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이 어지러이 산만한 눈동자를 굴리며
버스좌석에 늘어져 몸을 파묻고 창밖으로
빠르게 굴러가는 세상 밖 풍경을 봅니다.
세상모든 근심의 무게 모두 내어깨 얹어놓은듯.
가히 심히도 비틀거리는 제몸을 딛고 힘겨이 의식을 잡아
버스에서 내립니다.
집앞 골목을 한걸음씩 딛으며 노래를 중얼거릴때.
달이 없어 유난히 차가운 퍼런 밤하늘은
구슬픈 술주정 노래를 들어주고
발츰을 지키고있던 묵묵한 그림자는
아낄것이 없어 나뒹구는 제몸을 부축해 줍니다.
괜찮아요.
달빛과 마주선 사내는 하늘에 대고 그렇게 말합니다.
응답이 없는 그리움에 절은 외로운 외침일것도 알테지만
흥건한 술기운이 적셔진 바르지 못한 음성으로 오늘 역시 그렇게 말합니다.
전 혼자가 아닐테지요.
가로등 불빛, 항상 절 지켜주는 그림자.
매일 술에 절어 돌아올 때면 집앞에서 항상 기다려주는
선선하면서도 푸른 이 공기라는 벗.
떠올리지 않으려했던 마음에 결국은 맺히고야 마는..
한없이 슬픈 이야기의 주인공인 당신과 제가 자꾸 자꾸 생각나서
이겨내려고 견뎌내려고 또 한개비의 담배를 꺼내어 뭅니다.
후우.
피어오르는 당신과 함께 수반되어 애리게 가슴을 찔러대는 통증.
그나마 다행인건,
지금처럼 대부분의 추억을. 시간이 앗아기전엔 생각치도 못했을
예상밖의 견디움이라. 그것을 위안삼아 안도의 한숨을 내뱉습니다.
지우려 했으나 거듭 떠오르는 그리움.
참으려 했으나 쉬이도 나와버리는 한숨.
홀몸으로 목놓아 그댈 그리워한다는 이 슬픈소식이
그대의 삶을 바꿔놓을수 있을정도의 커다란 이유가 아니기에
그리워함이란 미련함이 일말의 소용도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앎에도
내 피마른 몰골 그대눈에 비춰주지 못하고
내 처량한 신세 그대 가슴에 새겨주지 못하는 하늘이..
왜이리도 원망스러울까요.
원망과. 한숨. 그리고 그리움이 얹어진 어깨이기에.
또다시 제법 늘어난 무게에 비틀대는 걸음으로.
집이 아닌 근처 포장마차의 막을 걷어내며 힘없이 앉는 그사내는..
가슴앞츰 따라놓은 술잔을 내려다보며
따라놓은 소주보다 더많은 양의 눈물을 일궈내어
눈물과 함께 술을 삼켜버리곤 말합니다.
'괜찮아요.'
.....
..
#그대없는 밤하늘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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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투명해서.
덮어도 덮어도 너의 자리는 남아.
..그런데 그거 알아?
눈물은 투명한데.
흘리면 흘릴수록
지워지지 않고 선명히 남는 너의 흔적말야.
-아직도 기다릴것이 남아있는 당신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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