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따뜻한 봄날...
아니 ...새벽은 쌀쌀했을텐데....울집막둥이...캡틴은...
저 멀리 하늘나라로 갔다..
1993년 11월 내가 중학교 1학년때...
갓 1달된 하얀 말티즈가 우리집에 왔다..
형이 졸라서 부모님의 반대에도 결국 우리집으로 왔다..
너무나 작고 앙증맞은 작은 인형같은 애기였다..
활발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 개구쟁이...겁도 무지 많아서
다른 강아지근처엔 얼씬도 못하던 순순한 겁쟁이....
먹성은 또 어찌나 좋은지... 1년도 안되서 다 커버렸었다..
그래도 눈치 빠르고 영특해서 대소변도 정말 잘 가리고
아침에 신나게 다가와서 날 깨우기도 하고...
이쁜짓도 많이 해서 그렇게 개 라면 질색이시던 부모님의
사랑을 어느새 독차지 하던 녀석..
어느덧 나이가 먹어 결혼을 하고 고향인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사는동안...
이 녀석의 건강에 적신호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첨엔 귀가 잘 안들리고.... 고환이 점점 비대해지고...
피부가 나빠졌다.... 1년사이.....그리곤 백내장도 왔다...
몇달만에 대구집에 내려가면 눈에 띠게 하나씩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병원에선 나이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어쩔수 없다고...
그래도 사랑을 많이 받아서 이렇게 오래 사는거라고..
그랬다... 어느덧 영원할것만 같던 막둥이 나이가.. 15살이 넘어서고
있었다..
...1달전부턴 계속 이녀석이 누워만 있었다....
...꼬리를 살랑살랑 치며 없는 기력으로나마 반기던 모습은 없었다..
....아버지와 함께... 고향산소근처 가까운 산에 이녀석을 묻을 자리를 며칠전 파고 판자로 덮어 놓고 왔다.....
....집에가보니 조그만 목관도 아버지가 미리 준비 하셨다.....
........ 그리고 오늘 17살이 되어서... 멀리 멀리 갔다고....
........부모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 세벽에 멀리 갔다고.......
출근하는 차안에서 전화를 받고.... 오는 내내 눈물을 삼켰다...
아니...계속 눈물이 났다.. 목이 매여 터질것 같았다...
30살에 느끼는 13살에 만난 유년기의 추억이......너무 아프다....
저희집 강아지가 멀리 떠나갔네요....
애완동물 키우시는분들 살아있을때 원없이 잘해주세요...
30살 먹은 넘이 강아지 하나 땜에 눈물짠다고 생각지 마시고..
우리막둥이 좋은데 가도록 기도해주세요.
저도 고양이를 키우는데...찡하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