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겪은 일 2

따라해봐 작성일 09.05.25 19: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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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몇일만에 또 올려봅니다.

 

글솜씨도 없고 해서 저번과 같이 간단한 에피소드 형식으로 쓰겠습니다.

 

이 일들은 제가 강원도 철원 최전방 gop부대에서 근무했을 당시 이야기입니다.

(예전에 올렸던 글 포함)

 

 

참고 : 에피소드 4와 에피소드 5는 불과 30분도 채 안되는 시간에 저와 사수 둘다 귀신에 홀린 일로 

         동시적으로 일어난 상황입니다.

 

 

에피소드 4

 

저희 섹터는 설명하기 쉽게 1초소에서 5초소까지 였습니다.

 

1초소는 막사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평지에 있고 공포의 88계단을 올라간 뒤 2초소부터 본격적인 산입니다.

 

그날은 전반야 근무였습니다. 보통날과 다를바 없는 그저 짜증나고 집에가고 싶은 마음만이 가득한 근무.

 

1초소에서 근무를 마치고 2초소로 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 당시 사수는 상병 7호봉인가 8호봉인가..

 

아뭏든 소대 실세 김상병이었습니다. 그런데 한참 길을 가고 있던 김상병이 갑자기 멈춰서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막사를 보며 하는말이

 

"야. 저것들 봐라 등하관제도 안했네? 그런데 우리 막사에 파란색 불이 있었나?"

 

하는것이었습니다. 제 눈에는 등하관제 잘 되어있고 파란불빛따위는 보이지도 않는데 말입니다.

 

"이따 근무끝나고 보자. 요즘 느슨하게 하긴했어. 긴장 좀 해야지, 그렇지, ㅇㅇ야?"

 

"일병 ㅇㅇㅇ 아닙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김상병이 헛것을 본 그 시점이 시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 또 아무것도 아닌일로 생트집을 잡는구나, x발...'

 

 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찰나였습니다.

 

"흐흐흐흐흐"

 

갑자기 어디선가 들려오는 여자의 울음소리.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소름이 쫙 돋더군요. 몸이 바들바들 떨려왔습니다.

 

그런데 웬걸. 김상병은 아마 못들었는지 궁시렁궁시렁 대면서 계속 걸어가기만 하는 것이였습니다.

 

'아 잘못들었나? 이런걸 두고 환청이라고 하는건가?'

 

그 짧은 시간에 온갖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김상병이 갑자기 멈추더니

 

"ㅇㅇ야... 너 아까 무슨 소리 못들었냐?"

 

잘못 들은거라고 안심하고 있는 저는 그 순간 공포가 극에 달해 말도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네, 여자가 우는듯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렇지? 너도 들었지? 야, 오늘 뭔가 이상하다. 빨리 2초소로 가서 다른 근무자라도 만나자."

 

*듯이 88계단을 올라간 뒤에야 겨우 다른 근무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에피소드 5

 

2초소에 있는 근무자에게 방금 전 이야기를 했더니 당면히 안 믿는 눈치입니다.

 

하지만 8자 근무라고 해서 근무교대를 해야할 초소가 3초소였기 때문에 2초소 근무자와 좀 더 있으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었지만 금새 또 김상병과 저는 2초소를 출발했습니다.

 

아시는 분도 모르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교차근무라고 해서 3초소를 가기전에 타 중대원이 근무를 서는 초소가 하나

 

있습니다. 저희 소대로 따지자면 5초소가 타 중대 섹터에 속해있는겁니다. 쉽데 말해서 그 초소에 있는 사람들은

 

그냥 아저씨입니다. 그냥 으레 안녕하세요~ 인사만 하고 지나가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죠.

 

그런데 그 초소에 가까이 가니 그 아저씨들이 갑자기 경례를 하는것입니다. 그러자 김상병이 웃으면서

 

"아저씨~ 우리 2중대예요"

 

라고 말했는데 그 아저씨들이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소대장님하고 같이 온거 아니예요? 우린 같이 오는 줄 알았는데요?"

 

"네?"

 

"아까부터 발자국 소리나서 야간감시경으로 계속 봤는데요. 4명이서 놀라오던데요? 소대장님은 후방도로로 나갔어요?"

 

내 생에 그토록 온 몸에 소름이 돋았던 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 아저씨들에 말해 의하면 아까부터

 

누군가가 제 뒤를 따라왔다는 말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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