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중년이 됐지만 제가 고등학생때 있었던 일인데요.
별거아닌 내용이지만 그때당시에는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얗게 질릴정도로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어느날 밤11시쯤에 누나방(전 1남1녀중 막내였기 때문에 따로 내방이 없어 제 책상이 누나방 누나책상
옆에 위치하고있었습니다)에 있는 내책상에서 공부를 하고있었습니다.
집중력을 높이기위해서 방불은 꺼놓은채 스탠드의 불빛으로만 책을 보고있었는데요.
제 책상과 누나책상은 가로로 벽쪽에 붙어있고 등뒤로 이불이 깔려있었고
그곳에서 누나는 잠자리에 들곤했습니다.
한창 공부(?)에 집중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제 등뒤로 아주 작게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군요.
처음엔 정신이 팔려서 소리가 나는 줄 도 몰랐었습니다.
그 숨소리가 차츰 커지더니 이내 공부(?)에 집중하고 있던 저에게도 들리기 시작하더군요.
(집중하고있으면 벌에 쏘여도 모른다는 어무니 말씀이 귀에 딱지가되어 붙어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누나가 잠을 자면서 내는 소리였던 겁니다.
잠에 깊이 들면 박자를 타며 숨이 고르게 들리기 시작하는데요.
신경쓰일 정도가 아니라서 다시 공부(?)에 몰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창 몰입하고 있는중에 숨소리가 굉장히 커지기 시작하더군요.
속으로 '저러다 코까지 골겠네...' 라고 생각하며 집중 또 집중을 시도하고 있었는데
이미 그때 쯤에는 집중이고 몰입이고 다 날아가버린 뒤인듯했습니다.
그때까지도 숨소리가 커지며 점점 등뒤 가까이 들리는 듯 했습니다.
근데 그 소리가 어느덧 한숨소리로 바뀌어있더군요.
'자다가 왜 저렇게 한숨을 쉴까...' 라고 생각하며 듣고있으니 점점 다가와서
내 오른쪽귀에다 대고 한숨을 쉬기 시작하는 겁니다.
속으로 '누나가 일어났나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문득...
누나는 어제2박3일로 수학여행을 떠났다는게 생각나더군요.
정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줄 알았습니다.
'그럼 이소린 뭐야??' 집에는 아버지도 출장가셔서 안계시고 어무니랑 저 둘밖에 없었습니다.
무슨소린지 궁금하긴한데 뒤를 돌아 볼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한참동안 누가 내는 지 모를 한숨소리를 들으며 부들부들 떨고 앉아만있었습니다.
식은땀까지도 나더군요.
내 오른쪽귀로 입김까지 닿을정도로 가까이에서 한숨을 쉬는겁니다.
무언가 한이 있다는 듯이...
그당시 안방에 어머님이 tv를 시청하고 계셨는데
누나방 문을 열고 세발자국가서 다시 안방문여는데 정말 3초면 되는 거리를
거의 30분을 고민을 했습니다.
뛰어갈까... 걸어갈까... 그냥 있을까...
결국 냅다 의자 걷어차고 안방으로 미 친 듯이 뛰었습니다.
따뜻한 어무니 품으로 안방문을 걷어차고 테이크다운 하듯이 골인을 했더니
티비보시던 어무니께서 "무슨일이야?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일을 어무니에게는 말씀을 드릴순없었고 그날은 그냥 안방에서 어무니랑 애국가나올때까지
티비를 시청했습니다.(어무니께서 함께 티비를 보며 이런저런 얘기하시는걸 좋아하십니다 ^^;)
한동안 누나방에 들어가질 못했는데 다음날 누나가 수학여행에서 돌아와서 그방에서 잠을 자려고하길래
'위험하지 않을까?' 라고 잠시 생각했지만 누나는 어떨런지 지켜봤습니다(마루타냐?)
뭐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더군요.
그일이 있은후부터 누나방에 들어가기가 꺼려져서 공부를못해 이런꼬락서니로 살아가고 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
별거아닌 내용에 욕들 하시진 않을란가 모르겠네요.
헌데 그당시에 저는 너무나도 무서웠어요.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