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덥던 여름밤 나는 독서실에 갔다 집에오는길이었다
그날따라 가로등의 불이 듬성듬성 나가있었다
오싹한 느낌에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왼지 뭔가 음산한 기운이 느껴지는 골목길에서
머리를 길게 늘어트리고 검은색 코트를 입은 여자가
무엇을 중얼 거리며 빠른걸음으로 내곁을 스쳐갔다
'칠십일' '칠십일' '칠십일' '칠십일' '칠십일' '칠십일'
'칠십일??' 미친여자인가 생각하고 그냥 지나가려는 찰나....
여름이었다 지금은...코트를 입는 여자가 있을턱이없는 한여름
너무나 무서워서 집으로 무작정 뛰어 갔다
그일이 이제 내기억에서 서서히 잊혀갈때쯤
동네에 한어른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와 함께
그집을 찾았다 연고지가 별로 없으신 분이라 일손이모자라
어머니와함께 늦게까지 일을 돕고 잠깐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려고 하는데....어느새인가 그때 마주쳤던 검은색코트의
여자가 내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칠십이' '칠십이' '칠십이' '칠십이' 칠십이' '칠십이'
순간 온몸에 전기가 통한듯 움직일수가 없었다
용기를 내어 대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돌아서는 내 몸을
검은색코트의 여자가 돌아 세우고 무언가를 중얼 거렸다
'칠십.............삼. '칠십삼' '칠십삼' '칠십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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