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족은 근 2년동안 여름 휴가가 없었습니다.
아버지 회사와 어머니 회사가 지독하리만큼 휴가 타이밍이
어긋났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기가막히게도 8월 3일부터 5일까지 딱 맞아 떨여졌습니다.
오랜만에 여름휴가라 다들 좋아했었지요..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는데..
(전 솔직히 해운대 가고 싶었습니다.. 하얀 백사장에 비키니를 입으신..흑 ㅠㅠ)
부모님이 뜬금없이 순천으로 가자고 하시더군요.
전 순천에 무슨 놀거리가 있었서 가냐.. 라고 반문했지만
부모님은 무조건 그곳으로 가자고만 하시는겁니다..
저랑 동생이 반대를 했지만 .. 부산갈 돈이 없는 관계로 순천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순천에 전 한번도 뵌적이 없는 먼 친척분이 살고 계시더군요.
그분이 부모님을 이어주는 결정적인 다리(?) 역활을 하신 분이라 이번기회에 한번 뵈러 가려고 했다고 합니다.)
어찌됐든 순천에 도착을 했고, 오랜만에 보는 텃밭과 앞마당 탁 트인 집에서 생각보다 즐거운 첫날을 보냈습니다.
그집 애들이랑 그 더운날 술래잡기나 닭싸움 팽이치기(아직도 있더군요 나무로 깎은 팽이가;;) 같은
정말 언제 했는지 기억도 안나는 놀이를 하고 놀았습니다...
그렇게 첫날을 보내고 그날 저녁 낚시를 유난히 좋아하는 아빠는 근처 저수지로 밤낚시를 간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낚시 하면 안빠지기에 따라나섰죠..
집을 나와 한 30분쯤 올라가니 언덕 중턱쯤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듯한 낚시터가 있더군요.
괜찮아 보이는 자리를 잡고 텐트를 치고 밤낚시를 시작했습니다..
한참 낚시를 하는데 수풀이 좀 있는 곳이라 그런지 곤충들이 정말 많더군요..
별 생각없이 태우는 모기약(다들 아시죠?) 만 챙겨왔는데 이놈의 모기들은 끄떡도 안하더군요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던 저는 친척집으로 가서 모기약이랑 방충망이라도 좀 가져올 심산으로 언덕을 내려왔습니다.
한 15분쯤 내려왔나.. 이쯤되면 동네 불빛이 보여야 하는데 전혀 보이질 않는 겁니다.
그때 시간이 11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였는데 말이죠..
전 이상하다 이상하다 하면서 계속 내려왔는데 분명 길이 외길임에도 불구하고 한참을 내려와도
마을이 나오질 않더군요..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내놓고 보니 시간이 벌써 1시간이 가까이 지났는데.. 어떻게 된거지 하던중에
순간적으로 섬칫 해서 뒤를 돌아봤는데 길이 없더군요..
전 분명히 손전등으로 길을 비추면서 내려왔는데 뒤를 돌아보니 길이 없는 수풀인 겁니다..
너무 놀래서 아빠한테 전화를 하려 했는데 통화권 이탈이더군요.
무서운 느낌을 꾹 참고 그냥 위로 위로 무조건 올라갔습니다.
한참을 가니 마을이 보이더군요.. 그런데 웃긴게 친척집에 들어가서 길잃은 이야기를 하니
.... 친척말 듣고 정말 놀랬습니다.
너 언제 문으로 갔냐고 하시는 겁니다.
제가 네?? 했더니 친척이 하는말이 너 방금와서 말도없이 친척집 안방에 붙어있는 방충망을 가지고
뒷문으로 나갔는데 어떻게 앞문에서 오냐고 묻는겁니다.
(친척집이 시골이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뒷문으로 나가면 뒷문으로 들어오던지 아님 옆으로 뺑 돌아서
최소한 10분을 걸려야 앞문으로 올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뒷문에서 앞문으로 가려면 마당을 반드시 지나야 했구요)
의아하게 절 쳐다보시는 친척을 보면서 전 정말 무서워졌습니다.
전 제가 겪었던 이야기를 말했더니 친척도 놀래면서 혹시 자기가 헛것을 본게 아닌가 하며 안방으로 들어가시더군요.
근데 방충망이 없는겁니다..
둘다 놀래서 있다가 번뜩 아빠생각이 들었습니다.
친척차를 타고 부리나케 아빠가 계신곳으로 갔죠
휴 하고 한숨돌리고 아빠 괜찮냐고 물으니 아빠가 깜짝 놀래는 겁니다.
너 어디서 온거냐고
친척집에 다녀왔다고 했더니 아빠가 깜짝 놀래며
어떻게 친척집에 다녀왔냐고 하시더군요.
전 저 밑에 길따라서 그냥 다녀왔다고 했더니..
아빠가 .. 정말 놀래면서 그러시는 겁니다..
아빠가 낚시하는 자리를 중앙으로 두고 볼때 오른쪽으로 가면 마을이고
왼쪽으로 가면 예전에 마을 신당나무가 있던 자린데 안좋은 일이 있어서 금기시 되는 곳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아빠는 분명히 이렇게 봤답니다.
제가 갑자기 왼쪽으로 갔답니다. 아빠가 어디가냐고 물었더니 소변보러 간다고 갔다는 겁니다.
아빠는 좀 찝찝했지만 별일 있겠거니 했는데 갑자기 제가 오른쪽에서 튀어나왔다고 하더군요.
근데 전 정말 첨부터 올라온 길로만 갔었거든요...;;;
아빠랑 저는 동시에 서로를 마주보면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전 소변보러 간다는 말은 한적도 없거니와 왼쪽길과 오른쪽길이 교차되는 곳은
아빠가 포인트로 잡은 그 한곳뿐이였습니다.
다시말해 아빠 눈에 띄이지 않고는 오른쪽 길을 통해 마을로 갈수가 없었거든요.
이일까지 해서 두번이나 이상한 일이 생긴겁니다.
제가 가져오기 전에 방충망을 가져가고 전 가지도 않은 곳으로 소변보러 간다는 말까지 하면서
사라진 그건 머였을까요..;; 중간에 길에서 겪은 일까지..
그길로 아빠와 전 낚시대를 접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까무러 칠일이 하나 더 있더군요.
집으로 돌아가니 친척집 애들이랑 엄마와 동생이 없는겁니다.
어떻게 된거지 하면서 찾다가 찾다가 옆집 아저씨가 그러더군요
다들 저수지로 갔다고.. 놀래서 다시 저수지로 가니 친척가족이랑 엄마 동생이 있더군요.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더니 제가 전화해서 저수지로 오라고 그랬다는 겁니다.
그런데 말이죠 위에서 말했지만 그 지역은 통화권 이탈이란 말입니다..
전 절대로 전화를 못한다는 거에요.. 근데 엄마는 분명히 제가 했다는 겁니다..
저희 가족 그 다음날 바로 올라왔습니다. 너무 깨름직 했거든요..
올라오자 마자 엄마는 혹시 너 뭐에 씌인거 아니냐면서 할머님 친구분중에
예전에 무당일을 하셨던 분이 계신다면서 가보자고 하시더군요..
전 교회를 다니기 때문에 내키진 않았지만 너무 기분이 안좋아서 가봤습니다.
절 보자마자 그 할머니가 껄껄 웃으시더군요.
왜그러시냐 물었더니 요새 이상한 일 당하지 않았냐고
그렇다고 했더니
귀신이 장난친거라면서 괜찮으니 걱정말라고 하시더군요..
그말을 들으니 한숨 놓이긴 했지만 .. 이런일을 겪어본적이 없는 저였기에
아직까지도 가슴이 벌렁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