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전화가 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듣는 군대 간 아들 목소리입니다.
“엄마, 교회에서 찍은 사진 인터넷 카페에 올라왔어요?”
“아직 안 봤어.”
“이번에 사진 많이 찍었어요. 빨리 확인해 보세요.”
“알았어. 그런데 너는 안 다니던 교회를 군대 가더니 열심히 다니는구나. 신앙심이 깊어진 거니? 아니면 초코파이 유혹에 넘어간 거니?”
“아휴, 엄마. 초코파이 때문에 교회가는 게 아니에요. 엄마가 내 사진 볼 수 있도록 사진 찍는 병사에게 아부해서 많이 찍어 달라고 하는 걸요.” 아들 말에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그래? 엄마가 그 사진보는 재미로 사는 거 어떻게 알았어?”
“지난번 통화할 때 엄마가 사진보는 낙으로 산다고 하셨잖아요. 히히.”
“음, 그랬어?”
“엄마, 매주 교회 가서 사진 찍어달라고 할 거예요. 우리 엄마는 늘 아들 얼굴 볼 수 있으니 좋겠네. 난 엄마 얼굴 못 본지 몇달 됐는데.”
“보고 싶다. 사진 말고 진짜 우리 아들 안아보고 싶다.”
“나도 보고 싶어요. 엄마.”
철없는 아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엄마를 위해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코끝이 찡합니다. 신병교육대에 있을 땐 초코파이 때문에 교회 갔지만, 지금은 엄마를 배려해 매주 사진 찍는 재미로 교회간다는 아들. 목사님도 아들 마음을 아시는지 병사들 중에서 우리 아들 사진을 가장 많이 올려주십니다. 군대 가면 철이 든다고 했던가요? 자기 밖에 모르던 아들이 이제 부모 마음까지 헤아리니 군대에 잘 보낸 것 같습니다. 참, 축하해 주세요. 이번에 아들이 모범용사로 대대장님 표창장도 받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