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때 빵집에서 아르바이트했습니다.
사장님은 스스로와의 약속을 굳게 지키시는 분이었습니다.
신선한 재료를 쓰고, 그날 구운 빵만 파셨죠.
남은 빵은 모두 큰 가방에 담아 가져가셨습니다.
나는 '저 빵들을 다 드시진 못할 테고, 어떻게 할까?' 늘 궁금했습니다.
어느 주말, 사회봉사 실습 때문에 아동복지관을 찾아갔습니다.
아이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는데 간식으로 빵과 우유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빵이 무척 낯익었어요.
바로 사장님의 빵이었습니다.
복지관 선생님에게 여쭈니, 사장님은 팔고 남은 빵 뿐 아니라, 매달 생일 케이크도 만들어주신다고요.
“얼마나 정성껏 만들어오시는지,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요.”
따뜻한 마음을 지니신 사장님과 만난 건 큰 행운이었습니다.
용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그곳에서 돈보다 소중한 가치를 배웠습니다.
어버이날,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롤케이크를 사기 위해 빵집에 들렀습니다.
사장님은 갓 구운 팥빵을 포장하느라 여념이 없으시더군요.
복지관 어르신들에게 드린다면서 “맛있어야 할텐데, 한 번 먹어봐.” 하고 팥빵을 건네던 사장님.
그분의 사랑 가득한 빵집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