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사랑을 안다고 생각했어.
늘 내 사랑만은 진짜고
세상에서 내 사랑만이 가장 애절한거라고 느꼈어.
나이라는 걸 먹다보니.
사랑....
잘 모르겠어.
그런 게 정말로 있는건지.
어떻게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되는건지조차.
철없던 시절 내가 느꼈던 게
정말로 사랑이었는지.
한치의 의심조차 없었던 감정이었는데.
세월의 흐름속에
그게 과연 사랑이었을까 라는
약삭빠른 의구심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거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치없는 말일지 모르겠지만.
사랑이라는 게 정말로 존재하는거고
언젠가 그것이 나에게도 찾아와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게 너였으면 좋겠어.
너였으면 좋겠어.
시간이 흐른 뒤
늦잠을 자고 일어난 화창한 일요일 오후
햇살이 맑은 테라스에
한잔의 얼그레이를 앞에 두고
한낮의 여유로움을 나눌 수 있는,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외롭지 않을
누군가가.
너이길 바래.
정말. 너였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