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47소초에 대해 이야기를 쓰는중에 갑자기 일거리가 생겨 이천에 몇일 다녀오느라 이야기를 계속 잇지 못하다가 오늘에서야 다시 시작합니다. 그사이에 제글이 하이라이트에 선정이 되었더군요 ㅎㅎㅎ 놀랬습니다. 솔직히 짱공유에서 밀어주던 기타웹폴더에서 엔디로 바뀐후 엔디 이외의 웹폴더를 언급했다는 이유로 몇번 탈영당해서 짱공유에 대해 별로 좋은 기억은 없는데다 하이라이트에 선정된적은 한번도 없었거든요 ㅎㅎ 우선 저번 2편의 글을 올린후 댓글에 대한 답을 몇개 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음...많은 사람들이 성격이 지랄맞고 개같은 인간들만 있다고 오해하고 있는 해병대를 나왔습니다. 1사단이었구요..7연대 였습니다. 뭐..성격이 지랄맞고 개같은건 맞지만 그건 부내안에서만 해당되는 얘기고 사실 대민지원도 상당히 많이 가고 민간인 지원부분에서는 현역종사자나 예비역분들도 많은 참여를 하고 있고 솔직히 예전의 개병대라고 놀리시는 그런 모습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전역하면 몇년이 지나도 휴가나온 후임들을 보면 반가워서 지갑열어 용돈챙겨주거나 술이나 밥사줘서 후임들이 좋아하는 얼굴이 보는게 해병대로서의 낙입니다.
나캣//제가 12사단이 아니냐고 하셨는데 우선 육군이 아니고 해병대는 사단이 몇개 없습니다 끽해야 2~3개? 그것도 1사단(포항)2사단(김포)정도? 나머지는 제방사(제주도),백령도,수원사령부정도로 무척 소수부대 입니다. 그래서 12사단이나 늘릴정도의 인원은 없습니다..-_-;;;헐헐... 뉴스에서 가끔 '육군 53사단'이런거 보면서'우와..육군은 진짜 인원 많은가보다..'라면서 놀랄뿐입니다.. 명칭이 47소초로 같은 이유는 아마도 육군과 연계해 지역을 분활한후 구분하기 위함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문제의 47소초는 포항을 약간 벗어나 경주지역에 있습니다. 그 위치는 위의 그림으로 표시했구요. 네이버 지도로는 해안부근지역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지 않아서 구글어스로 봤지만 구글어스도 자세히는 보이지 않더군요... 다만 위치적으로는 저부근이 문제의 47소초의 위치로 생각되지만 어쩌면 더 아래쪽에 위치해 있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당시 중본(중대본부)이 원자력발전소 바로 옆에 있었고 남쪽으로 44소초부터 47소초까지 해안방어 지역이기 때문에 대략저정도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이정보가 법에 저촉되는지는 잘모르겠는데 만약 위배된다면 그림을 지우겠습니다. 다만 이 글은 군대생활동안 봐온 '군대귀신이야기'이고 이야기에 신빙성을 더하기 위한 장치일뿐이며 지도의 위치나 사진등이 명확하지 않기때문에 군사적정보로서는 효용성이 없다는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금통구이//그 소초장이 해안방어당시에는 ㅅㅂㄻ가 맞긴한데 당시상황으로서는 어쩔수 없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소위말봉이었고 몇주후 중위진급이었는데다가 위로는 또라이중위선임이 두명이나 있었는데 장교들끼리도 갈구는게 장난이 아니었고 이라크파병얘기가 계속 돌았기때문이기도 하고 47소초가 우리가 방어하기 이전부터 문제가 있었던 소초라 대대장까지도 계속 주의깊게 보던 소초라 여러가지로 심리적 압박이 심했다고 합니다. 죄없는 후임들을 굴린건 중대장이나 중위선임들에게 보여주기위한 이른바 '쇼'였고 귀신나오는 소초라는 소문때문에라도 어쩔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며칠후 소초대원들에게 미안한마음도 있고..응어리를 풀어주기 위해 월급을 풀어 근처 횟집에서 회를 사주면서 얘기를 나눠 대원들도 사정을 이해해줬습니다.
지금부터 다시 47소초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소초대원 전부가 여자귀신을 보고 난후에 한명씩 겪은 일이었는데
제일 처음 막내가 그일을 겪었습니다.
그 막내는 전입한지 3일도 안되서 우리소초가 귀신이 나오는 소초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겪은 일이라 다른사람들도 막내 이야기를 듣고 무척 당황했다고 합니다.
어떤 일이냐 하면 전입한지 얼마 안되는 신병은 3일동안은 맞선임을 통한 내무실교육과
군기교육 실무교육등이 이루어지는데 실질적으로 근무는 전입한지 3일이후에 들어가게
되어있어서 주로 내무실에서 잡일을 도맡아 하게 됩니다.
사실 몸은 무척 편한데 선임들이 지나다니면서 시비를 걸거나 군기확인을 하거나
'요즘 사제생활 어떻냐?'등 같은 수많은 질문공세로 마음은 편하지 못했습니다.
선임들 맘에 쏙들게 대답하거나 군기를 보여주면 좋긴한데 솔직히 이병이야 어딜가나
어리버리 하니까 선임들 맘에 쏙 들게 하긴 어려웠으니 당연한겁니다.
그러던 중 초소근무투입 전날밤 새벽3시쯤 제가 선임과 근무투입준비를 하던중에
갑자기 내무실문이 살짝 열리는가 싶더니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살짝 났습니다.
'하~아....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어떡하지...'
이런 한숨과 말소리였는데 너무나도 작게 들렸고 위치가 소초바깥에 들렸기 때문에
누구인지도 확인도 못했습니다..
귀신이 소초 내로 들어온 이후로는 모두들 신경이 바짝서서 예민해진 이유도 있고해서
이상한 기운이 소초 전체 내에 감도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 기분이라는게 무척 미묘한데 설명을 하자면 한순간 모든게 멈춘거 같고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와중에 음산한 기운이 든다고나 할까?
기분나쁜소름이 돋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선임도 그 소리를 들었기에 저는 선임을 쳐다본후 잠깐 바깥을 확인하고 들어온다는
표시를 한후 나가서 소초건물 주위를 한바퀴 돈후에 다시 들어왔지만
아무도 없었고 같이 근무를 준비하던 선임도 소초 안에는 깨어 있는 사람이
우리말고는 통신병뿐이었고 통신병도 그 소리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통신병과 근무인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원을 확인해봤지만
자고있는 인원수도 모두 맞고 해서 근무시간이 다돼서 그냥 근무를 들어갔습니다.
말뚝근무였기때문에 저와 선임은 아까 있었던 이상한 일에 대해서 계속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혹시 또 귀신이 들어온게 아닌가 해서말입니다.
아침까지 근무를 선후 소초에 들어오니 웬일인지 막내한테 모여들어 있었습니다.
막내가 자다가 꿈을 꿨는데 꿈 내용이 조금 오싹했던 겁니다.
자는도중에 갑자기 가위에 눌려 옴싹달싹 못하다가 갑자기 몸이 스르륵 일어나졌는데
가위에서 풀린줄알고 비몽사몽간에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는데
주위에 있어야할 선임들이 아무도 없었다는 겁니다.
통신실에 있어야할 통신병도 없었고 시계를 보니 새벽3시15분 쯤이었는데
내무실 침상에 누워있어야할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찾으러 밖으로 나가 봤는데 사방은 깜깜한데다가
선임들은 없고 소초 지붕에 쌩판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서 있더라는겁니다.
선임들도 없고 이사한사람들이 소초주위를 포위한거 같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너무 절박한 마음에 한숨을 쉬며 '어떡하지...어떡하지..' 이러고 계속 주위를 둘러봤는데
소초옆 수풀쪽에도 웬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겁니다.
모두들 살아있는 사람 같지도 않고 자기만 응시하고 있더라는 겁니다.
그러다 한순간 몸이 내무실쪽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고 일어나보니 모두 꿈이었다는겁니다.
저와 선임은 이야기를 듣다가 기겁을 할뻔 했습니다.
우리가 근무를 준비할때 일어난 이상한 일들과 딱 들어맞는 겁니다.
어디선가 '어떡하지..어떡하지..'이런 말소리가 들렸는데 바로 막내 목소리였던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새벽에 인원확인했을땐 막내는 분명히 침상에서 자고있었기 때문에 더욱 놀랬습니다.
다른선임들과도 꿈이야기와 근무준비할때 겪은 이야기를 얘기했는데 모두들 놀랠뿐이었습니다.
그날은 얘기만 듣고 끝낸후 막내와 다른사람들은 원래의 생활로 돌아왔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다음날은 다른사람 그다음날은 또 다른사람 이렇게 똑같은 경험을 하게 됐고
3일후에는 저도 또같은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역시 자다가 가위를 눌렸는데 기분이 무척 이상했습니다.
가위를 풀어보려고 발가락 손가락 끝부터 계속 움직이다가 결국엔 풀렸는데
너무 이상한 느낌에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침상에는 모포만 가지런히 일열로 놓여있었고 시계는 3시10분쯤을 가르키고 있었습니다.
그 상황이 무척 이상했던게 모든게 흐릿하고 명확하지도 않았고
가슴속에서 넘쳐나는 감정이라고는 '외로워..'뿐이었습니다.
직감적으로 내가 죽었다는것으로 느낀겁니다.
그때는 이 상황이 막내한테 들었던 이야기를 생각해내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꿈속에서 '이게 꿈이구나'라고 인지하지 못하는것처럼 말입니다.
아무튼 전 계속 너무 외로운 마음에 선임들을 찾아 소초내부를 샅샅이 뒤졌지만 아무도 찾을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소초바깥에 나왔는데 여기저기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군데군데 돌아다니고 있던겁니다
그중에 소초안으로 들어와 소동을 일으켰던 여자귀신이 소초건물 주위를 빙빙 돌고 있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너무 외롭고 내가 죽었다는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다른사람을 찾아 나섰습니다.
가장 가까운 초소에 올라가 초소 문을 열었지만 아무도 없었고
이전에 가글귀신을 봤던 초소에도 가서 문을 열어 제꼈지만 역시 아무도 없었습니다.
초소를 달려가면서 느꼈던건 '내몸이 이렇게 가벼웠나? 저 초소가 이렇게 가까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걸어서 5분정도 걸리는 진입거리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던겁니다
그래서 다시 소초에 가서 건물 바깥에서 난 정말 죽은건가...하면서 절벽근처에 앉아서
그동안 있었던일들과 죽기전에 여친한테 한마디라도 더 '사랑해'라고 말하지 못한게
너무 한스럽고 가족들에게 한번이라도 더 연락하지 못한게 후회되어
절벽에 앉아 바다를 보며 계속 생각에 잠기다가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정말 그 생각 밖에 안들더군요...사랑하는 여친과 가족이 제일 보고 싶다는것..
바로 뒤에 소초건물이 있었는데 저번에 여자귀신은 무심코 계속 건물 주위를 돌고 있었습니다.
그순간 갑자기 몸이 내무실쪽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나더니 갑자기 눈이 떠졌습니다.
이때까지 있었던일이 모두 선명했지만 꿈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벌떡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니 아까일들은 모두 거짓말처럼 모두들 침상에서 잘자고 있었고
근무교대 인원들은 무장을 풀고있었던 겁니다.
정말로 너무 반가웠습니다.
무장을 풀던 선임이 깜짝놀래 '이 시밤바야..놀랬잖아..'
이러면서 '너도 이상한 꿈꿨냐?'이렇게 물어봤는데 욕을 들어도 이 모든게
너무 반가운 느낌이 들어서 저도 모르게 눈물나더군요..쪽팔렸지만.
'새꺄..질질짜냐?'이렇게 욕하는 선임이 얼마나 반가운지..헐헐...
그선임이 무장을 풀고 잘준비를 하던차에 다른 소초에서 근무교대를 한 사람들이 들어왔습니다.
그사람들이 들어와서 무장을 풀면서 잘준비를 하던 선임이랑 얘기를 나누면서
저를 불렀습니다. 이상하게 그 선임은 약간 떨리는 목소리를 하고 있었고
저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면서 잘준비를 하던 선임한테 근무하다가 이상한일 없었냐고 물어봅니다
자기 초소에서 근무서다가 갑자기 문이 벌컥 열렸는데 니네초소는 안그랬냐고..
잘준비를 하던 선임이 그소리를 듣고 '어? 우리초소도 그랬어. 니네도 그랬냐?'(동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