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00년 강원도 예비사단에서 군복무를 한 사람이다.
상병 꺾였을 즘인가.... 그때 김정은하고 김민종이었던가.. 그 배우들 나온 삼청교육대 영화가 나왔었고
난 그때까지만 해도 삼청 교육대가 따로 만들어놓고 훈련하는 기관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일선 전투 부대에서 그 훈련생들을 받아서 교육시키는 것이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었다.
어느날 연대장 대대방문 행사가 벌어졌고. 당연히 병사들은 환경정리를 해야 했다.
우리 중대 구조는 전형적인 구형막사로서 외부에 부로꾸로 만든 허름한 건물 띄엄띄엄 있고 2.4종창고, 동계물품 창고
이것 외엔 그냥 자재창고라고 부르던 조그만 움막 수준의 창고가 다였다.
그중 주로 포바이포 같은 각재들을 넣어두던 창고를 내가 맡아 정리하게 되었다. (그 당시 포반 부포수였다.)
정리를 하기 위해 각재들을 다 빼내고 하니 온갖 골동품들은 다나오더라.
옛날 소주 금복주 공병부터 옛날에 부대에서 탔다던 스키까지..(내가 나온 연대는 육군 최초이자 마지막의 스키부대였다.)
여담이지만 스키들이 아주 구형중의 구형 로시뇰이었던 것으로 아직도 기억한다.
자재들을 다 빼내고 나머지 애들은 각재들을 분류하고 묶고 있었고 나는 후임 한명과 창고 내부로 들어가서 나머지 잔정리와
비질을 하기로 했다.
들어가서 한참 이거저거 정리하다 보니 구석에 나무 상자가 있었다. 검은색 페인트가 칠해진.
순간 호기심에 후임과 함꼐 상자를 열었고 우린 의아해지고 말았다.
그 안에는 여러가지 물건이 있었는데.... 구형 빨간 중사 계급장.(빨간짝대기 4개 위에 갈매기 두개 겹쳐진.)
몇개.. 구형 요대. "신ㅇㅇ"이라는 명찰.
그리고 여러장의 사진이 있었다.
아주 오래된 코니카 필름이었고
그 사진에는 아주 뜻밖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던 것이었다.
분명 우리 대대 연병장이 맞긴 맞는것 같은데 그 사진 안의 연병장엔 몇백명은 되어보일법한 빡빡이들이.
cs복을 입고 맨 땅에 대가리를 박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사진엔 이름표의 "신ㅇㅇ"중사가 분명한 레인저 모자를 눌러쓴 젊은 중사가 그 풍경을 배경으로
아주 거만한 포즈로 담배를 물고 서 있었다.
"야 이거 대박인데.."
"행보관님에게 알려야 되는거 아닙니까?"
"있어봐."
또 그 안엔 상투적인 연예 편지 몇장과 다 녹슬어빠진 불티나 라이터 한개가 들어있을 뿐이었다.
사진중에는 엎드려 뻗혀한 훈련생의 등에 걸터앉아 찍은 사진도 있었고
아마 훈련생들의 거처로 짐작되는 텐트(그 중대본부에서 자주 cp로 치는 그 큰 텐트) 내부에서 잔뜩 쫀 그들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도 있었다.
사진의 그들은 몸에 딷 붙는 민무늬 전투복을 입고 있었다.
난 그때 이 사진들을 가지고 나가서 전역후에 한겨레 신문사나 언론사에 팔아먹으려는 아주 " 야심찬" 계획을 세웠었던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그 사진들은 정말 엄청난 역사적 자료가 되었으리라....
하지만 곧 잘하나 보러나온 행보관에게 걸렸고 쓸데없는거나 뒤지고 있다며
그 상자는 상자채로 소각구덩이로 던져지고 말았다.
지금도 약간 후회한다. 그 사진을 왜 안들고 나왔을까를..
하지만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왜 그 상자를 열어보았을까를........
<다음에 계속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