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이나 중국 영화를 보면 ‘축지법’이란 게 나온다.
같은 거리를 몇 배 빠르게 이동하는 술법이다.
나는 시간에도 단축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축시법’이라고 해야 하나?
http://www.flickr.com/photos/tonivc/2283676770/
시간을 일곱 배 아껴서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상황을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A라는 사람이 B를 만나 목적한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다시 만나 협의할 날짜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쉬운 쪽은 A)
우선, 나쁜 예 (A가 시간의 이니셔티브를 쥐지 못하는 경우)이다.
A : 그럼 언제 다시 만나 협의할까요?
B : 일주일 후에 보지요.
A : 그럼 오늘이 수요일이니까 다음 주 수요일에 찾아뵙겠습니다.
다음은 좋은 예(A가 시간의 이니셔티브를 가지는 경우)이다.
A : 내일 다시 만나 얘기를 나누시지요.
B : 내일은 바빠서 어려운데...
A : 내일 잠깐이라도 좋으니, 빈 시간을 말씀해 주시면 그때 맞춰 찾아뵙겠습니다.
B(난처해하며) : 내일은 정말 어렵고요. 정 그러시다면 모레 봅시다.
A : 감사합니다. 모레 만나 얘기하시지요.
나쁜 예와 좋은 예의 차이는 무엇인가?
가장 큰 차이는 주도권을 누가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http://www.flickr.com/photos/lidocaineus/5816913724/
나쁜 예에서는 A가 “언제 다시 만날까?”를 물어봄으로써
날짜 결정권을 B가 쥐게 되었다.
바둑으로 치면 선수를 B에게 빼앗긴 것이다.
그에 반해 좋은 예에서는 A가 먼저 ‘내일’이란 날짜를 던짐으로써
날짜 결정에 있어 우월한 위치를 선점하였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나쁜 예에 비해 좋은 예의 A는 거의 일주일의 시간을 번 것이다.
그에 따라 일의 처리 속도가 일곱 배 빨라지는 결과가 되었다.
우리가 무엇인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경우에 있어,
시간 약속을 정할 때 상대의 처분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날짜를 최대한 앞당겨 촉박하게 제안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결정권을 상대에게 넘겨주면
내일이 내주가 되고, 다음 주가 다음 달로 넘어가기 십상이다.
상대는 아쉬울 게 없고,
머리 아픈 결정은 최대한 미루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이 똑같이 주어진다.
그러나 시간을 얼마나 가치 있게 쓰느냐에 따라
어떤 사람에게는 24시간이 50시간만큼의 가치를 갖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10시간에 불과한 가치로 쓰기도 한다.
나에게 남은 시간을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 시간이 얼마가 됐든 내게 주어진 시간을 가치 있게 쓰고 싶다.
그래서 내가 갖고 있는 시간 동안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좋은 흔적을 남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