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도 무당한번 해보지?

하다가꿍해쪄 작성일 08.07.20 18: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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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이라는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가끔 점보러 다니는 사람들도 또 그점을 맹신하는 사람들역시

무당이라는 직업을 좋게 생각하는사람은 별로없더라구.

내 소개부터 할께.

별로 궁금하지 않다고?

그래도 좀 들어봐. 나이는 스물 여덟이고 남자야.

얼마전까지만해도 꿈많은 청년이었지.

나름대로 그림에 소질이 있다 생각해서 계속 그림을 그렸고 미대를

졸업했어.

그런데 막상 졸업을 하니까 할게 없더라고.

유학을 갔다와야 대접도 받고 그러는데 우리집 형편상 그럴만한

능력이 안됐거든.

백수 생활을 잠시하다가 직업을 얻었지.

그게 바로 무당이야.

집에서 뒹굴거리니까 눈치가 보여 동네를 싸돌아다니다보니까 거~왜

있잖아.

무당집에 세워놓은 깃발말이야. 절표시 같은거 말이야.

그런게 예상외로 많더라고.

취업도 안되고 하도 답답한 마음에 있는돈 탈탈털어 점집을 들어갔어.

근데 그게 누구나 할수 있는 말만 하더라고.

내꼴이 백수티가 나는지 취직문제로 왔냐는 물음부터 시작해서 무슨

직업상담소 직원같은 말만 하더라고.

돈만 날리고 집에 들어와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도 그정도는 할 수

있을것 같더라.

어머니한테 간신히 졸라 적금통장을 깨서 조그만 옥탑방 하나를 얻었어.

그리고 바로 점집을 개업했지.

물론 입구에는 그럴싸하게 '동자보살'이라는 간판도 내걸었어.

신내림 받았냐고?

쯧쯧...그런거 필요없어.

그냥 눈치만 있으면 할수 있는거야.

내가 어릴때 집안 사정상 큰집에서 자란탓에 남들보다 눈치가 좀 빨라.

그냥 눈치껏 말하면 되는거야.

내 얘길 들어봐.

예를 들면 40대정도의 아줌마가 들어왔어.

그럼 뻔한거 아니야? 자식문제 아니면 남편문제야.

그럼 말을 하는거지. 자식 문제로 왔구만~ 딱 이래 운을 띄우면 바로 얼굴색이 틀려져.

"예..예 맞습니다" 열이면 아홉은 이러거든.

아니라고한다면 바로 큰소리를 치는거야.

"좀있으면 자식문제로 속을썩어! 남편문제도 있구만"

이렇게 큰소리를 치면 바로 고개를 숙이게 되어있어.

아가씨로 보이는 여자가 들어온다.

이건 바로 남자문제야. 물론 결혼문제도 포함되지.

또 여름에 물조심, 겨울에 불조심하는건 당연한 얘기지.

한시간에 복채를 2만원받는데 그정도 수입이면 괜찮은 편이지.

덤으로 부적을 쓰라고 하고는 적게 10만원에서 비싸게는 100만원까지 받는거야.

물론 행색을 보고 액수를 정하는거지.

겁을 좀 주면서 액을 막아야 한다고 하면 대부분이 부적을 써가거든.

부적이야 내가 대충 한문 비슷하게만 그려주면 되는거구.

아주 남는 장사더라니깐.

내가 이쪽에서 성공운이 있는건지 처음에는 날 찾는 손님이 별로

없었는데 입소문을 타고 내가 잘본다는 소문이 돌아 손님이 끊이지를

않는거야.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은거지.

내 최고의 날은 대통령 당선자를 맞춘날이야.

어찌 알았는지 정치하는사람의 부인이 날 찾아왔더군.

이번에 누가 당선될것 같냐고.

보통 선거기간에 당선자가 누구인지는 거의 판가름 나잖아.

거의 두명이 우세하고 나머지는 들러리지.

그냥 찍었지. 그런데 그게 맞은거야.

어느 순간부터 거물들이 찾아오더라고.

수입은 정말 짭짤했지.

부적하나 써주고 몇백만원 우습게 받아 챙기고.

운이 한번 트이니까 걷잡을수 없이 풀리기 시작했어.

내가 찍어준 주식에 투자하면 금방 열배,아니 스무배까지 불어나고.

내가 그때 주식투자를 했으면 돈을 더 벌었을텐데..

물론 틀릴때도 많았어.

그때와서 항의를 하면 한마디하지.

부적을 안써서 액을 막을 수가 없었다고.

훗..더 우스운건 말이야 소문이란게 어떤건지 알거야.

소문이라는건 마구 부풀려지게 마련이잖아.

나에 대한 소문이 어떻게 난지 알아?

내가 찍어준 주식에 투자를 하면 백프로 돈방석에 앉는 다는 소문이

돈거야.

부담이 되더라고.. 그래서 모든걸 정리하고 그동안 벌어둔돈 챙겨서

이바닥을 뜨려했어.

한참 정리를 잘 하고 있는데 검은 양복을 입은 놈들이 떼로

들이닥친거야.

무척이나 놀랐지.

정중하기는 했지만 강압적으로 날 어딘가로 끌고가더라고.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눈을 가리고 말이야.

한참을 어딘가로 가더니 눈가리개를 풀어주더군.

날 환영한다며 어떤놈이 인사를 하더군.

어디서 본것 같기는 한데 기억이 잘 안나는 인물이었어.

이놈이 그러더군. 나의 힘을 빌려야 할것 같다고.

주식투자를 해야하는데 나의 조언이 필요하다는거야.

나의 힘을 독점하고 싶다고 하더군.

말이 초대지 완전히 감금을 시키더라구.

날 평생 가두어서 날 소유하려는 음모였어.

쇠창살이 가득해서 탈출은 꿈도 꿀수 없었지.

훗.. 아이러니 하게도 내가 찍어준 주식이 다 맞아떨어지는거야.

젠장.. 죽기전에는 풀려날수 없는 운명이 된거였지.

그곳에 갇힌지 두달쯤 됐을까?

난 식사에 딸려나온 젓가락을 날카롭게 갈아 자살을 시도했어.

그후에 어떻게 됐냐고?

눈을 떠보니 팔다리가 잘려나가 있더군.

다시는 탈출도,자살시도도 하지못하게 한다는 나름대로의 배려지.

그들이 한가지 실수한것은 나의 이빨을 모두 뽑지 않았다는 거야.

독한맘먹고 혀를 깨물었지.

훗.. 자살은 성공을 했고 드디어 나는 자유를 얻은거야.

내 얘기를 들어주어서 고마워.

무척이나 심심했는데..

참.. 자네도 무당한번 해보지 그래?

수입도 짭짤하고 죽은사람의 말소리를 듣는사람은 극히 드물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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