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너였냐. 오랜만이야, 반가워! 건강하게 잘 지냈어?」
「응. 어쩌다보니 여기로 왔네. 이 가방 옮기는 것 좀 도와줄래?」
「오랜만에 만나자마자 갑자기 부탁부터 먼저냐. 와…… 이거 무거운 걸」
「여자에게는 좀 무거워. 부탁해!」
「이런건 남편한테 시켜. 근데 어디까지 가야해?」
「두개인데 괜찮아?」
「오랜만에 만난 소꿉 친구니까. 서비스 해주지.」
「헤헤. 고마워. 주차장까지만 옮겨주면 돼」
「차는 어디에 주차해놨어?」
「초등학교 뒤쪽이야」
「아~거기……. 옛날에 거기서 곧잘 놀곤 했었지∼ 차에다가 못된 장난 치면서 말이야」
「그립네. 지금은 내 차가 장난질을 당하는 쪽이지∼」
「뭐, 인과응보 겠지. 나도 조심해야 할까봐」
「그래~ 나쁜 짓을 저지르면 반드시 다음에 뭔가 돌아오는 법이지」
「그렇지. 근데 이 근처는 정말 익숙하네. 어쩐지 그리워」
「다시 돌아오면 좋은데 말이야」
「그건 좀 힘들어…… 여기야 여기. 어? 이 주차장이 이렇게 좁았었나?」
「우리가 어른이 되어 버렸으니까. 아무튼 고마워. 겨우 살았네.」
「그거 상당히 무거웠는데 너 괜찮아?」
「응. 그냥 버리러 가는 것 뿐이니까.」
「그럼 내가 도와 줄까? 어차피 지금은 시간도 있고.」
「됐어………… 공범이 되어 버려……」
「응? 방금 뭐라고 했어?」
「아, 아냐. 그냥 인과응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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