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 갇히면...

훈스구락부 작성일 08.03.18 16: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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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히 기억하네요... 그때가 96년 초였고... 

 

당시 전 독산2동에 살았습니다, 살던 집 번지수도 기억나네요. 1067-11번지... 집 앞엔 옥계유치원이라고 있었고

 

근방에 호정타워(?)라고 지하 1층부터 2층까지는 상가, 3층부터 11층인가? 12층인가? 까지는 아파트... 암튼

 

친구가 그 타워 9층에 살았는데 학원 끝나고 밤 10시쯤 그 친구네 집에 가서 만화책이랑 슈퍼패미컴 하면서

 

놀려고 했을겁니다. 그땐 학원 끝나고 놀다가 12시 넘어서 집에 가곤 했었거든요.

 

당시 얼핏 기억은 뭐 기상이변이다 뭐다해서 입간판 날라갈 정도로 바람 심하게 불고

 

뜬금없이 소나기 내리다가 그치고... 암턴 당시 날씨예보가 희한했는데 그때도 정말 희한했습니다.

 

집 앞 유치원에 놀이터가 하나 껴 있어서 그 친구랑 거기서 놀다가 친구집으로 가는데

 

하늘에서 구르릉 하더니 천둥번개 치더군요. 진짜 소리에 무서워서 친구네 집으로 가려고 막 뛰어가는데

 

뛰는 도중에 뒤에서 그... 소리가 팝콘 튀는 소리하고 불똥 튀는 소리하고 섞여서 나길래

 

뛰다가 뒤 돌아보니까 한참 저편에 주차된 차에 번개 떨어졌더군요.

 

차는 터지거나 그런게 없었는데 옆에 가로등 전구하고 덮게 깨지고 타이어 녹고 맞은 자리 스파크 일어나더군요.

 

그거 보고 친구가 얼렁 집에 가자고 전력질주해서 타워까지 가서 엘레베이터를 탔습니다.

 

친구가 9층 살아서 9 누르고 한참 올라가다가 6층에서 7층 올라갈때쯤 심하게 덜컹 거리더니 멈추더군요.

 

순간 흠칫했습니다, 어? 뭐야... 왜이래? 이러면서 엘레베이터 문 두들기고 억지로 문도 열어보려고 했는데

 

꿈쩍도 안하더군요.  문제는... 당시 엘레베이터에 비상등도 안 켜져서 암흑이었습니다.

 

처음엔 친구랑 저랑 엘레베이터 문 막 치면서 소리 지르다가 지쳐서 앉아 곧 움직이겠지 생각하고 앉아있었는데

 

점점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럽더군요... 그 있잖아요, 눈 감고 있으면 별 보이는거... 그런게 자꾸 아른거려서

 

막 신경질 내다가 무서워서 떨고 있었는데 갑자기 친구가 머리 아프다더니 바닥에 엎어지더군요.

 

보통 사람 같으면 옆에서 보고 있다가 정신차리라고 야야~ 일어나! 하고 몸을 흔들던가 말을 건다던가 할텐데

 

그때 전 되게 몸이 처지고 머리 아프고 답답하더라구요... 말도 거의 기어가게 야... 왜그래... 하다가

 

어느 순간에 저도 꿈뻑 졸다가 뭔가 번쩍~ 하더니 정신차리니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더군요.

 

119 아저씨들이 저희를 부축해주셨는데 경비아저씨가 오시더니 너희들 기억은 나냐고 물어보시면서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셨는데  경비 아저씨가 엘리베이터가 멈춘것도 모르다가 엘리베이터 스피커로 여자가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네요. 그래서 경비아저씨가 119 신고하고 119 아저씨들하고

 

경비아저씨하고 뭐 이것저저것 만지더니 엘리베이터 전원이 들어와 움직이길래 1층으로 다시 내려오게끔 했답니다.

 

근데 무서운게 6~7층 사이에 엘리베이터 멈춰서 중간에 낑겨있다가 전원 들어오고

 

다시 1층으로 내려올때까지 누군가 내리려면 내려가는 도중에 엘리베이터가 멈춰야할텐데 안 멈추고 내려오더니

 

우리 둘 밖에 없어서 이상하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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