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에서 발생한 사건(3)

무한한창의성 작성일 10.05.31 23: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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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저녁 점호 시간이 되었습니다.

 

 

내무실별로 점호를 취하고, 그 대대는 내무실이 총 4개 였는데, 그 이병이 있는 내무실은 마지막 내무실이었지요.

 

 

2번째 내무실 점호를 받고 있었는데, 4번째 내무실 분대장이 갑자기 뛰어왔습니다.

 

 

후임녀석이 뛰어가보니 그 이병이 눈이 하얗게 뒤집어져선 반쯤 넘어가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애기 목소리를 내면서 혼자서 주절주절 거리고 있었답니다.

 

 

후임녀석한테 막 실실 웃으면서 쳐다보고 있더랍니다.

 

 

사실 말이 '실실'이지 꽤나 천진난만하게 보며 웃고 있었다고 하던데,

 

 

다큰 어른이 눈은 하얗게 뒤집어져서 천진난만 하게 웃고 있으면 그것보다 오싹한게 없지요.

 

 

제 후임 그당시 아직 소위였답니다. 이놈이 엄청 당황한거죠ㅋ

 

 

 


그 시간 전 연대 상황실에서 TV보고 있었지요. 뉴스 다보고 뭐 재미난거 없나 채널 돌리고 있었죠.

 

 

점호 끝나면 사단에 보고 하고 뒷쪽 사무실 가서 뽀글이나 해먹으려는 찰나에, 전화벨이 울린겁니다.

 

 

 

 


'따르르릉'

 

 

'연대작전실 000입니다'

 

 

 

 

그녀석이었습니다. 자초지종을 듣고 우리 당직사령님 뛰어가십니다.

 

 

전 완전 궁금했지만 상황실을 지켜야 되는지라 눈물을 머금고 있었습니다...


 

 

 

전해들은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사령님 갈때까지도 제정신으로 못 돌아오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앞에 사령님이 서 계셨는데(참고로 대위) 계속 반말로 이야기를 하더랩니다.

 

 

그런데 무슨 숫자를 주절 주절 읊고 있었답니다.

 

 

옆에 병장이 그 숫자 옮겨 적어놨지요.

 

 

그리고 얼마 안있어 애가 풀썩 쓰러지면서 거의 기절하다시피 했는데, 흔들어 깨우자 부시시 일어났다고 하네요.

 

 

물어보니 한번씩 그렇게 신이 들리는데, 자기도 제어가 안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神이 애기신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자기가 신이 들리는 그 순간은 느낌이 오고, 들리고 나서도 대충은 느낌으로 기억이 나지만

 

 

자기가 했던 말은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고 하네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가 막 신이 한창 들어올 첫 시기인듯 했습니다.

 

 

그래서 알아도 제어못하고, 오면 오는대로 받고, 나가면 나가는대로 털리고 이런식이었던거죠.

 

 

어찌됐건 그 날 점호는 그 사건으로 인해서 유야무야 후딱 치우고 바로 취침점호로 넘어갔습니다.

 

 

 

 

그 일이 있고나서부터 그 대대 대대장님은 그 이병의 의과사전역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연대내에서 혹시나 그런 사건이 또 발생했을시 증거자료로 쓰기 위해 캠코더를 갖다 놨습니다.


 

그리고 몇일 후에 또 사건이 터졌습니다.

 

 

그날도 점호때 터졌는데, 왜 자꾸 점호때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긴장하거나 조용하면 신이 들리는것 같습니다.

 

 

저도 그 부분은 정확히 모르겠네요.

 

 

 

 

이날 전 그때까지 남아서 잔업을 하고 있었지요.

 

 

저희 과장님과 함께...

 

 

여담이지만 정말이지 그 생활 끔찍했습니다. 근 2년간을 거의 매일 자정까지 야근했습니다.

 

 

작전과 업무란게 좀 그렇지요...

 

 

 

어찌됐건 그날 역시도 야근 하고 있었는데 그 대대에서 또 한번 사건이 터졌죠.

 

 

한번 있었던 일이라 이번에는 좀 차분하게 진행이 됐습니다.

 

 

전 일하다가 그 대대로 놀러갔죠. 저희 과장님도 같이 가셨습니다.

 

 

가 보니 당직사관이 이미 캠코더로 찍고 있었고, 이병은 저번과 똑같이 눈이 하얗게 뒤집어진채 있더군요.

 

 


이번에도 뭔가 중얼중얼대고 있더군요.

 

 

저희 과장님이 가까이 가셔서 옆에서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과장님이 가까이 다가가시자 그 이병 과장님을 보며 천진난만하게 바라보며 그러더군요.

 

 

뭐 사실 그게 천진난만한지는 모르겠어요. 사실은 무섭죠...


 

 

 

"우와, 이제 높은자리도 올라가겠는데, 애들이 없네" 

 

 

"애들이 아파 아파"


 

 

사실 우리과장님 그 다음년도에 진급하셨습니다. 거의 대부분 진급하기 힘들거라 했는데, 결국 진급하셨죠.

 

 

그리고 아이가 둘 있는데, 좀 몸이 안좋습니다. 태어날때부터 좀 안 좋게 태어난거지요.

 

 

그 부분에 대해선 자세히 언급 안하겠습니다.

 


뭐 진급 이야기야 그 당시 미래의 일이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아이들 얘기를 맞추는거 보니까 옆에서 보다가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리곤 저보고는 "돈이 왕창 새겠네...ㅎㅎ"

 

 

이러는겁니다. 아 소름 돋으면서 왠지 기분 안좋은 한마디...

 

 

그러더니 또 풀석 주저앉았다가 깨어났죠.


 

 

 

 

나중에 들어보니 동자신이 들릴때마다 사람들 과거와 미래를 이야기 하는거였습니다.

 

 

그 처음에 말한 숫자도 나중에 보니 신병 들어올 월과 명수였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게 하도 잘 맞으니까 간부들 한번씩 봐달라고 갔다는데 신이 안들렸을땐 못맞추죠.ㅎㅎ

 

 

대신 깨어있을때도 귀신은 보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애들이 자꾸 이것저것 물어보니까 애가 점점 말수도 없어지고 적응을 못하는게 확연히 드러났죠.

 

 

그리고는 한달 후 의과사 전역을 하게 되는 중추적인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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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보니 사실인지는 모르겠다고 하시는분이 계시는데, 실화 맞구요.

 

 

쓰다보니 사실 실화라서 그렇게 임팩트가 없네요.

 

 

뭔가 큰 사건이 팍팍 터져줘야 재미있을텐데 사실 그렇게 큰 사건들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일 실제로 옆에서 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지요.

 

근데 사실 돌이켜 보니 그 아이 어찌보면 불쌍합니다. 사실 신 받는게 신체적으로 엄청난 고통이 수반된다고 하네요.

 

 

게다가 일반인들처럼 살 수 없고 남들과는 다른 삶을 타의적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는게 어찌보면 저주지요.

 

다음 편이 마지막 편인데 왠만하면 쭉 쓰고 싶은데 졸려죽겠습니다. 요새 운동을 좀 과하게 했더니 이 시간만 되면 슬슬 졸리네요.

 

그럼 뜨거운 밤 되세요^^
 

 

 

PS. 아 그리고 저 전역하고 주식하면서 돈 많이 뿔렸었는데, 한 순간에 휴지조각 되는 사건이 발생했답니다. 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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