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동학 보국안민 창의문

By_별빛 작성일 08.02.16 19: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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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가장 귀한 것은 인륜(人倫)이요, 군신과 부자의 관계는 인륜 중에서도 큰 것이라. 임금이 어질고 신하가

정직해야 나라가 바로 서고, 부모는 인자하고 아들은 효도해야 집안이 무궁한  복을 누릴 수 있다.

 

지금 우리 성상은 인효자애(仁孝慈愛)하시고 신명성예(神明聖睿)하시니, 만일 현량정직(賢良正直)의 신하가

익찬좌명(翼贊佐明)하면 요순(堯舜)이나 문경(文慶)의 다스림을 미구에도 바랄 수 있겠거늘, 오늘의 조정의

신하들은 나라에 보답할 생각은 하지 않고 녹과 벼슬을 도둑질하여 성상의 총명을 가리고 아첨을 일삼아, 충간하는

선비는 간신이라 배척하고 정직한 사람은 비도(卑盜)라 트집잡아 안으로 보국(輔國)의 인재가 없고 밖으로 백성을

학대하는 벼슬아치들이 늘어만 가니, 인심은 갈수록 변하여 들어앉아도 낙생(樂生)의 업이 없고 나서도

보신(保身)의 계책이 없다.

 

학정은 날로 심하여 백성의 원성은 잇달아 일어나고, 군신의 의와 부자의 윤리와 상하의 도덕이 무너져 남아나는

것이 없으니, 일찍이 관자가 이르기를 ‘예(禮).의(義).염(廉).치(治)의 사유(四惟)가 바로잡히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고 하였거니와, 지금의 형세는 그 옛날보다도 심하다.

 

공경 이하로 방백, 수령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위태로움은 생각지 않고, 내 몸 내 집을 살찌게 할 계략에만 급급하여,

벼슬문은 생화(生貨)의 길이 되고 과거 보는 곳은 교역의 저자가 되며, 허다한 뇌물은 국고에 들어가지 않고 개인의

창고에 쌓이니 나라에는 부채가 있어도 갚을 생각은 없고, 교치음네(驕侈淫 )가 두려운 줄을 모르니 팔로(八路)는

어육이 되고 만민은 도탄에 빠져 있다.

 

수령의 탐닉함도 까닭이 있다. 이를 어찌하여야 백성이 곤궁을 면하게 되리요.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요, 근본이

허약하면 나라가 쇠잔해지는 것이라. 보국 안민의 방책을 생각지 않고 향저(鄕邸)를 두어 오직 혼자 잘 살기만을

도모하고 녹위를 도둑질하니,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우리 일당은 비록 초야의 유민이나 나라의 땅으로 먹고 살며, 나라의 옷을 입고 사는지라. 국가의 위망을 좌시할

수 없어 팔로가 마음을 함께 하고 억조가 의논을 거듭하여 이제 의기를 들고 보국과 안민을 사생으로 맹세하나니,

오늘 이 광경이 비록 놀라운 일이라 하나 결코 공동하지 말고 각기 생업에 안온하여 함께 태평 일월을 축하하며,

다 함께 성화의 은택을 입게 되면 천만 다행으로 아노라.

                                                                                       - 동학 보국안민 창의문(전봉준, 1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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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예전에 인터넷에서 가져온 거였는데, 내용은 대강 맞을 겁니다.^^*

제가 사는 곳 근처에는 우금티 고개라는 곳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저그런 고갯길입니다만, 예전에 이곳은

시산(시체가 산을 이룬 참혹한 광경을 비유한 말)이라 불리울 만큼, 동학군과 일본군+관군과의 격전을 벌였던

전장터였다고 하는군여.

 

아무튼 좋은 글터라길래 하나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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