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늘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4년 전 이맘때, 잠실의 석촌호수에서 운동을 마치고
잠깐 벤치에 앉아 따사로운 봄볕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아주머니가 아이와 함께 벤치 옆에 앉았습니다.
누구한테나 말을 걸고 대화를 나누는 걸 좋아한지라
눈이 마주치자 가볍게 인사를 하며 말을 건넸습니다.
"봄 볕이 참 좋네요"
인상이 참 편안해 보이는 아줌마.
하지만 아줌마의 아이는 6-7살쯤 되어 보이는
중증의 장애아였습니다.
두 팔과 두 다리, 그리고 목까지도
제대로 가다듬지 못하는 모습에
안타까워 무심코 물었습니다.
"힘드시겠어요..."
그러자 아줌마는 웃음 띈 얼굴로 대답합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괜찮습니다.
어느 날 아이를 보는데 이런 생각이 드는거예요.
아이 입장에서는 우리가 비정상일 수 있겠구나.
아이가 장애가 있는게 아니라
우리가 장애일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니깐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 없더라구요"
생각을 바꾸면 행복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인생은 우리에게 끊임없는 선택을 강요합니다.
긍정을 선택할 것이냐, 부정을 선택할 것이냐는
온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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