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소름돋는 경험
방금 전 일이다
공부하다 바람도 쐴 겸 편의점에 가서 콜라 한 병을 샀다
홀짝 홀짝 마시며 산책을 하던 중
아파트 옆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 난간에 앉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날씨 참 을씨년스럽다'
'후배 녀석은 우리집 옆 보충대에서
긴 군생활중 하루를 보내고 있겠지..토나와'
'내일 출근하기 싫다...'
'집에가서 똥싸야지...'
그러면서 콜라를 한 모금 마시려고 고개를 드는 순간
앞 동 옥상에 무언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
처음에는 환풍기 팬인가 했지만
자세히 보니..
사람이다.
저녁이라 아무리 어두워도 달빛에 비쳐진 그 것은 사람이었다.
아니 이 시간에 옥상에는 왜 올라갔지??
근데..옥상문은 잠겨있는데..??!!
몰래 숨어 그 사람을 계속 관찰했다
여자였다. 어두워 잘은 안 보였지만
젊어보이는 긴머리의 여자였다
머리를 휘날리며 옥상 모퉁이에 서있는 모습이
위태위태해 보인다
'오늘 바람도 많이 부는데
저러다 떨어지기라도 하면 어쩔라고...'
그때 갑자기 이 여자가 내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날 응시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ㄷㄷㄷㄷㄷㄷㄷㄷ 소름이 돋는다
이 여자는 내가 있는 쪽을 계속 쳐다본다....
한치의 미동도 없이...
ㅆㅂ 낌새가 이상해...
눈 앞에서 송장보기전에
신고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핸드폰을 꺼낼까 말까하던 찰나
그 여자는 몸을 휙돌려 옥상 모퉁이에서 내려왔다
난 갑자기 이 정신나간 여자가 어디사는지 궁굼해져
그 아파트 통로를 쳐다봤다
'자동센서라서 내려가면 몇 층 까지 내려가는지 알 수 있겠지'
하는 생각에 통로를 쳐다봤다
5층 통로 불이 켜진다
그러더니 5층 복도 창문에서 날 또 쳐다본다
복도 불이 켜져서 아까보다 잘 볼 수 있었는데
나와 눈이 마주친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여자 날 매섭게 노려본다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그러더니 사라졌다.
휴......미친 녀...............하려던 찰나!!
쿵쿵쿵쿵쿵!!!!!!!!!
4층....3층....통로의 불이 막 켜진다!!!!
히이~~~히히~~~~~~~~~~히~~~
괴음을 내며 이 여자 아파트 계단을 미친듯이 뛰어내려온다
2층....쿵쿵쿵쿵 으히히히히~~!!!!!
난.........달렸다....조낸 무서워서 달렸다.
뒤 쪽에서 그 괴음이 날 따라온다
냅다 집으로 텨 들어왔다!
할머니가 시끄럽다며 나에게 우라질 놈이라고 쿠사리를 주신다
할머니의 욕바가지가 이렇게 내 마음의 평온을 되찾게 해 줄 줄이야...
갑자기 책상밑에서 기어나오던 귀신이 생각난다....
조낸 무섭다....
이 글을 쓰며, 마음의 안정을 되찾으며 그 여자의 정체에 대해 추론해 보았다.
추론1. 자살 하려다 나 때문에 못해서 야마 돈 여인네
추론2. 대가리 꽃 박은 년
추론3. 담배 한 대 피려고 옥상올라갔다 나를 발견하고 장난끼가 발동한
동네 백조
개인적으로 3번이었으면 좋겠다...
주공아파트 201동 ㅆㅂㄴ 너 얼굴봤어 기억할거야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