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과 이해

사바나코크 작성일 09.05.07 02: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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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면...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  얼마나  고독한  레이스인가.


주위에  몇사람이  있든...  그야말로  열명이  있든,  스무명이  있든,  


말  그대로  그저  옆에  있을  뿐이다.  


결코  서로  지탱해  주거나,  서로  도와줄  수  없다.

어쩔  도리없이  각자  한사람  한사람.  


한사람  한사람의  레이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것은  이  다리  뿐만이  아니다.  


언제든지  사람은...  그  마음은


이  다리를  건너는  일행처럼  고립되어  있다.


마음은  이해받지  못하고...  전해지지  않는다.


누구에게도  전해지지  않는다.


때로는


전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은


다만  이쪽에서  멋대로  상대의  마음을  이해한  것처럼  상상하고  있을  뿐이지.


사실은  결국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리가  없다.


그것은...  부모든 친구 교사 누구든...


예외  없이  마찬가지다.

마음은  알  길이  없다.


마음은...  도저히  알  수  없는 막다른 골목..미로.


때로  그본인조차  길을  잃고  출구를  잃어버리는  미궁을,  

 

타인이  알  수  있을리가  없다.

 


그래서


갈구하고  있다.


모두들...  이해를...애정을..찾고  있다.

 

찾고...찾고...끊임없이  찾지만...


결국 접근을  할  수가  없다.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아무도  타인의  마음의  핵심에  접근할  수가  없다.



세계에  57억의  인류가  있다면


57억의  고독이  있고,
그리고  그  모두가 그렇게 죽는다.

 

고독한  채로  사라져간다.

 

 



언제나...  하나의  길을  상상한다...


어둡고...  시계를  차단하는  짙은  안개속,  발치에  어렴풋이  보이는  한  줄기  길.


그외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  위를  간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면...


허공에  무수한  빛이  있고,  모두들  느릿느릿  전진하고  있다.


전진하다가...


문득  아무  전조도  없이  그만  사라지곤  한다.



그때..


이해하게  된다.


직관적으로...


그런가...  그런  거였나...


이  길은  죽음으로  향하는  외길.


주위의  빛은,  사람...  내  마음에  결코  닿지  않는...  


전세계의  사람...  57억의  인류...


이것이 이  상황이 바로  내가  있는  세계다.


모든  장식을  벗기면  그런  것이다.


천공을  걸어가는  한사람한사람.


57억의  고독...!

 



모든  사람에게  손은  닿지  않는다.


만질  수가  없다.


떨어져  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통신...


통신뿐...



어둠속을  끊임없이  교차하는,  말들...


반복되는  통신.  그  무한한  왕래.


불확실하고...


어쩐지  불안한  그  말들.  

 

아무리  열심히  얘기를  해도,


그것으로  상대가  꼭  변할  거라곤  할  수  없다.



통신은  기본적으로  일방통행이다.


정말로  자신의  마음이  상대에게  전달됐는지는,  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


회답이  있었다  하더라도,  어디까지  이해하고  회답하는  걸까...


아마  반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어쩔  수  없다.

통신은  통했다고  믿는  것,


전달은,  전하면  도달한다는  뜻이다.


그  이상을  바래선  안된다.


이해를  기대해선  안된다.


이해는  기대할  수  없다.


진정한  이해는  불가능하다.


그런  것을  기대했다간  그야말로  수렁에  빠져든다.

 


통신을  보내면  보낼수록,


초조함은  깊어지고  고독은  악화된다.


헛수고  뿐인  오해의  연속,인간  불신의  근원...


이해와는  거리가  먼  통신이지만,  

 

 

그러나...


보내자.


있으니까...!


분명히  전해지는  것이...  하나  있으니까.


온도...  존재...!  살아있는  자의  숨결.


그런...  덧없는  점멸이  전해진다.

그저  저곳에  누군가  있는  것만으로...  구원되는  기분.


녀석이  눈앞에  없는  그  살벌한  풍경을  생각하면


지금...  앞에  보이는  그  존재는  그야말로  구원...!


희망  그  자체...!


희망은  꿈은...  인간과는  별개의  어떤  무엇,  

 

다른곳에  있는  그런  것이 아니라


인간이  바로  희망  그  자체.

내가  여기  있어...!


같은  괴로움...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이...  

 

여기...!  여기에  있어...!

[출처] [도박묵시록 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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