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이야기 세번째 [호가든]과 [블랑]

거리의연주자 작성일 23.03.27 01:29:42 수정일 23.03.27 01: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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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 정식 이름은 [크로넨버그 1664 블랑]인 것 같다.

 

이 녀석은 밀 맥주를 찾다가 발견했다. 첫번째 맥주 이야기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밀 맥주 애호가다. 

 

밀 맥주를 검색해보다 [블랑]을 발견해 기억 해뒀고 집 근처 편의점에서 보이길래 [에딩거] 사는 김에 한 번 사봤다.

 

전에도 얘기했듯이 내 원 픽은 [에딩거]다. 나는 원래 모험을 잘 하지 않는데 [블랑]도 밀 맥주라길래 시험삼아 사봤다.

 

마신 소감을 얘기하자면 첫 모금에 오렌지 껍질 향기가 풍겨졌다. 성분을 보니 정말 오렌지 껍질이 들어가 있다.

 

그 때 떠올랐던 건 [호가든]이었다.

 

[호가든]도 오렌지 껍질 향기가 나는 밀 맥주라는 점에서 [블랑]과 유사하다.

 

[호가든]은 동생이 추천해줘서 마셔봤는데 수입 맥주 그 중에서도 특히 밀 맥주를 좋아하는 나에게 별로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맥주가 발효되고 숙성되며 나는 자연스런 향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향을 첨가해서 그런지 

 

맥주 맛과 향이 따로 놀며 겉도는 느낌이 강했다.

 

알고보니 호가든은 수입맥주가 아니라 국내생산이었나 그랬던 걸로 기억된다.

 

[블랑]도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맥주 맛과 향이 밸런스 있게 어우러져 캔 하나를 다 마실 만 했다.

 

[호가든] 마실 때 느꼈던 것처럼 겉도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맥주 본연의 맛, 특히 밀 맥주 본연의 깊이가 약하고 그 부족함을 향으로 메웠다는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밀 맥주로서의 맛은 [파울라너]나 [에딩거]보다는 진하지 않고 약했다.

 

그러니 발효와 숙성 만으로 자연스런 꽃향기를 만들어내는 [에딩거]가 얼마나 대단한가!

 

맥주를 마실 때 맥주 본연의 맛보다 향을 위해 마시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 점에서 [블랑]은 [호가든]과 마찬가지로 나에겐 불호이다.

 

하지만 아직 맥주 본연의 맛을 음미하지 못하는 초보자들에게 [블랑]은 나쁜 선택은 아닐 것 같다.

 

특히 특유의 알코올 향에 예민한 사람들이라면 이런 인위적인 향 첨가가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

 

맥주의 맛과 향이 따로 놀고 있다고 느꼈던 [호가든]과 달리 

 

[블랑]은 맥주의 맛과 향이 비교적 밸런스 있게 조화가 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밀 맥주가 처음인 초보자에게 [블랑]은 나쁜 선택이 아닐 수 있다.

 

그래도 [파울라너]와 [에딩거]가 있는데 굳이 선택할 이유가 있나 싶다.

 

[참고] 불문과 다녔던 티 좀 내야겠다. [블랑 BLANC]은 불어다. 영어로 하면 WHITE를 뜻 한다. 아마도 밀 맥주를 뜻하는

 

White Beer의 프랑스 버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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