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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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겨울이었죠..수능시험이 고작 2주정도밖에는 남지않았던 시간...
이제는 정말 공부를 해서 대학이라는 곳을 가봐야지 하는 마음에 열심히
공부를 하던 시기라도 해도 될것같네요...
새벽...2시가 좀 넘어서 인가?
전 그때당시 서울 문화촌(홍은동)에 있는 k아파트 라는 곳에 살고있었습니다.
약수터와 유독 가까운 아파트여서 새벽에 운동을 하러 종종 올라가곤 했던...
그날도 어김없이 새벽에 졸린잠을 깨우려고 약수터로 슬슬 발걸음을 옮기고있었습니다..
새벽 아무도 없는 약수터에 오르는 길은 쉽지 많은 않죠...
친구가 집으로 전화를 했던 모양입니다..
삐삐에 "828255 (빨리빨리오오)" 라는 숫자도 찍혀있고 말입니다...
그저 바람을 쐬기위해 올라가던길...
정자쪽에서 희미한 어떠 모습을 보게됐습니다...
여자....? 아줌마? 아니..아가씨..?
머리가 길게 늘어진걸로 봐선..아가씨라고 짐작을 했지요....
그냥 평범한 옷차림에...긴 치마를 입었던것이 그 아가씨의 모습이었습니다...
고3 한참 정의감에 불타는 나이죠....
'새벽에..왜 저기앉아있어...'
"저...저기요~"
........
잘못봤나? 라는 생각을 하고...역기를 들기위해 몸을 돌리는 순간...
심장이 멎어버리는 것같았습니다...
그 아가씨...역기 받침위에..조용히 앉아있는 것이었습니다...
놀라긴 했죠...하지만..형체가 워낙 뚜렷해서 였는지...
그저....'아...빨리 움직이네...' 라는 생각만 했으니까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베드민턴 셔틀콕 튕기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았는데...
물론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발걸음을 떼려고 할때.....
또 그 아가씨의 모습은 온데간곳이 없었습니다...
고3스트레스겠지...내가 미쳤겠지...
귀신좋아한다고 동네방네 이야기 다 하고다니면서...니가 드디어..
헛것을 보는거겠지..라고 말입니다...
그저 발걸음을 옮겨 역기를 10개라도 들고 가야겟다는 생각에...
역기대 위에 누웠습니다... 그리곤 역기를 팔로 잡고...힘을주기위에..
잠깐 눈을 깜빡이는 순간...
그 아가씨의 얼굴이..제 얼굴 바로앞에 있었습니다...
기억은 잘 나지않습니다.....그저..햐얀부분과..검은 부분으로 윤곽만 나타낼뿐...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미친듯이 뛰었습니다..역기에 깔려죽지 않은게 다행이었고..또..집까지 가까워서..다행
이었습니다...
다시 소름이 조금 돋네요...오랜 기억이라고 해도..많이 한 이야기라고해도...
미친듯이 뛰었을까요....
2분도 안걸리는 아파트 입구는...아직도 먼곳에있습니다...
다시한번 제정신을 차리고 미친듯이 뛰어내려가고 바닥에 구르고 별짓을 다했을때쯤...
'잠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황적응력이 좋은걸까요...
나무덤불속에서 정신없이 뒹굴면서...
가시에 찔려 온몸은 핏기로 범벅이고...
몸은 안찔린곳이 거의 없을만큼...쓰렸네요..신기하게 얼굴은 별다른 상처가없었습니다..
온몸에 힘이 빠져..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더 없는 공포상황에서 그저 극락으로 가려고하는 모습같았죠...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길....
잦은 고장이있던 엘레베이터..9층에서 서서 문이 닫힐줄 모르고있었습니다...
어쩔수없이 걸어올라갔고....
걸어올라가는 도중...엘레베이터는 밑으로 내려가고있었습니다...
'또 고장인가보네..휴...'
15층에 도착해서...집에들어와 창문은 잠그고 커튼도 치고....침대에 누웠습니다..
그순간...
'잠깐.....왜...올라가지않고...내려갔지....? 내가 15층을...눌러놓았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같이...세상이 좋지않아...한번 누르면 계속 움직여야했던 엘레베이터들....
아직까지 잊혀지지않은..체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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