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문헌에 기록된 공포 현상인 귀매..

비애리 작성일 07.10.22 20: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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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매란 우리나라의 전통적 악귀로 귀신매 또는 도깨비매라고 얘기 하는데 '망(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나란 예로부터 자연적 에너지를 숭상했는데 이 영엄함 기운을 가진 자연적인 에너지가 인간의
음성적인 정신에 의해 사악하게 변한 거라고 합니다..


즉 마을에서 모시던 수호신이 인간들이 발산하는 부정적인 기운에 오염되거나 아니면 수호신을 의심해서
부정을 저지를때 발생 하는 영적 존재라고 할수 있죠..

 

귀매는 부정적 존재이고 인간의 생명력을 양식으로 하기 때문에 때때로 사람을 홀리고 또는 괴롭힌다고 합니다..
귀매는 귀신(鬼神)같이 인과율이나 윤회에 따르지 않기 때문에 일단 귀매가 발생하면 대처할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액땜이나 원풀이도 안되고 자연적인 힘이 근원이라 퇴치도 힘듭니다..


귀매는 발생한 곳에서만 나타내기 때문에 그곳을 떠나는게 제일 방법 이라고 합니다..

단 귀매는 사람이 두려워 하는 마음이나 음성적인 기에 생겨난 존재이기 때문에 무서움이 없는 양기가 가득한 사람들에겐 꼼짝 못합니다..


귀매에 대한 기록은 유교문화에 대한 영향으로 귀신 같은걸 천대했던 조선시대의 문헌에도 많이 나옵니다..


순조왕때 예조판서였던 계서(溪西) 이의준(李羲準)의 문집인 [계서야담(溪西野談)]에 나오는 얘기를 보면,,

{천안의 객사(지방 출장가는 관원들이 묵는 숙박시설)에 귀매가 있었다.이 귀매는 그곳에 묶는 사람들을 헤기 때문에 
오고 가는 관원들이 이에 들어가 묵을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귀매의 힘이 갈수록 강해져 그 근처 인가의 사람까지 헤치고 말았다..


완풍부원군 이서(李舒, 1332~1410-조선 건국에 공을 세운 개국공신)가 젊었을 때,
선전관의 구실을 맡아 왕의 뜻을 백성들에게 펴기 위해 길을 재촉하여
호남지방에 가다 사람들이 만류에도 불후하고 천안 객사에 묵게 되었다.


밤이 되서 이서가 잠이 들무렵 귀매가 나타나서 문을 열고 쳐다보다가는 이내 문을 닫고 물러가는 것이었다.
물러가며 그 귀매가 말하기를,
"부원군께서 여기 계시도다. 여긴 들어가지 말지어다."
고 했다는 것이다.'}


이글을 보면  귀매는 사람의 공포감을 자극하여 그 사람을 죽게 하는 존재라고 볼수 있습니다..
객사에 귀매가 나온다는 소문이 있자 다들 겁을 먹고는 거기서 묵으려 들지 않았고
이때문에 귀매의 기운은 더욱 커졌죠 .
당시의 사람들은 '귀매'가 실제로 나타나고 또 사람에게 해꼬지한다고 믿고 있었음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부원군 이서는 겁먹지 않고 감연히 거기서 머물자
귀매는 그 위세에 눌려 물러간 것입니다.
귀매가 간이 큰 지체 높은 부원군을 알아본 셈이죠.


하지만 무서움을 타는건 인간의 본능인 셈이라 귀매가 한번 발생하면 그 여파는 무서울 정도라고 볼수 있습니다..
고려나 조선시대의 기록을 보면 귀매가 발생하면 역병이 펴지고 사람들이 이유없이 죽거나 미쳐 버린다고 합니다..


고려의<속요담>이라는 문집을 보면  망골 이라는 마을에 귀매가 생겨나 마을 사람들중
일부가 죽어 나갔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죠..


또 조선 시대 궁궐에서도 수호령을 주술로 두었기 때문에 이 수호령들이 귀매가 되는걸 두려워 해서
귀매를 방지하는 의식을 했다고 합니다..

만약 궁궐에서 안좋은 일이 생기거나 누군가 뭔가를 보고 혼절하면 방포라는 의식을 했습니다..


방포란 화포를 쏘는 일로서 광해군 때는 궁녀 세명이 미쳐서 서로를 목졸라 죽인 사건이 발생 했는데 이것을 귀매가
한짓으로 보고 방포를 했습니다..

20여명의 화포장을 관원들이 인솔하고는
동궁안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요란하게 화포를 쏘고 그로써 귀매의 사악한 기운이나 요사스런 기운을 쫓아내고자 한것이죠..

 

귀매가 과연 진짜 있는 존재인지는 알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정신적 측면에 영향을 많이 받는 존재 입니다..
인간의 정신이 뭔가를 믿은 이상 그 정신으로 해서 생긴 일을 현실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현실이 아니고서야, 혹은 현실이라고 믿어지지 않고서야 궁중에서까지 방포라는
각별한 행사를 치렀을 턱이 없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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