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꾼 꿈을 저녁때까지 기억하고 있으니 보통 예사 꿈은 아닌 듯..
어제 10시 쯤에 짱공유 엽기사진, 웃게 한 번 더 쓰윽 보고 컴터 끄고
씻고, 복근 운동 좀 하다가......11시 안되서 잠이 들었네요.
저는 이상하게 꿈 잘 안 꾸는 편인데 꿈 한 번 꿧다하면
이틀 정도는 똑같은 내용의 꿈을 꾸는데...
여러 번 걸쳐서 꾸는 꿈들은 대부분 안 좋은 내용의 꿈입니다.
어제 꾸었던 꿈도 상당히 심오하고 가슴아픈 꿈입죠..
확실하게 기억나는 부분..그래봐야 영화로 치면 전반,중반, 다 짤라먹고 후반부..내용만
써볼게요.
제가 아는 형이랑 급하게 건물을 뛰쳐나옵니다. 이유도 기억안나고..그냥 뛰쳐나옵니다.
백화점같습니다. 형이 앞장서서 달립니다. 무언가에 홀린 듯,
불러도 대답안하고 무작정 뜁니다. 백화점 투명 문을 열고 나오니 다시 지상으로 통하는 계단이 보입니다.
형이 계단으로 뛰어올라가니 저도 그냥 꽁무니 좆아 뛰어갑니다.
계단 위쪽에서 4~5살 정도의 남자아이가 걸어내려옵니다. 그 발검음이 너무 조심스럽습니다.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너무나 조심스럽습니다. 그러나 표정은 즐겁습니다.
형은 여전히 급하게 뛰어 올라갑니다. 형이 남자 아이와 부딪혔습니다.
남자아이가 계단을 구르기 시작했니다. 머리가 먼저 계단 바닥에 부딪히고.. 목뼈가 부딪히고..
팔..다리....다시 머리....그런데..비명소리 하나 들리지 않습니다.
저는 형을 크게 불렀습니다. 그러나....형은 뒤도 안 돌아보고 여전히 달립니다. 무엇이 그를 그토록
달리게 만들었는지..이유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저는 불안한 마음에 형을 따라 달리면서도
남자아이 쪽을 다시 쳐다봅니다.
남자아이는 계단 중간 층계서부터 바닥까지 굴렀습니다. 여전히 비명소리,울음소리는 들리지않습니다.
남자아이가 드디어 바닥에 다다랐을 때에는 그 아이는 서있지 못했습니다. 팔다리가 비정상적으로
꺾여있었습니다. 꺾여 있는 것은 팔다리 뿐만 아니었습니다. 머리는 푹 숙인채 허리도 반 정도
접힌 채 그렇게 기이한,괴기한..모습으로 앉아있었습니다.
형과 제가 계단을 다 오르고 지상에 올라왔을 때, 제 눈 앞에 보인 것은........아주머니였습니다.
젊디 젊은 아주머니였습니다. 분명 아이의 엄마였습니다. 저는 더 이상 형의 뒤를 쫒아 달릴 수 없었습니다.
그 아주머니의 눈을 보고서는 제 발은 그 자리에 멈추어버렸습니다. 심장소리가 들립니다. 크게 들립니다.
절대로 지금까지 달려서, 숨차오르는 게 아닙니다. 두려움입니다.
제 눈 앞에는 아주머니의 품에 아이가 안겨있었습니다. 저를 쳐다보는 아주머니의 눈에는...
분노도, 슬픔도....없었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초점없는 눈이 더 무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