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손(실화) - 上

Mio 작성일 08.05.10 14: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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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30여년전인 197x년 6월.

 

경상남도 거창군 거창읍 송정리, 그때 당시 그곳은 때이른 여름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울 어머니의 바로 윗언니이자 8남매의 맏딸이었던 큰이모는 식구가 많은 집안살림에 조금이라도 더 빨리 보탬이

 

되고자 하는 생각으로 고등학교 졸업직후 막바로 읍사무소로 출퇴근을 하게되었다.

 

외할아버지께서 전매청(현 KT&G한국담배인삼공사,전매청 시절에는 재무부산하 국영기업이었음)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셨던 관계로 그때 당시에는 송정리 내에서도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집안'이었던거다.

 

그런 이유로 당연히 대학진학까지 가능함에도 일부러 대학을 포기하고 취업의 길을 택한 큰딸에게 외할아버지는

 

실망을 많이 하셨다고...

 

하지만 곧 딸의 의사를 존중하고 장래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하셨다고 한다.


 

큰이모 : "아버지, 다녀올게요 어머니 나오지마세요"

 


큰이모는 그렇게 읍사무소로의 첫출근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렇게 출퇴근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온 새로운 문제점에 고민을 하게된다.

 

다름 아닌 읍사무소까지의 거리! 약 8리 이상의 거리를 도보로 출퇴근을 하려니 그 젊은 나이의 아가씨가

 

감당하기에는 당연히 힘에 부쳤겠지.


 

큰이모 : "아버지 이런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저 당분간 읍사무소 근처에서 방하나 얻어서 살아야겠어요"

 

외할아버지 : "!!!!!!!!!!!!!!!!!!!!"

 

큰이모 : "아버지도 잘아시잖아요 걸어서 먼거리를 하루 이틀도 아닌 매일같이 왔다갔다 하는게 얼마나 힘든지.."

 

외할아버지 : "자전거를 타, 자전거를!"

 

큰이모 : "싫어요 그냥 가까운데서 편하게 출퇴근 하고싶어요"

 

외할아버지 : "...................."

 


이때 당시 큰이모는 벌써 읍사무소 주변에 싸고 괜찮게 나온 방들을 물색하러 다니면서 반드시 가까운데서

 

출퇴근을 해야겠다라는 각오를 다진 상태였기에 자전거 따위는 아웃오브안중이었던 거다.


 

외할아버지 : "그래.. 그럼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 씩은 꼭 집에 들어오고... 막내가 나중에 저 누나 누구야?
                    라고 하는 상황 일어나지 않게 알겠지?"

 

큰이모 : "네 꼭 그렇게 할게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던 외할아버지는 약속이 생각나신듯 그렇게 선뜻 허락을 해주셨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큰이모가 겪게될 무서운 일들을 외할아버지는 전혀 알길이 없었기에 그러셨으리라..


 

들뜬 마음으로 본격적인 방찾기에 나선 큰이모는 그동안 짬을 내어 몇군데 돌아봤던 집들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고 마음에 들었던 집을 찾아갔다.

 


큰이모 : "아주머니~!! 방때문에 왔어요, 며칠전에도 왔었는데 방 아직 안나갔죠?"

 

집주인 : "아이고 아가씨 오셨네 방 아직 있지 있어 ㅎㅎ 이 방이 그렇게 쉽게 나갈 방도 아니........."


 

뭔가 아차 싶었던듯 주인 아주머니는 말끝을 흐렸다.


 

큰이모 : "아니 쉽게 나갈 방이 아니라뇨 이 근처에서 이 가격에 이만한 방 절대 없던데요?"

 

집주인 : "아 물론이지 아가씨가 보는 눈은 있네 ㅎㅎ 워낙 튼튼하게 잘 지어놓은데다 방도 넓고 '시원해서' 아주 좋아~~"


 

큰이모는 이때 눈치챘어야 했다, 주인 아주머니의 저 '시원해서' 라는 말에 숨겨져 있는 진짜 의미를....


큰이모 : "저 그럼 계약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 방 늑장 부렸다가는 누군가에게 뺏길거 같아"

 


그렇게 쉽게 너무도 쉽게 큰이모는 굉장히 싼가격에 정말 큼직하고 넓은 방을 얻게 된것이다.


'끼이익'


문고리를 잡아 당기자 어느 정도의 세월이 흘렀는지 짐작할 수 없을 정도의 마찰음이 기분나쁘게 울렸다.

 

역시 방 안은 쥐죽은듯 고요했고 어슴푸레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한쪽 구석에 놓여있는 경대상과 그위로 쌓여있는

 

이불,베개 그리고 착은 창문 이었다.

 

그 외에는 전혀 아무것도 없는 휑한 모습, 그리고 왜인지 모를 탁하고 기분나쁜 공기..

 

큰이모는 선뜻 이제부터 자신이 쓸 방에 발을 한발 들여놓았다. 그리고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왜이렇게 방바닥이....?'

 


그렇다, 말그대로 얼음장같았다. 이건 구들장이 아니라 얼음장이라는 표현이 더 맞는 거였다.

 

처음에도 말했지만 이때는 초여름의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6월이었다.

 

아무리 구들장에 불을 안피웠다고 해도 양말을 착용한 발로 밟았을 때 흠칫할 정도의 냉기가 피어오르는 방바닥은

 

이상해도 한참 이상할 수 밖에 없는거 아닌가.

 

더군다나 그때는 찌는듯한 태양광선이 사정없이 내리쬐던 대낮이었는데...

 

하지만 큰이모는 개의치 않았다, 아니 개의치 않았다기보다는 전혀 문제삼지 않았다.

 

적어도 이때만큼은 이 '기현상'에 대해 전혀 문제삼지 않았다...

 

 

 

.......................中편으로


 

 

 

 

 

흑.. 나머지도 다 써서 올려 드리고 싶은데 역시 퇴근 시간이 다된 관계로 ㅠㅠ

 

토욜은 좀 빨리 퇴근하거든요,, 中편은 좀더 많은 내용을 써 올리겠습니다. 사실 上,下로 끝낼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그때당시의 정황을 자세하게 쓰고 싶어져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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