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가 정말 오싹했던적이 딱두번 있었는데 그중 한가지 올려볼께요...
제가 겪은 실화지만... 전 귀신이 있다고 믿지는 않습니다. ^^;; 종교도 안믿고 미신이라면 딱질색하는... ;;;
글은 제가 지금 썼지만 반말로 쓴건
쓰기 편하기도 하지만 약간은 미스테리적으로 뉘앙스를 풍기기 위함이니 이해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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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작년 가을쯤... 내가 경기도 시흥에서 자취를 하고 있을 때였다.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수원에 놀러를 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수원역에서 시흥에 가려면 909번 버스를 타고가야하는데 집까지 약 1시간정도 소요되는 거리다.
버스를 8시쯤 탔는데 그시간이면 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거의 만석이다.
그날도 사람들이 꽤나 많이 탔지만 909번은 수원에서 안산을 거쳐 시흥으로 가는지라
안산에서 사람들이 90%는 다 내린다고 보면 된다. 보통 내가 내릴때 쯤이면
버스에 운전기사와 나 둘뿐이거나 한두사람 정도 타고 있는경우가 태반이다.
아무튼 나는 909번 버스에 올랐고 여느때와 같이 mp3를 들으며 뒷문에서 두칸뒤에 복도쪽에
앉고서 버스는 출발했다.
내 성격상 버스에서 졸지 않는데 그날따라 많이 돌아다녀서인지 졸음이 몰려왔다. 사람이 많이 타고 있어서
못난얼굴 보이기 싫어 목을 앞으로 숙인상태에서 mp3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꽤나 오랫동안 선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혹시 내가 내릴곳을 지난거 아닌가 싶어서 놀람과 함께 눈을 번쩍 떴다.
그 때 내 자세는 목은 앞으로 90도로 숙인 상태고 귀에서는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목이 뻐근했지만
잠이 살짝 깨서인지 고개를 들고 싶지않았다. 왠지모르지만 그자세가 편하게느껴졌다. 그런데 그때 버스 복도쪽에
뭔가가 슬쩍 지나갔다. 내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귀는 들리지 않았지만 내눈에는 무언가가 그리 빠르지 않게 내 옆을
지나갔다. 확실히 기억을 더듬어보면 사람이 지나갔는데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무릎 밑으로 발까지 내가 본듯하다.
그런데 신기한것은 그발이 맨발이었으며 아마도 치마나 반바지를 입었으니 종아리가 보였을텐데 내가 본 다리
색깔이 약간 푸르스름한 청동색이었던것 같다. 고개를 들고 밖을보니 내가 곧 내릴때가 되어왔다. 방금지나간 사람이
누군지 무지 궁금했지만 걍 뒤로 돌아봤다가 눈 마주치면 서로 뻘쭘할까봐 내릴때 벨 누르면서 뒤에 볼생각을 갖고서
내릴때를 기다렸다. 곧 내가 하차할 정류장에 다와갔고 나는 조금 일찍 일어나서 벨을 누르고 뒷문에 서서는 내 뒷쪽을
보았다. 음... 아무도 없었다. 뒷쪽뿐만 아니라 버스에는 나만 타고 있었다. 혹시나 해서 자세히 둘어봤지만 역시 나뿐이었다.
내가 잠결에 잘 못 본것인가 보다라고 생각 하고는 버스에서 내렸다.
그리고는 두세발작쯤 갔는데 이상하게 버스가 출발을 안하는 것이었다. 난 왜그러지 싶어서
뒤를 돌아봤다. 아~ 내가 내린 버스 앞에 다른버스가 아직 출발을 안하고 있었다. 성질 급한 아저씨인지 핸들을 꺽어
추월해 나가려고 옆차선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때... 난 정말 다리에 힘이풀리는 다른세상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가위에눌릴때 받는 느낌과 비슷)을 받았다. 버스가 출발하고
있었지만 분명히 버스 가장 뒷자리에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그게 사람일까? 그사람은 버스 가장 뒷자리 오른쪽
창문가에 있었지만 멀쩡히 앉아있지 않고 몸을 90도로 앞으로 꺾어 앞좌석에 머리를 비고는 팔을
축 늘여뜨리고는 내쪽을 바라보고있었다.
난 정말 눈크게 뜨고 쳐다봤는데 머리는 시커먼 생머리에 눈을 거의 가리고있어서 눈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으나
인상적인건 입이 보통사람보다 굉장히 커보였고 나를 향해 조소를 띄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옷도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단색옷이 아닌 알록달록한 무지개 빛 옷을 잎고 있었는것 같다...
이 일이 있고나서 내게 이상한 일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너무도 생생한 그 여자의 얼굴이 지금도 기억에 나는게
가끔은 짜증나기도 하다. 이일을 겪은지 얼마되지 않아서 잘 잊어지지 않지만 그렇다고 막 무섭지는 않다...
그냥 신기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