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눈팅만 하다가 요즘 쫙쫙 올라오는 고수님들의 글에 자극 받아서 제 얘기 한 번 써볼려 그럽니다.

제가 겪은 일들 중엔 젤 오싹한 얘긴데, 제가 원래 살면서 가위 눌려 본 일도 없고 귀신 본 일도 한 번도 없는지라,

요기 무서운 글터에서는 통할라나 모르겠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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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젠 거의 20년 전 일이네요. 제가 대략 국딩 저학년 때였어요.

그 때가 명절이었던지 TV에서 머털도사와 108 요괴를 해준다고 하더군요.

머털도사 1편과 3편이었던 머털도사와 또매까지 다 봤는데 요 108 요괴 편만 못 본지 몇년 째였던지라

꼭 보고 싶었었죠. 근데 명절 때 시골 내려가면 여기저기 인사드리러 다녀야 하니 한 집에 가만히 앉아서

TV만 보고 있을수는 없는 노릇이었죠. 저희 할머니 댁이 경남 함안, 외가가 마산이었습니다.

그 때 머털도사와 108 요괴가 시작하기 몇 시간 전에 할머니 댁에서 외가로 가야할 상황이었죠.

저는 빨리 외가에 가서 TV봐야 된다고 "아빠, 달려!!"하고 있었고, 아버지께서도 기름이 떨어지기

직전이라 주유소 나올 때까지 좀 과속을 하고 계셨었습니다.

그렇게 달리던 중 갑자기 차가 좌우로 휙휙 꺽이더니 쾅!하더군요.

다행히 울 가족 중에 다친 사람은 없었구요. 밖에 나와서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거기가 2차선 국도에 도로 바로 옆에 집들이 모여있는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을이었습니다.

갑자기 여자애(제 동생입니다.)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동네 사람들이 왕창 나와 있었구요.

그 상황이 2차선 국도에서 차 한대가 중앙선 침범을 해들어왔는데 그냥 가다가는 그대로 들이받을 상황이라

아버지께서 차를 오른쪽으로 확 꺽으셨습니다. 요기서 기냥 나갔으면 도로 밖으로 튕겨나갔을텐데요.

도로 바깥이 논이었는데 도로보다 지금 생각하기에는 한 1.5m에서 2m 정도 쯤 지대가 낮았던 것 같습니다.

이리로 떨어졌으면 좀 위험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거기서 아버지가 핸들을 다시 왼쪽으로 확 돌리셔가지고

겨우 갓길에 세울 수 있었습니다. 다만 거기에 교통표지판이 있어서 들이받고아가지고 본네트가

V자로 찌그러졌었습니다. 중앙선 침범한 쪽에서는 우리 차가 오고있는게 안 보였다고 하더군요.

뭐, 사고 나면 늘 그렇듯이 그 쪽은 우리가 과속했네, 우리는 그 쪽이 중앙선 침범했네 하고

옥신각신 다투다가 그 쪽에서 우리 차 수리비하고 마산까지 택시비를 내는 조건으로 합의를 봤습니다.

물론 머털도사와 108 요괴는 완전 물 건너가 버렸구요.

그렇게 콜 택시 불러가지고 외가에서 가서 할아버지, 할머니께 인사드린 뒤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어렴풋이 잠이들려던 찰나 이모님과 말씀 나누시던 어머니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그러는데 우리 차가 사고 났던 그 자리에서 사흘 전에 어떤 여자가 교통 사고로 죽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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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쓰고나니 역시 좀 약하네요ㅎㅎ

달려오는 차를 못보고 중앙선 넘어오는 거, 운전하다 보면 할 수 있는 실수지만

왠지 그 여자의 귀신이 조화를 부려서 달려오는 우리 차를 못보게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친구들한테 해주면 나름 반응 좋은 얘긴데, 그 중에 한 녀석이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거기서 제 동생 비명이  동네 사람 다 듣도록 크게 울렸다는 건 제 동생의 기운이 귀신보다

강했던 거라구...그래서 큰 일 없이 끝날 수 있었던 거라구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