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엘리베이터

쭈구렁탱이 작성일 12.03.19 11: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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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마지막 날.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마시다 보니 어느새 술집이 문 닫을 시간, 모처럼 만난게 아쉬워서 근처에 사는 친구집에 가서 한 잔 더 하기로 했다. 
도중에 편의점에 들려서 술을 더 사고 녀석의 아파트에 도착했다. 
"미안, 엘리베이터 고장이래" "진짜? 몇 층인데?" "7층!" 
투덜투덜 불평하며 7층에 겨우 도착하여 2차를 시작했다. 기세 좋게 친구네 온 것은 좋았지만 밤새 마시다 보니 친구들은 서서히 잠들기 시작했다. 나도 담배나 하나 피우고 자야겠다 싶었는데 담배가 없다. 남은 친구에게 담배사러 간다고 하고 방을 나섰다. 
술에 취해서 인가. 무의식 적으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고 있었다. 도중에야 고장났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움직이고 있어서 그대로 탔다. 아무 문제 없이 내려가다가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휴대폰으로 전화하려 했지만 방에 두고 온 것 같다. 인터폰을 들었지만 응답이 없다. 
역시 고장났던 건가. 포기하고 내 힘으로 탈출해야겠다. 온 힘을 다해 문을 열어보았지만 열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위로 나갈 수 있을까. 천장을 쳐다보니 위로 나갈 수 있는 조그마한 탈출구가 보인다. 문제는 손이 닿지 않는다는 점. 열릴지도 의문이다. 
낑낑대며 탈출구를 열어보려고 하는데 갑자기 탈출구가 반 쯤 열렸다. 위를 쳐다보니 남자가 틈새로 팔을 뻗고 있는게 보였다. 
구조대원이 온 것 같아 기뻣지만 남자의 얼굴을 본 순간 뒤로 주춤했다. 남자의 얼굴은 온 통 피투성이로 머리 한 쪽은 어딘가에 크게 부딪힌 것 처럼 함몰되어 있었다. 
분명 산 사람이 아니다. 

남자는 낮은 신음소리를 내면서 필사적으로 날 잡으려 팔을 휘저었다. 탈출구를 닫고 싶었지만 무서워서 다가갈 수가 없었다. 낑낑거리며 겨우 탈출구를 밀어 남자를 밀어냈다. 
쾅! 쾅! 
남자가 탈출구를 열어 달라며 위에서 두드려 댔다. 도망칠 장소가 없어서 구석에서 웅크리고 앉아 덜덜 떨며 울고 있었다. 
갑자기 인터폰에서 소리가 났다. 
"**서비스 입니다. 괜찮으십니까?" 
살았다! 간신히 일어나서 대답했다. 
"갇혔습니다! 빨리 도와ㅈ........." 
밖의 남자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점점 심해진다. 
"빠, 빨리 도와주세요!" "침착하세요. 안의 상황은 모니터로 보고 있습니다. 되도록 빨리 가고 있습니다." 
휴, 살았다. 하지만 빨리 오지 않으면 남자가 안으로 들어올지 모른다. 점점 두들기는 소리가 커진다. 
"지금, 엘리베이터 안에 두명이죠?" "네?" 
발 밑을 보니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이 한 명이 발로 엘리베이터를 쿵쿵 차고 있었다. 
쾅! 쾅!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눈 앞에 작업복입은 남자들이 내 얼굴을 보며 괜찮냐고 말하고 있었다. 
이윽고 엘리베서터 안에서 구출되었고 복도에 잠시 누웠다. 친구들이 날 걱정스럽게 쳐다 본다. 
"..........살았다." "괜찮아?" 
"응.. 그보다 꼬마애는 어떻게 되었어?" "꼬마애라니?" 
"아, 엘리베이터 탔을 때 혼자 였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초등학생 같은 꼬마애가 있었어." "초등학생? 아닌데..... 이야기 들어 보니까 CCTV에는 너랑 어떤 아줌마랑 둘이 갖혀 있었다는데? 그런데 들어가 보니까 아줌마는 없어졌다고...." 
곧바로 일어나 CCTV를 확인해 보았다. 모니터에는 인터폰을 향하여 말하는 나와 내 뒤에 긴 머리의 여자가 서있었다. 발 밑은 사각지대라 모니터엔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엘리베이터는 고장이 아니었다고 한다. 다만 친구가 이사할 적에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잘 나니 타지 말라는 것. 뜬 소문에는 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사고로 한 가족이 죽었다고 한다. 
아버지, 어머니, 어린 자녀 이렇게 셋. 
그 후, 엘리베이터에 나타난다는 이상한 소문이 떠 돌았고, 되도록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도록 한다고..... 
---------------------------------------------------------------------------------------------------- 출처 무서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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