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 자랑 1

공구리0 작성일 09.07.29 23: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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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10년이 되었습니다

마누라랑 만나서 3년을 연애하고 결혼했으니 마누라를 만난지는 13년 되었네요

 

마누라 자랑 좀 할께요

우리 마누라는 알뜰합니다. 그 과도한 알뜰함이 가끔은 좀 짜증날 때도 있지만....

 

연애할 때도 그랬습니다.

마누라는 데이트하는데 도시락을 싸가지고 왔어요

밥값 아끼려고...

 

제가 마누라한테 반한것도 대전에서 일하면서 마누라 만나려고 주말에 퇴근하고는 밥도 안먹고 올라왔는데

집앞에서 전화하니 10분만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차에서 기다리는데 마누라가 조그만 양은냄비에 우동을 끓여서 양손에 들고 나오더군요

그 모습이 얼마나 예뻤는지...

 

전 돈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자존심은 쎄서 부모님 신세지기도 싫었습니다.

결혼하기로 한후에도 방구할라고 하려니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전세 보증금 하나 없더라고요

부모님한테 손벌릴 수도 있었지만 그건 또 싫었습니다.

 

마누라에게 얘기했습니다.

"아무래도 돈이 없어서 월세에 원룸 밖에는 못얻을거 같아"

마누라 잠시 저를 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야 방이 하나면 누가 와도 자고가진 못하겠다."

 

장모님은 부동산 업자이십니다.

아파트만 강남에 대여섯채가지고 땅에 상가에 엄청 많은 부동산을 가지고 계십니다.

근데 딸이 시집가면서 월세방에 들어간다는 얘기를 듣고는 기가 막혀하셨겠지요

나중에 들은 말이지만 우리 마누라가 장모님에게 그랬다더군요.

"엄마 나이엔 내가 훨씬 돈 많고 행복할테니까 신경 끄세요"

 

 

결국 우리는 시골의 작은 월세방에서 한달에 15만원씩 내면서 결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결혼하면서 우리는 약속을 했지요

수입이 생기면 그 수입의 10%는 무조건 우리보다 못한 사람을 돕는데 쓰자고

아직까지도 월급이 들어오면 마누라는 10%를 현금으로 찾아서 따로 모아놓고 다른 사람을 돕는데 씁니다

살면서 아무리 힘들었을때도 다른사람에게 돈을 빌리면서도 그돈은 건드린 적이 없습니다

 

11월에 결혼해서 한겨울에 결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근데 마누라는 그 추운날 보일러를 안틀고 내 동생이 안입어서 준 무스탕을 방안에서 입고 버텼습니다

내가 퇴근해서 화를 내고 보일러를 틀면 가스계량기 앞에서 계랑기 올라가는것을 안타깝게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 져줄수밖에는 없었지요

그리곤 둘이 이불속에서 꼭 끌어안고 자야했습니다

한겨울에 한달 가스요금이 만원을 넘긴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래서 몇달후 가스값 좀 아끼려다 우리에겐 아이가 생겼습니다.

임신임을 추정하고는 대전에서 가장 좋은 산부인과를 갔습니다.

정말 좋더군요

마누라가 병원에 갔다오더니 제게 묻는겁니다

"오빠 만약 기형아라고 하면 지울거야?"

"글쎄 오진일수도 있는데 그럴수 있을까? 우리 애기인데"

"그럼 병원 다닐 필요없어 보건소 다니면 돼. 내가 알아봤는데 병원이랑 보건소랑 차이는 기형아 검사밖에는 없어"

그래도 그러지 말라고 했더니 나를 데리고 보건소에 갔습니다. 생각보다는 분위기나 시설이 좋더군요

그래서 그냥 다니도록 했습니다

 

아기를 낳을 땐 처가집 근처에 병원을 잡았습니다 아기낳기 일주일 전부터 혼자 처가집에 가서 있었습니다

예정일 보다는 15일 전이었지요

아기를 낳던날 밤부터 마누라는 진통을 시작했습니다.

마누라는 초산은 진통이 오래걸린단 말을 생각하고는 이를 악물고 참았답니다. 혼자 방에서 누가 들을까봐 소리도 못내고 참았답니다.

 

새벽에 장모님이 방에 들어갔다가 양수가 터졌는데도 참고있는 마누라를 보고는 놀래서 병원에 데려갔고

병원에 도착한지 5분만에 우리 딸을 출산했습니다

그리고는 의사가 자연분만이라 저녁엔 퇴원해도 된다니깐 바로 저녁엔 퇴원했습니다

우리 딸 낳고는 병원비가 11만원 나왔습니다. 돈내는데 수납하시는 분도 어이없어 하더라고요

 

얘기를 하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뒷이야기는 담에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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