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요즘도 팍셔내님 글 보면서 그냥 관객으로서 모르는 척 묻어가고 아무 것도 쓸 생각이 없었는데 71번님이 주신다는 보너스 점수 떡밥에도 낚였고 팍셔내님 왕성한 활동에 감복한 바 있어서...
물론 눈팅으로 활동했던 건 제 자신이 팍셔내님처럼 후일담으로 어느 정도 정리하고 편집을 통해 완결된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이 될만한 일을 겪지 못한 때문도 있네요.
그냥 뭐 '봤다', 아니면 이런저런 이상한 일이 일어났는데 그걸로 끝이었다...그런 정도기 때문에 이야깃거리는 아니란거죠.
뭐 아무튼 귀, 기담에 관한 제 개인적인 소개를 드리자면...
신병이나 신기가 있는 것은 아닌데 그냥 일반적이고 평범한 사람들에 비하면 빈도도 꽤 높고 많이 느끼는 편입니다. 그냥 간뇌가 남들보다 더 발달해서 그러려니...하는거죠. 말하자면 동양적 한국적으로 무속인...그러니까 무당의 세계관으로 이런 괴이한 일들을 판단하지도 않지만 일반인들처럼 그런 건 없다, 하고 무시하고 넘기지도 않는 중간적 위치에 있죠. 그러다보니 제 개인적으로 이것을 해석하고 이해하는데 남들보다 조금 더 시간과 노력을 할애한 편이란 겁니다.
때문에 지금 제가 귀신의 존재라든지 아니면 초자연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는데 있어 '이건 처음 들어보는 얘기다'라고 반응하실 수도 있겠는데요. 그러나 저는 먼저 제창하고 여전히 주장하고들 있기 때문에 이것을 남들에게 강요하기 쉬운 특정 형태의 사람들보다 좀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려 노력한 바가 있다는 점 자신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그 사람들 말만으론 이해나 설명이 안되는 부분도 있고, 또 세계관이 아닌 단지 '~는 ~하다'라는 주장에 그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동양 철학, 동양적 세계관으로서 제 생각을 살펴보시면 좀 더 그럴듯한 부분이 나올거라는 얘기죠. 물론 완전히 논리적이거나 과학적인 것은 아닙니다. 증거를 갖추지 못한 것은 이런 이야기를 할 때 다들 마찬가지일 뿐더러 가장 설득력 있고 이해가 되기 쉬운 방향을 찾아 정립한 가설이기 때문이죠.
아무튼 부분별 사항들을 시작하기 전에 한가지 더 이야기를 해두자면...
요즘 들어 빙의나 귀신의 영향을 얘기하고 그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일이 많아졌죠. 방송도 케이블로 수개의 프로그램이 편성되어 있고 또 무속세계를 대하는 일반인들의 반응도요.
이에 대해 국내 무속인들이 말하는 방식으로는 년도별로 귀문이 가장 활발하게 작용해 귀신들에게 힘을 더해주는 시기가 근접하고 있다고들 합니다. 갑자년, 갑오년...하는 식으로 사주에서 셈하는 방식으로요.
다만 제가 생각하는 것으로는 이런 얘깁니다. 고전설화, 구전문화를 전공으로 공부한 때문인지 이런 부분에는 빠싹한데, 동서고금을 따로 할 것 없이 나라에 바르고 그름을 말할 수가 없이 혼란해지고 위정자들이 부패하여 나라의 기강과 도덕이 문란해지면 온갖 귀신과 요괴가 날뛰더라, 하고 예로부터 전해지는 문화 양식들에는 공통적인 사회상을 읽어낼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보통의 인간이 악귀 같은 짓을 행한 것이 구전되며 변화해 요괴나 귀신의 소행으로 탈바꿈해 민담화 된 것들이 많이 전해지죠.
그러나 요괴나 귀신의 존재에 대한 실체성 같은 것은 따로 논할 필요가 없이 이러한 혼란기에 사람들이 귀신의 존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 이에 주목한다는 것만은 사실이란 겁니다.
물론 이것을 동양 전통의 도교, 신학, 무속 등의 가치관으로 말하자면 사회가 어지럽고 사람들의 마음에 피폐함이 깃드니 요괴와 귀신들이 간여하여 영향을 주기가 쉽다고 얘기를 해온 것이지만, 문화는 문화일 뿐, 그리고 제가 아무리 귀신을 보고 이상한 일을 겪었어도 모든 것을 단정해서 설명드리지 않을 것이고 또 그럴 수도 없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얘기 드리는 겁니다.
자 그럼 시작해서...팍셔내님이 연재중인 타로 카드 시리즈도 있고 하니 점성술로서의 타로 카드에 대해 설명해 볼까요. 이건 뭐 제 개인적인 해석보다도 상식적인 이야기가 되니 저야 편하게 얘기 할 수 있겠네요.
1. 타로 카드
우리가 타로 카드를 생각할 때 보통 영화에서나 만화에 많이 나오듯이 메이져 카드만이 타로 카드의 전부라고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예를 들어 0. fool로부터 시작해 21. world까지로 이어지는 22장의 단어가 붙여진 카드 말이죠.
하지만 이외에도...팍셔내님이 말씀하셨듯이 타로 카드는 모두 78장입니다. 나머지 56장은 마이너 카드죠.
마이너 카드는 모두 네짝으로 이루어져 있고 펜타클, 완드, 소드, 컵이라는 네 종류로 분류가 되구요. 1에서부터 10까지의 숫자 카드에 잭, 킹, 퀸 하듯이 더 붙습니다.
포카 좀 했다고 하시는 분이면 감이 오시겠지만...포카 카드가 타로 카드의 마이너 카드에서 발전/변형이 된 겁니다.
포카의 클럽 클로버 스페이드 하트 하는 것들이 허영만 선생의 타짜 3, 4부에도 설명이 되어 있듯이 귀족, 성직자...같은 계급을 나타냈다고도 하고 뭐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습니다만 타로 카드에서 이를 설명하는 이론 중 현재까지도 가장 득세하고 있는 것은 원소 이론이죠. 이것을 우화해서 표현한 것이 현재 타로 마이너 카드의 펜타클 완드 소드 컵...이라는 겁니다.
트럼프가 그런 것처럼 그 원형인 타로 카드의 기원 역시 불분명합니다. 이것의 원형의 등장이 이미 기원전이라고 하고...물론 타로 카드를 중세 시기를 거치며 점성술로서 일궈내고 또한 가장 많이 사용한 것이 중동에서부터 시작한 떠돌이 집단 즉 집시들이라고는 하지만 이들 역시 타로 카드를 역사성으로 가장 바르게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는지 알 도리가 없었는지 규명을 못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타로 카드의 기원이 중동인지, 사실은 아시아인지, 또는 이집트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의 타로 카드가 집시들의 방랑에 의해 그림을 갖추어 유럽풍의 형태로 적응해 있다는 것 하나만이 분명하죠. 중동이라면 솔로몬이나 다윗에 의한 서양 점성술(이들은 야훼...지금의 기독교로 가장 큰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사실은 오망성, 즉 사술의 연구를 했었다고도 하죠. 또한 힌두교의 여신으로 화한 시바 여왕과의 만남도 기록으로 남아있습니다), 아시아라면 페르시아 밀교 혹은 인도, 무리하게 보면 중국...그리고 이집트의 세계관까지 얘기를 다 하자면 그 어느 것도 어느 만큼의 타로 카드 기원에 대한 설득력이 있고 다들 점성술이나 신비학에 관한 일가견이 있는 문명이었기 때문에 꼭 어느 쪽이다, 얘기하기는 머리가 아픕니다.
아무튼 기원설을 넘어가서...가장 궁금해하실 타로 카드로 점보기.
22장의 메이져 카드에 각각의 의미가 있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죠. 데스 카드를 예로 놓고 보자면 팍셔내님 글에서 우회적으로 언급이 됐듯이 꼭 죽음을 말하지는 않습니다. 실패, 연기, 짝사랑(혹은 외사랑, 또는 서로 사랑하고 있음에도...) 등의 한가지 카드에도 십수가지 키워드가 있고, 또 같은 카드가 역방향으로 떳을 때에도 그만큼의 수의 키워드를 다시 읽을 수 있다는 것도요.
여기에 마이너 카드를 포함한 총 78장의 타로 카드에 각각 이십여, 혹은 그를 망라하는 수의 키워드가 있고 또 역위치에 따라 곱절이 되면...거기다 배열과 방식조차 수십가지의 형식에 자신 스스로가 결정한 배열도 있으니. 어느 정도인지 대충 셈을 해보시면 아시겠죠? 타로 카드로 점을 어떻게 봐, 하는 의심이 조금은 풀리리라 봅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타로 카드 점을 보려면...이런 의미나 키워드에 연연하여 점을 보지 않습니다. 또 아예 역위치를 두지 않고 정방향으로만 덱을 읽기도 하죠(덱이란 카드 한 벌, 한 세트로서 또는 하나의 의식체로서 타로 카드를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타로가 아니라도 카드 셋트라면 덱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타로 카드에서 덱이라고 사용할 때에는 그 타로 카드를 사용하는 사용자와 그 카드 자체에 평범성을 뛰어 넘은 무언가가 있다, 하고 아마추어 이상으로서 존중하는 그런 의미도 있죠).
그럼 그러한 의미열이나 키워드도 없이 점을 어떻게 보느냐...하면 그림으로 봅니다.
그래서 그냥 기분탓이나 취향, 애착 때문이 아닌 여러 덱을 가지고서 타로 카드 점을 보는 의미가 있죠.
해서 타로 카드를 고를 때에는 자신의 기본 성격, 내면의 심리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덱들을 찾아 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메이져 카드만으로도 설명이 잘 되는데, 같은 lover, 즉 연인 카드라도 삼각 관계를 암시하는 그림, 삼각 관계라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암투의 그림, 두 사람만의 자연스런 연애라도 풋사랑, 혹은 아픈 사랑...등등의 표현식으로 다 다릅니다.
이걸 읽는 방식도 다르구요. 해서 타로 좀 한다 하면 여러 개의 덱을 스스로가 찾게 됩니다. 상황에 맞는 덱을 고르는 것부터가 사용자의 재량을 잘 나타내는거구요.
아무튼 카드의 그림을 읽어서 점을 치는데...그럼 만날 같은 그림이면 수십개의 의미를 가진 일반적 방식보다는 훨씬 제한된 수의 결과만 나올 것 아니냐? 생각하실텐데요.
세상에 잘된 예술 작품들은 볼 때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서로 다른 느낌을 줍니다. 미학적으로 표현하면 총체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고, 쉽게 얘기하면 진실성이라는 얘기죠.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전체 장면을 보든 전체 장면의 일부분을 보기 위해 다른 부분을 제한 소부분을 보아도 그것은 모두 현실적인, 진실성이 있다는 얘깁니다.
다시 말해서...점을 보고자 하는 그 상황에 맞는 덱을 고르고 어떤 한 카드에 대해 자신이 특히 눈길이 가는 부분이 있다면, 또 그것으로 그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해석이 나올 수가 있기에 이러한 방식이 성립한다는 얘깁니다.
이에 대한 제 해석은...이렇습니다.
사실 세상의 모든 사람은 모두가 미래학자입니다. 얼마나 많은 경험과 논리적인 판단을 갖추었는가, 또 결과에 대해 너무나도 방대한 수의 요인들을 얼마만큼 알고 있느냐에 따라 정확한 미래 예상을 할 수 있는가가 달려있죠.
그럼 왜 우리가 만날 실패만 하고 무속인이나마 찾아 점을 보느냐, 정치 예상이건 주식 예상이건 왜 이렇게 죽을 못 쓰느냐. 그건 일단 위에 말했던 것처럼 결과에 대해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너무나 많아 설령 그것을 모두 알아서 갖추었다 하더라도 신경을 쓸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된 분량이기 때문이고...둘째로는 사실 우리가 알 수 있는 요인들이란 우리에게 허용되어 풀려진 영역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주식 얘기하면 정말 얘기가 쉽게 되는데, 주식 시장에 엄청난 요인을 주는 정보...그러니까 최근 예를 들면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라거나, 모 회사의 비리/부정 문제라거나. 이런 것들이 언론을 통해 공식적인 발표가 있기 전에 대규모 투자자들은 어디서 들었는지 잘도 알고 빠져나가죠. 일반인들에게 주어지는 요인들이란 고작 그런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란걸 짐작하실 수가 있겠죠?
아무튼 이게 중요한게 아니고...
상대가 연애 점을 요구한다...아니면 어떤 가까운 미래를 알려주길 요구한다. 그러면 그 상대가 접하고 있는 모든 요인들은 모른다 할지라도 상대와 상대 심리만을 우리가 직접적으로 겪고서 우리 무의식은 어느 정도 판단할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세상 모든 것들은 판화의 음과 양이랑 같아서...상대 밖의 모든 것은 몰라도 상대의 모습을 봄으로써 상대를 찍어낸 음각과 양각을 판단할 수가 있는거죠. 해서, 예를 들면 상대의 반응이 자신감이 없다, 또 여전히 쑥맥인 반응이다...이렇다할 사건 없이 오로지 상대의 기대만에 속한다. 이런 정보를 우리가 무의식 중에 읽어내면 셔플(카드를 골고루 섞는 행위) 후에 뽑아내는 카드를 보고 그를 통해 자기 자신의 무의식 중의 생각을 읽어내고 정립해서 상대에게 말해줄 수 있는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물론 이조차 뽑아지는 카드의 그 무작위성, 그리고 카드를 해석하는 사용자의 재량에 가장 크게 달린 일이기에 점성술이 아니라 할 수는 없는거지만요.
아무튼 이러한 자기 문답식의 성격 때문에 타로 카드가 산 속에 홀로 외롭게 지내는 목동과 산지기들의 좋은 친구로서도 그 아류를 이루지 않았는가 생각해봅니다.
노파심 때문에 한가지 덧붙이자면...위에서 표현했듯이 타로 카드가 하나의 의식체가 되는 것을 지적하는 사용자들이 많고, 또한 팍셔내님의 얘기를 통해 귀가 엿드는 것을 통해 보셨다시피...그러한 괴이한 일들이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물론 저는 타로 카드에 무속인들의 세계관처럼 신이 내린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우리의 반면 의식체로서 기능하고 그 의식이 깃드는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서의 그림들이기 때문에 흥미 본위만 가지고 타로 카드를 구입하셔서 보관하신다든지, 장난스럽게 가지고 논다든지 아니면 그런 사람들에게 너무 손 쉽게 카드를 맡겨서 상하게 한다든지 하는 일은 없으셔야 할 겁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타로 덱을 몇가지 갖추고 있지만...정말 제 성격 따라 가져온 녀석들이라 왠지 제 성격에, 또 그래서 제 인생에 변화를 주는 듯한 느낌도 가끔씩은 듭니다. 타로 덱이 전체적으로 어느 한가지의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에 상심, 고독과 같은 형태의 카드라면 또 그것을 선택할만한 이유가 있었을 뿐더러 그에 너무 사로잡혀 그러한 인생을 살기 더욱 쉽게 될 수도 있고...이러한 이유로 기괴함, 요사함을 갖춘 타로에 너무 빠지면 좋지 않다고들 말들 하지요.
간단하게 제가 아는 타로 상식과 제 해석 이야기 했고...
다음 번에는 귀신을 보면 꼭 공포를 느끼는가? 이 이야길 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