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하던 게임을 하기위해 피시방을 왔습니다
초딩방학이 무섭더군요 자리가 초딩들로 인해 꽉차서 그 널널하던 자리가 그날은 한자리도 없는겁니다
전 할수없이 옆에 있는 한번도 안가봤던 지하 피시방을 찾게됐죠
손님이 붐볐던 그피시방과는 달리 그 곳은 손님이 두세명밖에 없더군요
꽤 넓었던 공간에 조명이 어두운데다 지하니까 매우 음침한 그 옛날 피시방 분위기..
주인은 리니지하느라 미쳐서 손님을 받는둥 마는둥..
전 아무말없이 카운터에 있던 카드를 빼들고 재떨이 챙겨서 구석에 있는 자리로 갔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드는 생각.. 시발 그냥 나갈까.. 여기 왜이렇게 한산하냐..
전 어차피 게임에 집중하면 그런거 상관없었기 때문에 다른데 찾기도 귀찮고 해서 그냥 게임을 시작했죠
한참을 하고있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문득 벽쪽에서 누군가의 시선을 받는단 느낌이 들었죠. 그 줄엔 저밖에 없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계속 게임을 하다가 점점더 강렬해져오는 시선에 무심코 옆을 돌아봤습니다.
정수기였습니다.. 헌데.. 정수기 위에 물통이 꼽아져있어야할 자리에.. 물통은 없고 희끄무레하기도 하고 흐릿흐릿한 무언가가
마치 옛날 영사기에 투영되는 불분명한 영상처럼 눈이 있는건지 없는건지도 모르는 그런 것이
저를 쳐다보는거 같다는 느낌은 확실하게 심어주고 있었습니다
순간 심장이 얼었습니다. 사장은 멀리서 리니지에 미쳤고.. 제주위엔 아무도 없고..
전 도망가고싶었지만 몸이 안움직이더군요.. 너무 무서워서 그자리에 담배만 문채로 재떨어지는것도 모르고 덜덜덜 그것만 바라봤습니다
내가 지금 보고있는 것이 헛것인가.. 전 몇번이고 확인했지만 그것은 여전히 절 쳐다보고있더군요
그 순간 저에게 반쯤 가까워졌습니다. 이동한 움직임이나 흔적도 없이 순간이었습니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으나 저에게 무언가 말을하는거 같았습니다
"니... @#$@좀ㄲ@#!@$##@ㅈ.."
가뜩이나 얼어있는데 알아듣지도 못하는 소리로 웅얼거리니까 사람이 미치겠더군요 이대로 미쳐죽던지 귀신한테 먹혀죽던지 둘중 하나였습니다
계속 중얼거리던 그 소리가 어느정도 해석이 가능했습니다
"니 담ㅂ..한까치....만"
그 말에 전 순간 경직이 풀리고 솔직히 우습기까지 하더군요 아니 이 미친것이 무슨말을 하는건가..
"니 담배 한....만"
시발 돗대인데..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줘버렸습니다.. 어떻게 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담배를 그쪽으로 뻗으니 받아가더군요..
"불좀..."
이젠 불쌍하게까지 느껴졌습니다.. 전 한손으로 바람까지 막아주며 불을 붙여줬죠
얼굴이 있는건지도 모를 그 존재가 어렴풋이 희미하게 웃고있는게 느껴졌습니다.. 웃기지만 그랬죠
전 그렇게 마냥 맞담배를 피며 서로를 쳐다봤습니다 이젠 무섭지도 않았습니다
"다음....또와"
안온다고 하면 여기서 생을 마감할거 같아서 누구한테 대답하는건지도 모를 그런 존재에게 알았다고 하고 서둘러 짐을 챙겼습니다 일어나서 옆을 돌아보니
담뱃재도 없고 담배도 없고.. 없었던 물통이 언제 박혔던건지 원래 그자리에 있었던 것마냥 그대로 있더군요.
전 한시간도 못하고 계산하고 그곳을 나왔습니다.
평소 귀신한번 못보고 살아본 저에겐 크나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귀신보다 돗대를 뺏긴 허탈감에 몸을 떨었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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