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괴담

r99999 작성일 09.05.16 21: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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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1

 

 유일하게 민통선 안에 위치한 신병교육대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제가 훈병때 동기랑 야간동초를 서고 있는데, 전 동기몰래 주머니에 짱밖은 신호등이라는 사탕을 한알씩 먹고 있었습니다. 전 조심스럽게 먹었는데 입에서 풍기는 달콤한 사탕냄새는 숨길 수가 없었던 지 제 동기놈이...

 

 

"얌마 무슨 달달한 냄새 안나냐?"

 

 

라고 물어보는 겁니다.

시껍한 저는 사탕이 두개 있으면 하나씪 나눠먹고 땡치면 그만이지만, 하나가 남아있어서, 정말 쪼잔하게

 

 

"무슨 냄새, 다 먹었어 임마!"

 

 

라며 둘러댔습니다.  근데 갑자기 동기놈이 타다닥하며 벽에 붙어서 엄폐를 하는겁니다. 저는 놀라서 그 바로 밑에 엎드려쏴 자세를 했땁니다. 그러더니 앞 건물에서 누군가가 나오는 겁니다.

 

 

"병사! 투광등 앞에서 엎드려쏴하면 안보이는가?"

 

 

라고 말하는데 자세히 보니까 ㅅㅂ 이마에 내가 태어나서 첨보는ㄱ 붙어있는겁니다. 별!

깜짝놀라서 0.2초만에 기상하여 경례를 하니 제 경례를 받아줬습니다. 그리고 유유히 어둠쪽으로 사라져가는 별!

그리고 조낸 놀란 가슴을 추스리며 주머니에 있는 사탕을 꺼내서 먹을려고 하는데, 없는 겁니다!

이 씹랄 엎드려쏴 할때 동기놈이 줏어갔나 하고 동기놈 쳐다보니까 아까 그 벽에 붙어서 멍때리고 있는겁니다.

그래서 왜그러냐며 자초지종을 들어보니까.....

 

누가 오길래 엄폐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한국군이 아니고 간첩같아서 쫄았딴겁니다. 근데 같은 편이라서 다행이라며........

 그 순간 전 실신할 뻔 했습니다. 같은 편이긴 해도, 전투복이 얼룩무늬가 아니라 70년대 민무늬였거던요...

 

 

 

 

에피소드 2

 

 자대 생활 중 옆 중대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모 화기중대 야간근무자 2명이 근무서고 복귀했는데, 그날도 어김없이 사수의 갈굼이 시작되고, 그렇게 근무가 끝났습니다. 사수는 담배 한대 피고 들어간다며 부사수에게 먼저 행정반가서 기다리라고 했답니다. 근데 사수가 생각하기에도 자기가 너무했는지 돌아가서 사과해야지라며 담뱃불을 끄고 오줌 싸러 조명도 없는 야외 화장실에 들어갔답니다. 근데 어둠속에서 희미하게 누군가 있는데 부사수놈인겁니다. 그래서 사과한답시고 오줌싸는 부사수 엉덩이를 살짝 발로 톡 찼답니다.... 그런데....

 

삐걱삐걱, 왔다리 갔다리

 

 

 

에피소드 3

 

 좀 꺼벙한 이등병애가 들어와서 조낸 정신교육을 시켰는데, 어느날부터인가 이시끼가 자꾸 이상한게 보인다는 겁니다.

그래서 너무 빡쳐서 뭘 받냐고 하니까 흑인을 봤답니다... ㅍㅎㅎㅎ 군대에서 흑인을 봤다길래 조낸 욕하고 웃어넘겼는데...

국군전사자의 날인가 호국영령의 날인가에 대대에서 제사 지낸다며 산속 어떤 사당에 갔는데... 그 전적비에 이렇게 써 있었씁니다.

 

-한국전쟁 발발당시 괴뢰군 1만 2천여명에 맞서 싸운 4천만 국군장병과 이름 모를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100명의 건투를 기념하며-

 

 

 

에피소드4

 

제가 훈련뛰다가 경험했고, 경험한  일의 전말을 본부중대 통신병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여름에 연대급 훈련을 뛰면서 저희 소대만 개별적 루트를 타고 공격을 하는 중이었씁니다. 저희 소대장님이 길을 잘 못찾아서 산속에서 6시간인가를 헤맸는데 어느덧 해가 지고, 병력들이 너무 지쳐있었습니다. 그날따라 안개가 굉장히 많이 꼇는데 어떤 넓은 평지가 나오는 겁니다. 거기서 아침까찌 대대와 연락을 하며 버티기로 했는데, 산이 깊어서 그런지 999k 무전기가 먹통된지 2시간정도 됐습니다. 그렇게 돌아가면서 취침하는데 새가 그렇게 울더군요, 진짜 첨들어보는 새... 시끄럽진 않지만 형용할 수 없이 괴기스럽게 울어대는데 소대원 누구의 말로는 그 새가 무덤새랍니다. 아니나 다를까 주위를 보니, 안개떄문에 몰랐는데 거긴 무텀터였씁니다. 기겁을 해가지고, 소대장이 무덤들 하나하나에 수통에 물 부어주며, 양해(?)를 구했씁니다. 밤새 무덤새와 씨름하며 날이 밝았는데 대대로부터 무전이 들어온겁니다. 수고했으니까 이제 복귀하라며... 왠걸 우린 길 잃어서 공격도 못했는데, 무슨 수고... 우리 소대장님은 돌아가면 죽었따며 울상이었는데... 돌아가보니까 영웅 취급하는 겁니다. 우리가 보고를 잘해서 적군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며... 너희들은 정말 목숨을 아끼찌 않는 역전의 용사라며....

 

그리고 훈련이 끝나고 본부중대 통신병 제 동기놈한테 들은겁니다. 그놈이 망 잡고 있어서 지가 우리 소대랑 다 통신했는데, 정확히 새벽 4시쯤 무전이 들어와서 좌표를 알려주며 피아간에 서로 발견되어 교전중인데, 후퇴하기 어려우니, 지금 부른 좌표로 화력지원을 요청했답니다.

 

알고보니, 6.25 당시 소대원이 거의 다 죽고 9명인가 남은 인원들이 자기들 머리위로 포격지원 요청해서 북한군 80여명과 같이 산화했다는 전설이...

 

 

 

-후기-

 

정말 괴담이긴 하지만 군대가서 진짜 우리 나라 산과 바다, 이름 없는 무명 능선에서 젊은 나이게 죽어간 선배님들이 존경스럽습니다. 나라 지킬려고 이렇게 애쓰면서, 싸워서 후손에게 물려줬는데, 군대 안가려고 기를 쓰는 어린애들이나, 전사자 유해도 못 찾아주는 정부나 참 보면 답답합니다. 우리를 위해 미군이 얼마나 많이 참전해서 죽었는데 반미나 운운하고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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