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이야기 저도 한번

따라해봐 작성일 09.05.21 19: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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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철원 최전방에서 근무했었습니다.

GOP에서도 10개월동안 근무했었는데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많아 올려봅니다.

(예전에 올린 내용도 포함)

 

에피소드 1

 

대부분 아시다시피 GOP 초소는 80%이상이 산속에 있습니다. 초소 간격도 굉장히 넓죠.

 

저희 섹터중 1초소에서 2초소로 가려면 무려 88개의 계단을 올라가야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름도 88계단인데요. 빌딩 계단처럼 잘 정돈된 계단이 아니라 삐쭉빼쭉 형편없는 계단입니다.

 

2초소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정말 까마득합니다.

 

전반야(해 지는 시각~0시 30분) 근무를 마치고 와서 막 잠이 들려는 찰나였습니다.

 

인터폰이 들어오더니 갑자기 상황실에서 쌍욕이 난무하는것이였습니다.

 

'야 이 개X야 X발 정신 안차려?'

 

'김상병님 제발 제 말을 믿어주십시오. 지금 뭔가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사람이 아닙니다!!!'

 

그당시 저희 소대에는 갑자기 신병이 많이 들어와서 일병사수도 있었는데요.

 

그중 몸이 좀 허약한 놈이 있었는데 그놈이 난리인겁니다.

 

'김상병님 정말입니다. 하얗게 생긴것이 지금 계단을 기어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아무나 좀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거의 울면서 간절히 말하는 그 소리에 결국 소대원 몇명이 정찰을 나갔고 물론 계단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헛것을 본 그 일병은 한동안 사수를 잡지 못했고 그 일도 서서히 잊혀져갔습니다.

 

 

에피소드 2

 

제가 이등병을 달고 GOP 부대에 발령받아 첫 근무를 나갔을때 이야기입니다.

 

자대배치 받고 첫 2주동안은 소대장을 따라다니며 순찰을 나가겠되는데요.

 

산 꼭대기에 있는 5번초소에 잠시 들러서 때마침 사수였던 이병장과 소대장이 노가리를 한참동안 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저 밑에서

 

'뚜벅뚜벅뚜벅'

 

사람이 올라오는 발자국소리가 들리는것입니다.

 

'야 신병(본인). 근무자 오나보다 니가 나가서 암구호 대봐'

 

'그래 니가 한번 해봐라, 처음하는거지?'

 

이병장과 소대장이 동시에 말하는것을 보니 저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발자국 소리를 들었나봅니다.

 

그러나 1분을 기다려도, 3분을 기다려도, 5분을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는것입니다.

 

그러자 이병장이 나와서 하는말이

 

'아 X발 또 시작된건가? 발자국귀신. 너는 처음와서 모르지? 발자국 소리가 나서 나와보면 아무도 안오고

 초소로 들어가면 또 발자국 소리나서 나와보면 아무도 안오고, 또 시작된거야 X랄같네'

 

분명 초소에 있는 4명이 모두 발자국 소리는 들었는데 30분이 지나도록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에피소드 3

 

GOP에는 대공초소라 해서 낮에만 운영하는 초소가 있는데요. 밤에는 비워두는 초소입니다.

 

대공초소는 뭐랄까... 등고선이 더 높은 곳에 있다고 해야할까요. 일반초소를 등지고 산을 더 올라가면 대공초소가 있습니다.

 

아뭏든 일반초소보다 더 높은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날도 이제 밤 근무가 시작되어 병력이 초소에 투입되고 있었는데요.

 

저는 4초소로 가는 길목에서 3초소 즉 대공초소 바로 아래에 있는 초소에서 애들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상황실에서 인터폰이 날라오더니 대공초소에서 누가 계속 인터폰을 누르니 누가 한번 가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온몸에 돋는 소름이란.. 아무도 없을 대공초소에서 인터폰이 들어온다니..

 

이병장과 제가 같이 가봤지만 으레 그렇듯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느꼈던 공포감은 아직도 생생하네요.

 

 

 

 

재미없는 글 읽으시느라고 고생하셨습니다.

 

반응 좋으면 또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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