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학교와 제가 사는 자취방 사이에 언덕이 하나 있어요.
요 언덕만 넘으면 제가 수업 받는 건물에 5분이면 출 to the 근
근데 문제는 이 언덕 주변이 완전 산이라서 밤 되면 제법 분위기가 나는 곳이에요.
로맨스가 아니라 호러틱하게;; 사실 여기 음기가 세다고 학교에서도 은근 소문난 곳이긴 해요.
뭐, 그랬거나 말았거나 학교에서 워낙 가까우니까 자주자주 애용하는데 어느날 선배랑 술마시다가
우연히 그 언덕 이야기가 나왔어요.
학과가 산하고 관련되다보니 그 선배도 산타는 걸 즐기고 또 학교가 산에 둘러쌓여 있어서 선배는
완전 놀이터마냥 그 산을 타고 돌아다니는데 어느날 자기가 산에서 강아지 한 마리를 구했대요.
그, 다 아시죠? 복날에 잡을려고 산에 매달아놓은....... 그 개는 당연히 자기 구해준 사람한테 붙어서는
학교 건물 강의실에까지 쫄랑쫄랑 따라다닐 정도로 완전 그 선배를 따랐는데, 어느날 선배가 늦게까지
학교에 있다가 집에 가려고 건물 입구를 나섰죠. 그 개랑 같이. 근데 그 문제의 언덕에 딱 도착하자마자
그 개가 갑자기 혼비백산하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는 도망치더래요.
술 먹으면서 그런 이야기하니까 마냥 우스웠죠.
그러다 저도 학교에 늦게까지 있다가 집에 가려고 했는데, 제가 겁이 좀 많아서 위험한 일은 절대 안 하는
타입인지라 밤 되면 정문을 통과해서 15분 정도 빙 둘러서 자취방으로 가는데 그 날은 유독 귀찮아서 그 언덕을
통과해서 가기로 했어요. 속으로 아, ㅅㅂ 존내 무섭다. 하면서도 그냥 묵묵히 갔는데........
문제는 언덕 위가 아니라 자취방 입구에 도착해서 였어요. 자취방 주인집에서 개를 한 마리 키우는데 이 개가
제가 먹이 몇 번 주다보니 친해져서 평소엔 저보고 절대 안 짖거든요. 근데 언덕을 통과해 온 그날만은 유독
절 보고 사납게 짖어대더군요...... 그 날 잠자리도 뭔가 뒤숭숭하고 찝찝하고.........
그 후로도 몇 번 정도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전 다시는 밤에 그 언덕을 안 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