 비가 퍼붓기를 기다리는 듯이 한동안 그
렇게 서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슬픈 눈으로 무거운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마른 바람에 잠깐 휘날립니다.
그녀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또 그녀를 바라보는 제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픕니다.
제가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에게 무슨 짓을 한 건가요.
하지만 지금은…. 잠시, 잠시 동안만은 그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싶어집니다.
그냥 이렇게…. 그녀를, 그녀를 잠시 동안만 바라보고 싶습니다.
한동안 그녀를 그렇게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녀가 제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그녀와 눈을 마주쳤습니다.
‘헉’
심장이 그대로 굳어버린 것 같습니다.
전 처량하게 병신이 된 몸을 전봇대에 기댄 체 가뿐 숨을 몰아쉬고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기는 정말 싫었는데…….
제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황당하게 보였겠습니까.
그녀의 동공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저를 한심하게 쳐다보더니 다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습니다.
젠장할!
이게 무슨 꼴입니까.
정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습니다.
물론 몸이 말을 듣는다면 말이죠.
그녀에게 뭐라 한 마디 말도 못 건낸 바보는 허무하게 기회를 날려버렸습니다.
‘정말 미치겠네….’
“너 여기서 뭐하냐?”
현수였습니다.
“어? 아, 그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정말 제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저 자신도 알 수 가 없었습니다.
그냥 무작정 그녀에게 오고 싶었을 뿐입니다.
마음에 휘둘려서 이곳까지 이렇게 왔는데….
그녀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습니다.
“꼴은 또 이게 뭐고?”
“…….”
하아--. 정말 이 자식은 왜 또 여기 와서 이렇게 만난 건지.
정말 난처했습니다.
아픔도 다 잊어버릴 정도로.
하여튼 지금은 그냥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녀를 볼 수 없게 됬으니 이제 이 구역질나는 곳에 있을 이유가 없어진 거죠.
“나중에…. 다 말할 테니까. 지금은 나 좀 부축해줘라.”
“또 누구한테 맞은 거냐? 여긴 왜 또 와가지고, 하여튼 병신 아니랄까봐.”
.
.
.
.
“됬어. 이제 나 혼자 갈 수 있다고.”
확실히 아까보다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병원이라도 가봐야 하는 거 아니냐?”
“괜찮다니까.”
물론 괜찮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버틸만 했죠.
어쩌면 조금 금만 간 건지도요.
어쨌든 이 자식으로부터 이제 좀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요즘 자꾸 마주치는 게 좀 거북하기도 했으니까요.
“흐흠--. 그럼 난 이만 가볼께. 작작 좀 맞고 다니라고.”
“휴우….”
또 한숨이 나옵니다.
그녀는 아마 절 기억하지 못하나 봅니다.
하긴….
그녀에게서 저는 어떤 의미 있는 존재는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제게 있어서 그녀란 정말 전부였습니다.
그녀는 모를 테죠.
얼마나 제가 그녀를 사랑하고 원했었는지.
그렇지만 저는 언제나 그녀를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보던 겁쟁이였습니다.
이런 거를 짝사랑이라고 하는 거 맞죠?
그래도 짝사랑… 그것도 사랑 아닌 가요?
저도 용기를 내어 보기로 했습니다.
정말로 간절히 원한다면 이 보잘것없는 짝사랑도 이루어 질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때는 이미 그녀가 떠나버린 후였습니다.
이렇게 전 항상 그녀보다 한 걸음 뒤처지는 바보에 불과했던 겁니다.
어디로 사라진 건지 그녀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 날 이후로 저는 그녀를 기다렸습니다.
한 시도 빠짐없이 그녀를 생각했습니다.
그럴수록 제 마음에는 견딜 수 없는 그리움이 밀물처럼 쏟아졌지만
저는 잘 버텨왔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기다리고 원하던 그녀와의 소중한 만남을 저는 너무나 바보같이도 망쳐버리고 만 것
입니다.
아무런 생각도 감정도 없이 거칠게 그녀를 범하고 또 짓밟았습니다.
그녀의 차가운 손도 한 번 잡아주지 못하고 제 욕망이 그녀의 치마를 벗겼습니다.
그녀의 마른 입술도 적셔주지 못하고 그녀의 가슴에 난도질을 해버렸습니다.
제겐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그녀에게 말입니다.
저는 또 한 발 늦어버린 것입니다.
뒤늦은 후회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잘 알면서도 저는 또 한숨을 쉽니다.
그러나 이렇게 끝낼 수는 없습니다.
제 모든 것을 받쳐서라도 다시 그녀를 되찾고 싶습니다.
환하게 웃는 그녀의 미소를, 감미로운 그녀의 노래 소리를 다시 되찾고 싶습니다.
그 녀에게 저는 백마 타 왕자님은 될 수 없더라도
아낌없이 제 모든 것을 주는 그런,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고 싶습니다.
.
.
.
.
.
.
지금도 서있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근처 벤치에 한참동안 앉아있었습니다.
어느새 땅거미가 지고 세상은 어둠이 짓게 깔립니다.
이윽고 긴 겨울밤이 시작된 것입니다.
몸이 노곤해져 옵니다.
“저기요…. 노숙자 아저씨. 여기서 잠드시면 감기 걸려요.^^”
누군가가 저를 보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현아.
현아였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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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하나로 마무리 하려고 했는데..
예상외로 이번 화 좀 길어지네요..;; (한 워드 12장 분량)
(2)도 속히 올리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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