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원과 쌍녀분가..

비애리 작성일 08.02.05 13: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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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난징에서 남쪽으로 약 100㎞ 떨어진 장쑤현에 자리 잡고 있는
쌍녀분이란 무덤이 있는데 이 무덤 앞에는 커다란 비석이 놓여 있습니다.


이 비석을 세운 사람은 신라의 최고의 문장가 최치원이라고 하는데
최치원과 쌍녀분의 주인들과 얽힌 신비한 얘기가 전해 집니다..

고려때 박인랑이 지은 한국 최초의 설화집인 수이전[殊異傳]에 기록된 얘기로
당나라에서는
최치원이 지은 쌍녀분가 라는 제목의 시가 희극화 됬을정도 유명한 얘기 입니다..

최치원은 12세에 당에 유학하여 과거에 장원하고 표수현위(漂水縣尉)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표수현 남계에 있는 초현관에 놀러갔다가
쌍녀분이라는 두개의 초라한 무덤을 보고 안내인에게 무덤에 대해 물었습니다..

안내인이 말하길 무덤의 주인은  표수현 초성의 향호(鄕豪)인 장씨의 딸들로서
언니가 18세, 아우가 16세였을 때 각각 소금장수와 차장수에게 정혼하였는데,
두 낭자는 이 혼처가 불만스러워 자살 했다고 합니다..

그녀들의 아버지는 딸들이 자기 말을 어기고 죽자 화가나 대충 매장하고
비석도 세워주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최치원은 그녀들이 가여워서 비석을 세우고 석문시를 지어서
외로운 혼백을 위로했습니다..


그날밤 밤에 달을 보며 공부를 하고 있는 그의 앞에 아름다운 여자가
붉은 주머니를 가지고 들어왔습니다.
그녀는 아름답긴 했지만 웬지 사람 같지가 않아
최치원은 그녀를 보고 누구냐고 물었고
그녀는 자신은 오늘 최치원이 시를 지어준 무덤들의 주인인
장씨 자매의 시녀라고 하는 것이 였습니다..

그녀는 주인들이 최치원이 지어준 시에 보답하는 선물이라며
붉은 주머니를 내밀었습니다.
최치원이 주머니를 받아보니  뒤쪽에 쓰인 그와 가까이 심사를 터놓고자 하는
시가 적혀 있기에
그는 기꺼이 초청에 응하겠다는 답례시를 보냈습니다..


시녀가 시를 가지고 사라진뒤  한 식경이 지난 무렵 문득 향내가 나며
각각 불은 색과 푸른 색 옷을 입은
두 여자가 손에 연꽃을 들고 들어왔습니다.


그녀들은 최치원에 앞에 앉아 인사를 하며 학문에 뜻은 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
오늘 최치원을 만나 심오한 이치를 논하고 싶다고 하는 것이 였습니다..


최치원은 그녀들에게 무덤에 묻힌 지 오래인데 어찌 지나는
영웅과 아름다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붉은 소매의 여인이 답하기를 이제껏 무덤가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한낱 비부뿐이었는데,
오늘 다행히 수재를 만나 기쁘다 하는 것이 였습니다.

세 사람은 서로 술을 권하며 달과 바람을 시제 삼아 시를 짓고
시비의 노래를 들으며 즐겼습니다.
이윽고 셋은 서로를 사모하여 한 이불 아래서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날이 새자 두 낭자는 천년의 한을 풀었다고 사례하며 말하기를
죽은 자와 산 사람이 만나 정을 나누는건
좋지 못하니 이젠 이별을 한다는 것이 였습니다..

최치원은 눈물을 흘리며 그녀들이 떠나는 모습을 바라볼뿐 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무덤을 살펴달라 부탁하고 두 낭자가 사라지자,
최치원은 무덤으로 달려가 쌍녀분가라는 시를 지어
두 사람을 애도하는 장시를 지었습니다..

최근 중국 양저우항에 있는 장쑤현에 최치원의 기념관을 세우며
그와 로맨스가 얽힌 쌍녀분에도 복구 작업을 하고 중요 문화유물로
지정한 뒤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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