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47소초 02

바켄뢰더 작성일 06.12.27 12: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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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소초인원들이 한꺼번에 겪은 일입니다.

그날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이었습니다.

소초인원들은 매일 이어지는 근무로 녹초가 되서 언제나 그렇듯

밤에는 골아떨어져 있었고 깨어있는건 근무나간인원과 다음 근무 준비인원, 그리고 통신실의 통신병,

그리고 빠질대로 빠져 밤마다 얼마안되는 요리재료로 갖가지 라면을 개발하던 말년병장 한명이었습니다.

통신병은 언제나 2교대 근무였기때문에 잠도 빠듯하고 근무도 빠듯해서 미칠지경에 다다르다가

결국 경지에 올라 근무중 숙면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한창 숙면을 취하다가 문득 잠이 깨더랍니다.

잠이 깬 통신병은 평소라면 아침까지 잤을테지만 웬일인지 그날따라 갑자기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뭔가 기분이 이상해서 잠이 깨서 평소답지 않게 근무를 똑바로 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역시 심심해졌는지 초소에 근무들어간 인원들에게 말이나 걸어볼겸

312로 몇번 연락을 취하고 근무일지를 적다가 뭔가 한기를 느껴 고개를 돌려

뒤에있는 입구를 쳐다봤는데 웬 여자가 자기를 쳐다보다가 내무실방향으로 스윽- 가더랍니다

통신병은 깜짝놀라 "민간인!! 민간인은 여기 들어오면 안됩니다!! 나가세요!!"하며 쫒아갔습니다.

그런데 이상한게 사람이 걸음을 걷는다는것은 높낮이가 있잖습니까?

근데 그 여자는 스케이트보드를 탄 마냥 스윽 가는모습이더랍니다.

순간 오싹해서 통신실 입구에서 멈춰섰다가 내무실쪽에서 앞근무자들의 말소리와 "으~악!"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그여자가 다시 나와 주계(식당)로 갔습니다.

한창 라면을 맛있게 먹고 있던 말년병장은 그여자를 보고 콧구멍으로 라면을 오바이트했습니다.

그 소동은 소초인원을 새벽3시에 모두를 깨우게 만들었고 소초장까지 뛰쳐나와 직접 목격하게 만든 대사건이었습니다.

많은 인원들이 깨서 뛰쳐나와 (처음에는 민간인인줄알고 내쫒기위해) 잡으려고 주계 입구에 있었고

말년병장은 뒤쪽 입구쪽에 서있어서 나갈만한 구멍은 전혀 없었는데

모두가 (소초장포함 당시 중위를 달았음) 보는자리에서 형광등까지 켜져있는상태에서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정말로 눈을 깜빡하니 없어졌던 겁니다.

안개처럼이니 슬로모션처럼이니 뭐 그런게 아니라 원래 없었던 것처럼 사라진겁니다.

그동안 귀신소문을 들었더라도 믿지않던 소초장도 직접 눈앞에서 귀신이란놈을 본데다가

얼굴도 정확하게 기억할정도였는데 소초장은 한동안 소초장에 틀어박혀 한참동안 고민하다가

새벽에 비가 오는데 소초인원을 모두 운동장에 집합시킨후 소초에 침입한 '민간인'을

잡지도 못한 기합빠진 놈들이라며 몇시간동안 굴려버렸습니다.

뭐..소초장도 그걸 귀신으로 인정해야할지 아님 사람으로 해야할지 여러가지로 고민을 많이 했다가

결국 민간인으로 결론내린후 책임을 소초인원들에게 떠넘겨버렸던거죠...

아마도 장기근무를 신청하고 이라크파병도 신청할 예정이어서 여러가지로 마음에 걸렸었나 보죠..

그래서 대대에는 보고하지 못하게 그냥 무마시키려는 수단으로 그런식으로 넘기려 했지만

이후 소초장은 직접 초소에 중대장과 함께 근무를 서게 됩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저도 그 여자를 봐서 얼굴과 신체적 특징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얼굴은 약간 통통하고 피부는 하얕지만 죽은사람의 피부를 보면 약간 파란핏줄이 솟아 파란기운이 도는것처럼

하야면서도 약간 파랬고 코는 보통일반코에 입술은 약간 검붉은...그러니까 죽은피색?

눈은 정면을 응시하지만 사람을 보는거 같지는 않았고 머리는 롱헤어였습니다.

옷차림은 하얀소복이었는데..이렇게 써놓고 보니 별특징없는 일반귀신모습이네요..-_-

두번째 그림이 대충 그려본 그 귀신의 얼굴과 신체적 특징이긴 한데

전형적인 한국인 여자 얼굴에 약간 눈주위가 부어있고 시선이 없는 일반적인 얼굴이네요...

얼굴이야 머릿속에 있는데 그걸 명확하게 글로나 그림으로 꺼낼수가 없는게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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