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겪은 미스테리한 일 (본인의 실화)

디킨즈 작성일 08.03.11 03: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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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항상 이야기를 듣기만 하다가 오늘은 제 이야기도 한번 올려보고 싶어서

 

끄적거려봅니다. 이 일은 제가 직접 겪었던 100% 실화입니다.

 

 

 

저는 강원도 화천에서 군복무 했었는데, 저희 중대는 다른 대대와 꽤 떨어져 위치한 독립중대였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귀신을 봤다는 목격담이 많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가끔 외박 나가면 딴 부대 아저씨들이 '아 그 부대~ 거기 귀신이 그렇게 많이 나온다면서요? 정말

 

그래 많이 나와요?' 라는 말을 종종 듣곤 했을정도 나름 유명했습니다;

 

 

 

제가 고참에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도 몇몇 알고 있고, 제 두달위 고참이 겪은 이상한 이야기도

 

들었습니다만, 그런것들은 나중에 기회가 있다면 하기로 하고 오늘은 제가 직접 겪은 일을 이야기해보렵니다.

 

 

참고로 저는 귀신이 있다고 믿지도, 안 믿지도 않습니다. 제가 명확히 그 실체를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귀신이 있다면, 귀신이 절대로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사람이 정신만 똑바로 차리고

 

두려워 하지 않는다면, 음이 양을 거스르기 힘들듯이 귀신이 사람을 두려워해 피한다고 믿거든요.

 

 


어느 여름날밤이었습니다. 제가 상병 꺾였을때쯤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문 초소 야간 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자기전에

 

화장실에 잠시 들렀습니다. 그런데 동시간대 다른 곳 근무자였는지 위에 말한 제 두달위 고참이 화장실에 있더군요.

 

사실 소대 고참이었는데 중간에 행정병으로 보직이 바뀌면서 거의 타소대 고참같이 되버린 사람이었는데,

 

묘하게도 저랑 성이 똑같아서(제 성이 좀 희귀합니다; 물론 이 고참과 본관은 틀리지만) 나름 친근함을 서로 갖고

 

있던 고참이었습니다. 근무 수고하셨다고 잘자라고 인사하려고 다가갔는데..평소에 순박하던 이 고참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고 있더군요. 그것도 담배를 쥔 손을 덜덜 떨면서..안색을 보니 창백하게 굳어있길래 뭔가 일이라도 있는건가

 

싶었습니다.

 


"x상병님,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안색이 좋지 않아 보입니다?"

 

"....어 너...아 아냐..." 또 담배 뻐끔 뻐끔..

 

"근데 잠자리에 드실 시간에 왜 이렇게 표정이 안좋습니까? 무슨 일 있는거 아닙니까?"

 

"휴우...너 있지..너 혹시 야간에 탄약고 근무섰을때 무슨 소리 못 들었냐?"

 

"소리 말입니까? 못 들었는데 말입니다..무슨 이상한 소리라도 들으셨습니까?"

 

 


알고보니 저랑 동시간대 탄약고 근무섰는데, 원래 행정병이라 평소엔 초소근무 잘 안서는데, 그날은 땜빵이 생겨서

 

어쩔수 없이 타소대 병장하고 둘이 근무섰답니다. 그런데 병장은 초소안에서 자고 혼자 탄약고 앞을 지키다가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는 겁니다..

 


"그거 정말..발자국 소리였다니까..맹세하는데 이게 뻥이거나 잘못들은거면 내가 니 쫄따구다.."


 

 

새파랗게 질려서 그러고 있는걸 보니..뭔가 일이 있었던거 같긴한데..뭐 진짜 들었는지도 불확실하고..들었다고 해도

 

겨우 발자국 소리 뿐이니 무슨 대수랴..하고 생각했습니다..이 때는 미처 몰랐습니다. 이 일이 남의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몇일 후에 행보관이 강아지를 한마리 들고 왔습니다. 왠 강아지냐고 물었더니, 우리 사단장이 짚차를 타고 복귀하다가

 

요앞에서 주웠답니다; 복날에 몸보신할테니 마침 가까운 우리 부대 행보관이 지나가길래 잘 키우라고 던져주고 갔답니다-ㅅ-

 

꽤 귀엽게 생긴 녀석이었는데 어찌나 순한지..사람 무서워 할줄을 모르더군요.

 

짖궃은 병사 몇몇이 장난으로 군화발로 살짝 걷어찼는데 깨깽소리도 못내는걸 보고야 벙어리인줄 알았죠..

 

아무튼 사단장 명령이니 막사 뒤에 있는 야산중턱에 위치한 탄약고 올라가는 오솔길에 판자로 근사한 개집도 하나

 

지어줬습니다;

 

 

 

그리고 한달쯤 지났을때였을겁니다..야간에 일병 하나와 탄약고 근무를 서게 되었습니다. 근무자 보고를 마치고

 

행정반을 나오는데..장대비가 정말 퍼붇듯이 쏟아지고 있더군요

 


"제기..얼렁 기어올라가서 탄약고 초소안에 짱박히자."

 

"디킨즈 상병님 조심해서 올라가지 말입니다..비때문에 제대로 보이지도 않고 산길도 미끄러워서.."

 


 

일병애를 데리고 탄약고에 올라가서 근무 인수를 하고 바로 탄약고 초소안에 들어가서 하이바를 벗고, 총을 벽에

 

기대 세우곤 의자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는데..창에 처진 모기장하고 쏟아지는 빗방울하고 어둠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금방 질려서 일병하고 같이 노가리나 까면서 킬킬대고 있었습니다.

 

통밥상 이 빗속을 뚫고 일직사관이나 하사가 순찰할 확율은 내일 아침 김태희가 제 면회를 올 확율과 같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얼마나 떠들고 있었을까..언제부턴가 초소밖에서 묘한 소리가 들려온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뭐랄까..마치 비때문에 진흙밭이 된 땅을 발바닥을 땅에 딱 붙인채 질질 끄는 소리 같기도 하고..

 

마치 누군가가 어떤것을 질질 끌고 가는 소리 같기도 한..

 


묘한 소리가 난다는것을 인식하게 되자 이게 나한데만 들리는건지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아무 내색도 안한채 겉으로는 일병녀석이 떠드는 말을 듣는척 하면서 귀로는 그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이 녀석이 뭔가 잡스러운 이야기를 하다가 점점 말소리가 줄어들더니..안색이 굳어지더군요..'역시나..'

 


"..디킨즈 상병님..혹시..무슨 소리 들리는거 같지 않습니까?"

 

"..너도 저 소리가 들리냐..?"

 

"예..뭔가 끌리는거 같은..."

 


다행히 제 정신이 이상한거 같진 않더군요..아무래도 저 소리가 어디서 나는 소린지..무슨 소린지 확인해봐야 할것 같은데

 

일병녀석을 살펴보니 애가 차츰 맛이가선 얼굴이 창백해지더군요..

 

쯔쯧..속으로 잠시 혀를 차곤 이야기했습니다.

 

 

"아무래도 일직사관이나 일직하사가 우리가 비온다고 방심하고 초소안에서 놀고 있을거라고 예상하고 불시순찰나왔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밖으로 나가서 확인해볼테니까 *시 끄고 기다려."

 


솔직히 저도 믿지 않는 이야기였지만..일단은 그렇게밖에 얘기할수 없더군요.

 

다시 하이바를 뒤집어쓰고, 총을 든채 초소문을 열고 나오니..정말 지x같이 비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시를 키고 앞을 비추니..비때문에 시야가 불량해서 5m? 3m 앞도 제대로 분간하기 힘들더군요..

 

그 와중에 신기하다고 생각한것이..이렇게 비소리가 요란한데도 그 소리는 묻히지 않고 명확하게 들려오더군요..

 

*시는 포기하고 다시 끄고는 내뻗는 내 발도 안보일 정도의 어둠속을..행여나 빗길에 미끄러질까봐 조심스럽게..천천히

 

걸어가며 소리가 나는 쪽을 향했습니다.

 


걸어가며 알게 된건데..그동안의 탄약고 근무한 경험상..그 소리는 아무래도 탄약고쪽에서 나는게 확실한것 같더군요..

 

그쯤 돼니 이젠 뭐가 나오든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무언지 모를 기대감(?)과 긴장감이 목덜미를 바짝 죄어오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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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새벽 3시 20분이군요 ㅡㅡ

 

망할..타이핑 다했는데..로그인 상태 오래되면 자동으로 종료되는지 몰랐습니다;

 

 

약 1시간 반 가량 끄적거린것이 클릭 한번에 날라가니 어이상실과 당혹감이 물밀듯이 밀려오는군요..

 

일단 쓰는데까지 다시 써보자 하고 메모장에 타이핑하다가 시간이 너무 늦어서 오늘은 일단 요까지만 올립니다;

 

저녁때 다 쓰고 한번에 올릴까 하다가.. 스크롤양 보고 중간에 한번 쉬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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