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다는 건.
무수한 감정들에 무뎌지고
억지로 행복한 척 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스스로 어른이라 착각하게 하는 것.
사람을 좋아하는 일에
수십가지 이유가 필요하고
주변의 모든 인간관계에
자신만의 잣대를 들이대는 고집쟁이가 되어가는 것.
최고가 되는 것은 이미 포기한 지 오래.
최선을 다하는 것조차 힘에 부치고
경쟁에 이겨야 한다는 의지는 찾아볼 수 없고
술이 없이는
바른 말을 할 용기조차 없는 비겁자가 되어가는 것.
자신의 행동과 말에 그럴싸한 이유를 갖다붙이는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가짜어른이 되어가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
한살이 늘어나면
절대 타협할 수 없었던 나만의 가치관이
하나씩 줄어드는 것.
곱게 늙자.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