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이 예민한 나(4)

므훗대마왕 작성일 07.09.21 02: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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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것도 중독성이 있군요. 그다지 좋지 않은 글재주에도 재밌다고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전 오로지 귀신의 존재를 보질 못하고 청각으로만 접하게 되서 100프로 귀신에 의한 소리라고 장담은 못드립니다.

 

환청을 들었을 수도 있을것이고 어떤 사물의 마찰음이나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소리를 오인하였을 수도 있습니다.

 

한가지 확실한건 그런 소리를 들었을땐 일단 노래소리나 사람 말소리와는 다르게

 

귓속을 맴돈다는 것입니다. 마치 귓속에서 메아리 치듯이 강한 인상을 준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런 소리를 듣고 난 후에 일이 잘 안풀리는 징크스 같은게 생겨버렸습니다.

 

중3때 창귀가 제 이름을 부르고 난 후 며칠 안되서 횡단보도를 걷다가 미처 저를 발견하지 못해

 

차에 치여 어깨뼈에 금이 간 일이 있었고...(다행히 차를 피해서 모서리 부분을 어깨에 부딪혀 뼈에 금만 갔습니다)

 

9층 아파트에서 창문소리를 듣고 난 후에는 발등이 찍혀서 심하게 부은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과대표를 맡고 있었는데 개강하기에 앞서 과사무실을 애들과 청소하기로 한 날이 있어서

 

학교에 가서 청소를 하고 사물함 같은걸 옮기다가 같이 옮기던 녀석이 손이 미끄러지면서 철제 사물함을 놓치는 바람에

 

제 발등에 콱 찍혀 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한동안 제대로 걷지도 못할때가 있었습니다.

 

군대에선 비명소리를 들은 후엔 발목에 피로골절이라는...군의관님 말로는 발목에 무리가 가서

 

살짝씩 금이 가는거라는데...그게 왜 생겼는지 지금도 알수 없습니다.

 

그리고 괴이한 웃음소리를 들은 후에도 몸살로 1주일정도를 고생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때를 제외하고는 평소에 저는 잔병치레도 없는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인데 말이죠.

 

첨엔 몰랐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꼭 무슨 소리를 듣고 난 후에는 안좋은 일들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내심 그런거 땜에 불안하기도 했지만 절이나 점집같은곳에 의지하긴 싫더군요.

 

그냥 속편하게 액땜했다고 생각해 버리는 편이니까요.

 

사설이 길었네요. 최근에 겪은 사건을 하나 적어볼까 합니다.

 

제가 지금 다니는 회사에 입사한지 2년정도 되었는데 입사초기에 겪은 일입니다.

 

회사가 IT계열이라 시스템은 항상 24시간 가동입니다. 그래서 근무조도 3개팀으로 나눠져 있고

 

3교대로 돌아가면서 근무를 서게 됩니다. 그래서 야간근무도 밥먹듯이 하고 아실분은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한 팀에 보통 12~13명 정도의 인원이 근무를 섭니다. 그리고 담당 분야별로 4파트 정도 나누어져 있는데

 

저는 그중에 메인프레임쪽 일을 하고 있습니다.

 

새벽 4~6시 사이에 가장 졸음이 많이 밀려오는 시간입니다.

 

전 어지간해서는 잠을 안자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졸음이 밀려오면

 

옥상에 올라가 담배를 피면서 스트레칭도 하고 잠을 깨는 편입니다.

 

제가 입사한지 반년정도 지나 그러니까 작년 4월정도가 되겠군요.

 

그때도 졸음이 밀려오기 시작해서 옥상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시간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5시경이었을 겁니다.

 

회사 주변이 온통 산이어서 새벽5시였지만 주위가 온통 깜깜했습니다.

 

뭐 한두번 올라온 옥상도 아니고...커피한잔 뽑아들고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게 한모금을 빨고 뿜으면서

 

간단한 스트레칭도 해보고 얼른 퇴근이나 했으면 좋겠네~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쉭~쉭~~쉭쉭~~~쉭~" 하며

 

영화에서 보면 아주 빠른 속도로 이동하거나 축지법,순간이동 할때나 나올법한 소리가 들리는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리는 저를 중심으로 뱅글 뱅글 돌듯이 제 주위에서 들렸고

 

점점 저에게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산주위라 그런지 안개도 조금 깔린 상태에서 보이지도 않는 무언가가 저에게 다가오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드니

 

담배를 끄고 내려가야겠다 라는 생각이 자리 잡혔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생겼습니다. 제 귀가 이상한건지 환청을 들은건지...

 

쉭쉭 거리는 그 소리가 점점 저에게 좁혀지며 가까이 들리다가 이내 제 귓속에서만 맴도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날카롭게 절 찌르듯이 제 눈에 보이는건 아무것도 없고 귓속에서 달팽이관 바로 앞에서 쉭쉭거리는거 같았습니다.

 

혹시 그런 경험 해보셨는지요 귀에 대고 갑자기 큰 소리나 누군가 소리지르면 귓속에서

 

"삐~~~~~~~~"하면서 귀가 멍해지는 느낌...그런 느낌으로 귓속에서 쉭쉭 거리는데

 

정말 당황스럽더군요 귀도 후벼보고 문질러도 보고...서둘러 내려가야겠다 하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엘리베이터 쪽에서 "땡" 소리가 나더니 "휘이잉"문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귓속에서 쉭쉭 거리던 소리도 멈췄습니다.

 

전 속으로 '아 누군가 담배피러 올라왔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런 모습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전 이상하게 생각이 들어서

 

엘리베이터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근데 분명 "땡~"하면서 엘리베이터 도착음이 울렸는데

 

엘리베이터는 5층에 있는것이었습니다. 분명 담배 피러 온 사람은 저 밖에 없고...

 

순간 오싹해졌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층을 멈출때마다 "땡"하면서 도착음을 냅니다.

 

근데 제가 타고 올라왔을때 5층인데....다시 "땡" 했을때 보니 5층인걸까요?

 

소리가 두번 울렸다면 이해라도 할수 있었겠지만...분명 소리는 한번밖에 울리지 않았는데

 

다른층에 있어야 정상일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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