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석학 움베르토 에코의 유작 소설입니다.
(언젠가 볼로냐 대학이랑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꼭 직접 가서 구경해보고싶어요ㅎ)
워낙 유명한 분이니 따로 소개는 안드려도 될 것 같네요.
당시 떠들썩하게 광고를 했었죠. 번역에만 1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은, 그의 전작들처럼 많은 재료들과 서사를 응축해서 아는만큼 보이게 썼다기 보다,
쉽게 썼고 쉽게 읽히는 간단한 소품의 느낌이 강하게 납니다.
결말도 상쾌하구요.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오합지졸들이 모인 기자팀이, 창간되지 않을 월간지를 1호부터 12호까지 준비하면서 펼쳐지는 군상극에 음모론이 끼어든다는 것입니다.
에코의 소설들을 관통하는 미스테리와 음모론이 여전히 가운데에 있습니다.
이 책의 두 줄기는 '거짓 정보의 생산'과, '무솔리니 죽음의 미스테리' 정도가 되겠네요.
무솔리니의 죽음에 관한 음모가 시치미 뚝 떼고 소설 전체에 펼쳐지며 긴장을 잔뜩 주고,
기자의 편에 서서
미디어가 어떻게 대중을 현혹시키는가.
어떻게 사실의 연결만으로 거짓된 함축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대중이 원하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어떻게 그들을 조종할 수 있는가 등등등등
우리가 매스미디어의 폐해라고 부를 만한 것들을 모조리 아우르며 우아하면서도 위트가 섞인 담론을 펼치고 있습니다.
에코의 이전 소설들이 명사 뒤에 명사가 줄줄 이어지는 식으로 쓰여졌고,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며 곁가지를 뻗어나가기에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실 이야기는 꽤 명확한 편이며 이를 아우르는 배경도 묘한 분위기를 내며 상당히 재밌는 편입니다.
제0호는 그 중에서도 특히 쉬운편에 속하니, 혹시나 그의 소설을 시작하고 싶으시다면 제0호부터 시작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참고로 장미의 이름이 매우 어려운 편이예요 ㅎ
에코의 소설은 항상 다층적으로 해석이 되니, 읽어보시고 자신만의 해석으로 즐기시길 바라봅니다^^
(무솔리니에 대해 혹시 모르고 계시다면, 위키피디아나 나무위키 정도는 읽기를 권해드립니다. 모르면 재미없어요. 특히 2차대전 말기의 이탈리아 전황과 무솔리니에 대한 내용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