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보다 무서운건 사람이고, 사람은 사랑때문에 무서워지나봐요.

KIN시 작성일 11.07.25 22: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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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얘기하지만 제 이야기는 귀신이나 괴기한 사건이 아닌

그냥 사람과 사람사이에 일어난 어떠한 사건을 토대로 작성한 글 입니다.

 

때는 2007년 겨울이었습니다.

저는 자격증 시험 준비로 도서관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위해 다들 열심히더군요.

사실 저는 공부와는 거리가 먼 편인데, 그래도 먹고 살려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꾸준히 도서관에 출근해 공부하다 보니 매일 보는 사람들과 안면이 좀 생겼고,

그러던 와중에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형님을 한 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형님은 중학교도 제대로 안나와 개처럼 살다가 마음을 잡고 몇 년 전 검정고시를 보고 지금은 경찰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저보다 3살 위의 형님이었고, 공부나 인생적으로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이 들어

저는 곧 잘 그 형님을 따랐습니다.

.

그러던 중 도서관에서 또 다른 누나 한사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누나는 그냥 평범한 대학 다니다 휴학하고 9급 공무원 준비중이라고 했습니다.

붙임성도 좋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라서 금새 친해지더군요.

우리는 매일 셋이 같이 밥 먹고 집에 갈 때도 거의 같이 갔습니다.

주말에는 술도 한 잔 하며 서로의 애환을 털어 놓기도 했었지요.

저는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이지만, 이 두 사람이 무척 소중하게 느껴졌고, 나중에 다들 성공해서

이렇게 계속 만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봄이 오고 2월이 되었습니다.

형님은 곧 있을 시험 준비때문인지 도서관에 모습이 보이지 않더군요.

그 때 저도 조금 나태해지면서 도서관을 잘 안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날씨가 무척 추워 집에서 귤이나 까먹고 있는데, 미영(9급준비)

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요즘 형진(경찰공무원) 오빠하고 연락 돼??]


저는 연락은 안되지만

워낙에 열심히인 사람이고 시험이 얼마 안남아 잠수타고 고시원에서 공부하고 있을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구나..알았어. 근데 넌 요즘 왜 안나와? 게을러 터져가지고~]


[그냥 춥고..날씨 풀리면 갈라고]


[근데 오빠 연락되면 나한테 말 좀 해줘. 전할 말 있는데 통 연락이 안되네.]


저는 알았다고 답하고 끊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형진이형 시험이 끝났고, 저는 그 때서야 다시 연락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연락이 되질 않았습니다.


<시험 잘 못 봤나...>


하던 찰나에 미영이 누나에게 연락이 왔고, 저는 여전히 연락이 안 된다고 말 했습니다.

그렇게 몇 일이 지나가고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핸드폰이 꺼져 있더군요.

진동으로 해 놓고 잠들었는데, 켜보니 그 때부터 폭풍 문자와 폭풍 콜키퍼가 오더군요.

다 미영이 누나.

문자 내용은 대충

형진이형 고시원이 어디냐/ 다른 연락할 방법 없냐/ 그 형 가족은 어디사냐/ 그 형 여친전화번호가 뭐냐..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저는 그 누나에게 전화해서 자초지정을 물었어요. 하지만 대답을 안해요.

만나서 얘기하자 그래도 싫다더군요. 그냥 다짜고짜 자기가 묻는 말에만 대답하래요.

저는 정말 아는게 없어서 모른다고 답하고 대화를 끝냈습니다.

전 눈치 챘죠. 남녀사이 이런 상황이면 다른 이유는 없다고.

하지만 형진이형은 5년 만난. 결혼까지 약속한 여자친구가 있었어요.

물론 지금 그 여자는 지방 학교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있어서

저는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었어요.

미영이 누나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

그리고 얼마 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형진이 형이었어요.

저는 화부터 났지만, 일단은 참고 만나자고 했어요. 그렇게 저는 그 형님을 3달만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만나자마자 시험결과부터 물어봤어요. 1차 합격했데요. 축하한다고 말 전할 사이도 없이,

또 다시 물었어요. 미영이 누나하고 무슨 일 있었냐고.

처음에는 말문을 못 열더니, 소주 몇 잔 더 하더니 얘기하더군요.

둘이 집에가는 길이 비슷해 매일 같이 가다 보니 대화도 많이 하게 되고, 둘이 술 한 잔 하게 됐고.

그러다 몇 번 같이 잤다고. 근데 그게 아이가 생겨버렸다고.

그래서 형은 고민하다가 솔직하게 털어놨데요. 지금 아이를 낳는다 한들 아무런 답이 없다고.

서로에게 피해주는 일 밖에 되지 않는다고. 그러니 지우자고.

하지만 미영이 누나는 형을 생각보다 많이 사랑하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곧 죽어도 낳아서 키우자고, 피해가지 않게 하겠다고

그렇게 둘은 의견이 맞질 않았고, 곧 있을 시험때문에 스트레스 받던 형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해버리고

잠수를 타 버렸답니다.

.

사건은 그 때부터 시작 됐데요.

미영이 누나는 연락이 되질 않는 형 때문에 점점 초조해져갔고, 그럴수록 배는 불러왔겠죠.

그 와중에 형진이 형은 시험을 합격하고, 죄책감에 누나에게 다시 연락했었지만,

그 때 미영이 누나는 병적으로 형에게 집착했데요. 자신의 말을 듣지도 않고

아이 이름을 지어놨다. 같이 살 집도 마련해 놨다. 그러니 빨리 돌아오라고. 사랑한다고. 다 용서한다고..

이런 모습에 소름이 끼친 형은 연락처를 바꾸고

지방에 있는 여자친구에게 내려갔데요. 그 여자친구는 형의 이러한 사건은 하나도 모른채 형을 반겼겠죠.


나중에 형을 통해 안 사실이지만 미영이 누나는 복학을 핑계로 자취방을 구해 집에서 나와 살았다더군요.

누나가 말한 그 집이라는게 자취방을 말한거였죠. 덕분에 부모님에게는 걸리지 않았나봐요.

그렇게 병적으로 사랑할거  왜 부모님에게 말하지 않았는지..이해가 되질 않지만..


그렇게 형은 그 해 여름 2차 시험도 합격을 했고 그렇게 원하던 경찰복을 입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작년인 2010년 여자친구와 결혼도 하게 되었지요.

인생의 행복한 순간들이 계속해서 펼쳐져 갔어요.

미영이누나 일들은 완전히 잊었는지 결혼식장에서 형의 표정은 정말 행복해 보이더군요.


결혼식에 초대받은 전

전 많은 하객들 사이에서 낮익은 얼굴을 봤어요.

미영이 누나였어요.

누나가 어떻게 여길 왔는지 전 모릅니다.

제 추측컨데 누나는 숨어서 형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나봐요..

아무튼 지난 2년동안 무슨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누나는 얼굴이 많이 상해있었어요.


누나는 절 발견하고는 제 곁으로 왔어요.

제가 잘못한건 하나도 없는데 온몸이 경직되더라구요.

하지만 누나는 날 무척 반갑게 반겨줬어요.

환하게 웃으면서 잘지냈냐고..

누나의 밝은 얼굴을 보고나니 그제서야 긴장이 조금 풀리더군요..


그리고 사진촬영시간이 됐는데...

누나는 형 부부하고 단체 사진도 같이 찍었어요.

많은 친구들 사이에 껴서..

하지만 형은 몰랐어요.

나중에 사진을 통해 할게 되겠죠..


난 이걸 얘기해야되나 말어야 하나 고민했지만, 결혼식장 분위기를 깰 수가 없어서 함구했습니다.


그러던 중 미영이 누나가 제 곁으로 다시 왔고, 누나는 밝게 웃으면서 말했어요.


[형진이가 아빠를 많이 닮았네~]


누나는 결국 아이를 낳았고..그 아이 이름도 형진이라고 지었네요..

그리고 아내와 키스하는 형을 보며 말하더군요.


[난 오빠가 최고로 행복한 순간에 오빠 앞에 나타날 생각이야. 근데 지금은 아직 아닌거 같아.

저 여자 임신하면..그때? 흐흐]


전 이런 누나가 무서웠지만

이 사실을 아직까지 형에게 말 하지 않았어요.

누나가 너무 불쌍했거든요.

그리고 둘 사이에 더 이상 있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몇 달 전에 한 메신져를 통해

형의 2세가 곧 생길거라는 소식을 접했어요.

부인의 만삭의 배에 귀를 대고 있는 형의 사진은

정말 무척 행복해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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