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 진욱씨와 어머니

거울미소 작성일 08.09.03 2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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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현장르포 동행- 어머니는 내인생, 아들은 내희망

 

대장암 말기 어머니의 항암치료를 위해
신장투석을 받는 스물여덟 진욱씨는
새벽 토스트 장사를 시작했다.


진욱씨는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새벽 7시까지 토스트 장사를 한다.
밤을 새우는 토스트 장사는 2년 전 말기신부전 진단을 받은
진욱씨의 몸에 큰 무리를 주는 일이다.

그러나 진욱씨는 아픈 몸을 생각하고, 일을 고를 여유가 없었다.
토스트 장사는 이틀에 한 번 신장투석을 받으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이었고
마약성 진통제로 하루를 견디는 대장암 말기 어머니를 위해
하루라도 빨리 일을 시작해 항암 치료비를 모아야 했다.
한 달 100만원의 항암 치료비가 부담된 어머니는 지금 항암 치료를
중단하고 마약성 진통제로 고통을 참고 있기 때문이다.

아픈 몸으로 토스트 장사를 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대장암 말기 어머니를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장사를 하는 진욱씨와
아들을 위해 진욱씨의 장사 준비를 도와주는 어머니.
서로가 버팀목이 되어 지켜줄 수 있는 것에 진욱씨와 어머니는
오늘 하루도 감사하다.

 

스물여덟, 토스트 장수 진욱씨

장안동 한 호텔 앞에서 토스트 장사를 하는 진욱씨(28).
열흘 전부터 오후 6시에 나와 다음날 새벽 7시까지 장사를 하는 진욱씨는 이제 여러 손님들을 대처하는 여유도 생겼다.
힘들게 하루 장사를 마치고 들르는 곳은 병원 인공신장실.
2년 전 갑작스레 쓰러지고 나서야 진욱씨는 양쪽 신장이 기능을 멈췄다는 것을 알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진욱씨는 생수배달, 택배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든지 다 했다.
그러나 말기신부전으로 이틀에 한 번 투석을 받아야 하는 진욱씨는 더 이상 직장을 다닐 수 없었다.
일을 할 수 없는 자신의 몸을 원망만 하기에 아직 젊은 스물여덟 진욱씨.

어머니 항암 치료비 100만원도 모아야 하고, 월세와 공과금,

하루 살아갈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한 집안의 가장인 진욱씨는 토스트 장사를 선택했다. 

 

대장암 말기 어머니

 

말기신부전 환자 진욱씨에게 밤을 새는 토스트 장사는 모두가 말리는 일이었다.

그래도 일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어머니 나영숙(53)씨의 항암치료비 때문이다.
대장암 수술 후 회복도 되지 않은 몸으로 어머니는 가사도우미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7년 재발된 어머니의 대장암.
바로 항암 치료를 시작했지만, 한 달 100만원의 치료비가 부담된 어머니는 항암 치료를 포기했다.

항암 치료 대신 마약성 진통제로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는 어머니.
훤히 아는 집안 사정에 어머니가 항암 치료를 거부하는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대로 어머니를 보낼까봐 두려운 진욱씨는 어머니의 항암 치료비 마련을 위해

오늘도 아픈 몸을 이끌고 토스트 장사를 나간다.

 

 

우리는 서로를 위해 살아야 해

진욱씨가 가장 무서운 것은 어머니의 건강이 오래 견딜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치료를 하기엔 진욱씨의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다.

하루라도 진욱씨가 장사를 하지 않으면 당장 오늘 먹고 살 길이 막막한 살림에 어머니 치료비와 생활비는 다 빚이 되었고,

다달이 갚아야 할 대출금과 월세, 공과금은 240만원이다.
더워지는 날씨에 손님은 점점 줄어들어 토스트 재료비, 트럭 가스비 등을 제외하면 진욱씨 수입은 하루 4만원이 전부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침에도 토스트를 팔 수 있는 자리를 알아보려는 진욱씨.
주변 사람들의 텃세와 구청 단속 등으로 장사할 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지만 평생을 자식을 바라보며 고생만 하던 어머니를 이대로 놓칠 수 없기에 진욱씨는 포기할 수 없다.

아들은 어머니를 위해,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사는 모자.
진욱씨는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여인, 어머니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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