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기 귀찮아서 예전 까페(공사모 . 네이버)에 제가 쓴글을 그대로 복사펌 합니다.
98년, 클릭(웹디자인동호회)에서 나는, 엠티를 가게 되었다.
만장일치로, 성수기를 피해 9월 초로 날짜가 잡혔다.
그해, 무더운 여름은 갑자스런 기습호우로 많은 인명을 앚아간 해이기도 했다.
9월 3일 우리는, 영덕에 있는 황사골이란 계곡으로 향했다.
3시출발, 5시반쯤 되서 황사골 계곡에 도착했고, 도착하자 마자 텐트를 치고,
간단한 요깃거리를 준비했다. 라면을 맛있게 먹고, 곧이어 맥주파티가 시작 되었다.
분위기가 물으익어 갈쯤, 산기슭쪽에서 한 남자가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학생들, 밤에는 계곡에 들어가지마....."
그남자의 첫마디였다. 시골인심에 으레 물어보는, 어디서 왔냐느니, 여긴 물이 좋다느니, 말은 생략하고
대뜸한다는 말이 밤에는 물에 들어가지말라니.........
맥주 파티가 끝나고, 나와 몇몇 선배는 텐트안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입수 준비를 했다.
5분쯤, 물안에 있으니, 온몸이 덜덜 떨려 나는 하는수 없이 튜브로 등만 젖히고 있기로 하고,
텐트에서 튜브를 들고 왔다. 오는 길에 계곡 입구에 열개쯤 꽂혀있던 대나무를 뽑아 노를 저을 요량으로, 들고 왔다.
늦여름,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튜브에 등을 맞긴 자세로 나는 자연을 느끼고 있었다.
그순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물살과 반대로 튜브가 흘러가는 것이다.
아까, 수영은 하지 않고 떠있을때, 이미 물살의 방향을 알아차렸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물은 하류쪽으로 흐르고,
튜브역시 그쪽으로 향하는것이 당연한 것이다.
순간, 내 오른손에 잡혀 있는 대나무에 온 신경이 모였다. 마치 누가 물속에서 대나무를 잡고 날 끌고 가는 느낌이었다.
불과 4~50초동안,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대나무를 놓을까. 그럼 무엇인가 날 물속에서 덮칠것 같은 공포가 엄습했다.
이대로 끌려 갈까? 그럼 선배들과 텐트로 부터 너무 멀어져 가고 있었고, 도움도 요청할수 없었다.
난 속으로 10초를 세아리고 대나무를 놓기로 했다.
1,2,3,4,5,6,7,8,9,10 드디어 손을 놓았다.
그러자, 마치 거짓말 처럼 튜브는 180도 회전하고 물살의 제대로인 방향을 타고, 텐트쪽으로 향하는 것이다.
나는 온몸에 한기가 들어 더이상 물안에 있을수 없었고, 잠시 전의 일을 생각하면, 더 있을수도 없었다.
뛰어들듯 하여, 텐트로 향했고, 뛰는 가슴을 진정코자, 소주를 연거푸 세잔쯤 마시고 있을때였다.
텐트밖에서 고함소리가 들렸다.
"너거 밤에 물에 드가지 마라니깐. 와! 드가노! 여가 어덴줄이나 아나!!! ? "
아까 산에서 내려왔던 아저씨의 목소리였다. 아저씨는 한참을 화내시고 꾸짖고는, 그이유를 말하는 것이다.
'보름쯤 전에, 여기 두 커플이 피서를 왔다가, 기습 폭우에 갑자기 불어난 계곡에 휩쓸려, 한 커플과 남자가 실종된 장소라고 하였다.
보름째, 떠오르지 않는것도 이상한 일이지만, 여기는 원래 빠져죽는 사람이 많은 계곡이라 소문도 흉흉한 곳이라 했다.
그리고, 내가 아까 가져갔던 그 대나무는...........
익사한 사람이 가라 앉았을까봐, 잠수부들이 땅을 헤집으며, 찾는 도구라는 것이다.
분명, 물속에서 그 대나무를 끌고 누구가 날 상류로 자꾸 인도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 다음날 찜찜했던 우리는, 다른 계곡을 향해 방향을 잡았고, 시체를 찾았다는 얘기도 지금까지 들을수 없었다.
하지만, 난 확신한다. 분명, 시체는 상류쪽에 있었던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