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제 1화 - 저승사자에 대한 기억)

숯불닭바베큐 작성일 08.06.18 01: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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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저도 헛것을 많이 보는 편이지만 제 동생같은 경우는 정말 심했습니다.

심지어 대낮에도 헛것을 보고 기절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걱정이 많았죠.

어머니가 미신을 잘 믿으시는 편이라 무당집을 돌아다녔는데 무당들이 하는말이

제 동생이 신기가 있으니 신내림을 받아야 살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에 어느 어머니가

자기 자식을 무당으로 키우려 하겠습니까. 다른 무당들이 방법이 없다고 신내림을 받으라고

개//지//럴들을 할때 신내림을 받지 않아도 좋다는 무속인 한분이 계셨습니다.

토요미스테리에도 자주 나오셨던 남자 무속인인데 이름은 제가 기억을 못하고 있습니다.(죄송합니다.)

그분이 써주신 부적 효능이 좋아서인지(어머니 말씀으로는 98년도 당시 500만원을 썼다고 하시네요.)

아니면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각종 보약들

(개구리 푹 고와서 먹기도 했고 녹혈이라고 녹용을 자를때 조금 나오는 피등등;;) 때문인지

현재는 멀쩡하게 잘 생활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21사단 신병교육대로 들어갔습니다. ㅋㅋㅋㅋ

 

이야기는 제가 초등학교 방학때 이야기입니다. 저희 친가가 전라북도 무주에 있습니다.

무주 구천동 적상면 상가리라고 진짜 외진곳이죠. 속된말로 깜촌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새벽에 동생이 저를 깨웠습니다. 내용인즉 소변이 마려운데 혼자가기가 무섭다는것입니다.

저는 한창 잠에 취했을때라서 동생에게 문열어놓고 마당에서 쏴갈기라고 했습니다.

동생은 제 말대로 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가서 오줌을 누고 있었는데

뒤에서(안방이 아닌 그 옆에 다락방에서) 누가 쳐다보는듯한 묘한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당시 다락방은 저희 할머니가 누에를 기르고 있었습니다.

(누에는 제때 먹이지 않으면 실을 뽑지 않는다고 해서 할머니와 함께 뽕잎을 따러다니던 추억이 납니다.)

어둠속에서 검은옷을 입은 사내 둘이 나타나서 자신을 마치 없는 사람인듯 무관심한 표정으로 지나쳤는데

옆집에 곱추(등이 굽은)할아버지 집 담장속으로 아무것도 없는것처럼 통과하더랍니다.

동생은 그때 얼어붙어서 움직이질 못했다고 합니다. 잠시 뒤에 우는 소리가 나서 어머니가 동생을 데리고

안방에 들어왔는데 형이 되가지고 왜 같이 나가지 않았냐고 혼을 내셨습니다.

개념없는 초딩이었던 전 그때 동생놈이 참 미웠습니다 -_-;;;; 미안하다 동생아.

 

다음날 옆집에 사시는 곱추(등이 굽은)할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동생이 검은옷을 입은 사내들을 본 시간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어린 저희들에게 혹시나

나쁜일이 생기지 않을까 해서 절대로 이번일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십년이 넘어 동생이랑 가끔 이야기를 하면 동생이 말합니다. 분명히 자신이 본것이 저승사자가 확실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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