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저는 2002년에 육군에 입대를 해서, 2004년에 제대를 한,
지금은 뭐 예비군 8년차 끝물의, 군 시절 기억도 잘 안나는 뭐 그런 사람입니다.
밑에, 논산훈련소 사고 이야기를 읽고 우연히 생각나는 사고사례가 있어서 글을 써봅니다.
제가 그 사고사례를 왜 기억하냐하면, 너무나 엽기적이기도 했을뿐더러, 해당부대 중대장이,
저희 연대 작전과장이었던가(?)로(계급은 소령) 있다가, 그 부대 중대장으로 부임해서 이제 진급의
탄탄대로만 달리면 된다고 했던 사람이었기에 기억이 생생하군요.
(그 부대는 아마 육본직할부대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자세한건 기억이 잘 안납니다만...)
사고 사례의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충성클럽을 관리하던 PX병 2인 중에, 선임이 후임을 매일 매일 괴롭히고 구타를 했습니다.
그날도 PX 마감을 늦게까지 하고 있는데, 그 선임이 후임을 괴롭히고 구타를 했나봅니다.
그때 정말 눈이 돌아간 후임이... 들고 있던 가위로 선임을 찌르고, 정신을 잃고 있던 선임의
머릿가죽을 벗기고 난자를 해놓은 사건이었죠. 제 기억으론 눈도 가위로 찔렀다고 본 것 같은데...
때마침 들렀던 PX관리인(상사 계급쯤 되는)이 현장을 발견하였고...
그 선임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사실 그때는, 그 작전장교를 개인적으로도 알았던터라, 아 그 작전장교 군생활 끝났네 뭐 이런 느낌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아 징그럽네. 뭐 이런 감정뿐이었던 듯 합니다.
그땐 저도 어렸고, 또 분대장이라 괴롭힘을 당했던 입장은 아니었으니 그런 감정이 들었던가 싶습니다.
사람의 머릿가죽을 벗긴다는건, 사실 엄청나게 힘든 일이죠. 그리고 피도 엄청나게 나구요.
눈을 찌르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아무리 실신을 했다곤 하나, 머릿가죽을 벗긴다면...
이제 나이가 들고 보니, 아 징그러워- 이런 느낌보다는,
얼마나 사람을 괴롭혔으면, 얼마나 미치도록 괴롭힘을 당했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요.
그런 일을 벌일때까지 그동안 얼마나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을까요.
그 후임에게는, 그 선임이 죽여야 할 악마가 아니었을까요.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미치고 자신이 죽게되는 그런 상황으로, 정신이 인식하지는 안았을까요.
문득 생각난 씁쓸한 사고사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