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 무렵, 동네 친구들과 놀다 길 위에 무언가 떨어진 것을 발견했다.
얼른 주워 한참 떨어진 파출소로 달려갔다.
살며시 문을 열고 머뭇거리자 경찰관 아저씨가
“뭔 일로 왔냐?”
하고 물으셨다.
주먹을 펴 아저씨 책상 위에 동전 두 개를 올려놓았다.
“주웠어요….”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자 아저씨는 씩 웃으면서 내 볼을 살짝 꼬집으셨다.
그러더니 내 손을 잡고 길 건너편 구멍가게로 가셨다.
“오늘 좋은 일 해서 아저씨가 과자 사 주는 거다. 골라 봐라.”
아저씨 말을 들은 구멍가게 할머니도
“오매, 진짜 착한 일 했네.”
라면서 맞장구 쳐 주셨다.
돌아오는 길, 아저씨의 높은 어깨에 목말을 타고 큰길을 누빌 때의 뿌듯함이 잊히지 않는다.
이십여 년이 지난 지금 나는 경찰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며칠 전 일이다.
지구대 사무실에 어린아이 세 명이 들어오더니 그중 가장 큰 남자아이가 또박또박 말했다.
“아저씨, 학교 운동장에서 지갑을 주웠는데요. 주인 좀 찾아 주세요.”
순간 어릴 적 기억이 떠올라 입꼬리가 귓가로 올라갔다.
가끔 고마운 사람, 행복한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내 인생을 바꾸어 놓은 경찰관 아저씨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