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석의 한자리

조뺑이신사 작성일 09.06.08 14: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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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는 소년이 있었다.

풋볼을 몹시 좋아한 소년은 키도 작고 몸도 여위었지만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풋볼 팀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는 늘 후보선수로 남아 한 번도 경기에 참여해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는 언젠가는 주전 선수로 경기장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을 하였다.

소년의 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소년의 아버지는 어김없이 운동장으로 나와

관중석에서 소리를 지르며 응원을 하였다.
  

대학에 들어간 소년은 또다시 풋볼 팀에 지원했다.

비록 체격은 왜소했지만 놀랄만한 투지를 높이 산 감독이 소년을 합격시켰다.

이 소식을 들은 아버지는 4년 동안 치러질 대학 풋볼경기 입장권을 한꺼번에 사버렸다.

그러나 소년은 4년 동안 단 한번도 시합에 나가지 못했으며

경기가 있을 때마다 아버지는 여전히 관중석의 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졸업을 얼마 앞두고 마지막 시합이 있기 일주일 전,

소년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뜻밖의 소식을 전해 듣고 고향을 다녀왔다.

토요일 시합날이었다. 경기는 소년이 속한 대학 팀이 뒤지고 있었다.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감독 앞에 소년이 나타나 제발 자신을 출전시켜 달라고 빌었다.

감독은 단 한번도 출전 경험이 없는 선수를 내보낸다는 것이

이 상황에서는 무리라고 생각하여 거절하였다. .

그러나 소년이 너무나 열성적으로 매달리자 결국 소년을 운동장으로 내보냈다.
  
그런데 소년이 경기장에 나간 뒤부터 전세는 바뀌었다

그는 누구보다 잘 뛰었고 공도 잘 잡았다. 마침내 동점이 되고

경기 시간 1분을 남겨놓고 소년이 승리점을 올렸다.

그것은 기적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감독이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다.

소년이 울먹이며 말했다.


"우리 아버지는 장님이셨습니다. 아버지는 모든 경기를 보러 오셨지만

내가 뛰지 못한 것을 모르셨습니다. 그러나 이제 돌아가셨기 때문에

오늘 처음으로 제가 경기하는 모습을 하늘에서 보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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